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랑과 떠남의 굴레 속에서 혼란스러운 20대를 마치며
안시내 작가가 길어 올린 아리고, 슬프고, 애틋하고, 유쾌한 일상의 조각들
여행작가 안시내가 신작 에세이를 들고 독자들 곁으로 다시 찾아왔다. 이제 갓 서른이 된 작가는 이십 대에 겪은 여행과 사랑, 그리고 떠남에 관한 이야기를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에 담았다. 독자는 혹 궁금해할지도 모른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 작가는 그 답을 때로는 인도에서, 때로는 히피들의 축제에서, 때로는 일상에서 찾는다. 매번 답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이 너무도 진지해서 아리고, 슬프고, 애틋하고, 유쾌하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글에 진심과 다정함이 담겨서, 어린아이 같은 무구함이 담겨서, 페이지마다 마음을 꼭꼭꼭 붙잡아주는 사랑이 묻어 있어서, 책의 어디를 펼쳐 들든 깊이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진심이 담긴 글은 힘이 세므로.
어디서든 사람을 발견하고 그 안의 온기를 찾아내는 일, 그 따듯하고 그윽한 목소리
꼭꼭꼭 마음을 잡아주는 문장들, 진심이 담긴 글은 힘이 세다
작가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에 진심이다. 이성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대상에서 사랑을 찾는 일에 진심이다. 특히 엄마와의 관계는 진심을 넘어서서 애틋하기까지 하다. 모녀간의 애증이 안타까움에서 안쓰러움으로, 사랑으로 승화되는 것을 지켜보며 누군가는 서먹해진 엄마나 아빠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작가의 눈길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순간을 세심하게 살피고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젊음과 늙음에 대해 사유하고, 외로움과 고독을 들여다보며 삶과 죽음을 통찰한다. 어릴 적 흙냄새 나는 무릎을 빌려 눕곤 했던 외숙모와의 추억(「엄마와 외숙모」), 옥탑방 시절 아래층 주인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주인집 할아버지」, 「외로와서, 외로와서, 내가 외로와서」), 동네 목욕탕에서 만난 할머니들의 쪼글한 살갗을 이야기할 때(「껍데기들에 관하여」), 그것은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님을 눈 밝은 독자는 알게 될 것이다.(‘노인의 생기 없이 부드러운 손가락들이 살갗에 닿자, 노인은 다시 노인이 된다. 나는 이번에는 나이 든 손에 내 몸을 바친다. 노인은 내 젊음을 자꾸만 만진다.’)
류승룡(배우), 박민우(작가), 김동식(소설가), 정혜윤(작가)이 반한 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동시에 담은 따듯하고 그윽한 성장기’(류승룡 배우), ‘모든 게 진심이라 어쩐지 아슬아슬한, 한없이 가벼운 듯 보이지만, 묵직한 한방이 있는 글들’(박민우 작가), ‘여행을 다니며 사람을 많이 만나면 그만큼의 세상에 대한 경험치가 쌓이는 걸까. 내 삶을 살아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을 이야기들이 가득하다.’(김동식 소설가), ‘작가는 어떤 장면 속에서도 사람을 발견하고, 그 안의 온기를 기어코 찾아내 우리에게 전해준다.’(정혜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