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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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을 검열하는 것이 눈대중의 일이라면, 내가 적은 글들을 누군가에게 내보이는 것은 부검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말하는 게 가장 어렵지만 말을 가장 사랑하는 문상훈의 말들 이 책의 저자 문상훈은 어느 순간, “지나가며 안부로 물을 만한 말들도 너무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살면서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듣다 보니 “말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말은 양날의 검과 같다. 쉽게 전할 수 있어서 편리한 만큼, 쉽게 내뱉어 오해를 낳는다. 모두에게 한 번쯤 말을 오해하거나 말로 오해받은 경험이 있지 않은가? 어릴 적부터 문학을 사랑하던 그는 심지어 “어떤 종류의 글도 강박적으로” 피하기에 이른다. 글은 말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다시 글을 마주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 데에는 어떤 동기가 있었을까. 그럼에도 그는 글을 너무 사랑했고, 글을 멀리하자 마음에 “어떤 풀도” 자라지 않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것을 계기로 약 2년간 치열하게 글을 붙잡았고, 이 책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이 탄생했다. 저자는 책을 완성함과 동시에 깨닫는다. 자기가 한 말을 가장 오해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었음을. 그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더는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진정한 ‘나’를 마주하고 나니,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용기가 생긴 것이다. “벌레 먹거나 무른 것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내 흙이 묻은 거라 씻지도 않고 내놓습니다.” 누군가의 거칠지만 솔직담백한 글은 또 다른 거울 되기도 한다 저자 문상훈에게는 “웃음은 낮에, 유행은 밤에” 배우던 시절이 있었다. 부모님의 잔소리를 피해 가며 습득한 그 시절의 것들이 현재 <빠더너스>를 통해 빛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흔히 보는 그 영상 속 문상훈은 언제나 웃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의 웃음 뒤에 있는 또 다른 표정을 들여다보게 한다. 본인의 말을 끊임없이 검열하는 긴장된 표정부터 언제나 소년이고 싶은 푸릇한 표정, 존경하는 것 앞에서 한없이 붉어지는 표정까지. 묘한 것은 책 속에서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를 보고 있자면, 이상하게 ‘나’ 자신의 표정도 궁금해진다. 책 속에 문상훈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의 표정을 살피는 일일지도 모른다. 슬플 때는, 기쁠 때는, 외로울 때는, 처연할 때는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가 밤새 달이고 달여낸 생각의 문장들이 꼭 우리와 닮아있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는 그 감상에 그치지 않고, 요목조목 어떻게 닮아있는지 따져보기 위해 자기 자신도 들여다보게 된다. 분명 우리가 본 것은 거울이 아니라 책이고 문상훈의 얼굴인데, 책을 덮고 나면 ‘나’의 얼굴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다. 그렇게 우리는 타인을 통해 자신을 보고, 보다 진정한 ‘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