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지나기 마련인 시절이 있다
영화, 다큐멘터리, 광고, 사진, 그림, 향수 등오래도록 생각나는 이야기, 삶에 깃든 재즈의 모든 것
영화, 광고, 사진, 미술, 기획 등
자신의 삶을 일구는 이들을 위한 재즈 영감 에세이
기획자, 마케터, 디자이너, 크리에이터 등 창작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재즈를 사랑할까? 재즈는 그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꾸준히 찾고 기록해온 시나리오 작가 김민주의 영감 에세이다. 영화, 회화, 디자인, 요리, 브랜딩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과 재즈 음악, 뮤지션에 관해 이야기한다. 「플라이 미 투 더 문」「문 리버」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재즈도 있고, 접해보기는 했지만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했던 재즈와 뮤지션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는 우리의 것과 다르지 않기에, 재즈를 알지 못했던 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에 재즈를 들여놓을 수 있는가 하면, 재즈를 즐겼던 이는 재즈의 새로운 면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유행보다는 자기만의 개성을
규칙보다는 스스로 원칙을 세우는 자유를
안정적인 삶보다는 즉흥적인 모험을
“우리가 연주하는 것은 삶이다.”_루이 암스트롱
재즈를 더해 더 깊어질 계절, 취향, 그리고 우리 삶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 주인공은 왜 재즈 뮤지션일까? 디자이너 디터 람스는 작업할 때 어떤 음악을 틀어놓을까? 앙리 마티스의 화집에 '재즈'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메종 마르지엘라는 왜 '재즈 클럽'이라는 향수를 만들었을까? 한적하고 허름한 뒷골목에 하나쯤 있는 '재즈'라는 상호가 붙은 가게들의 정체는 뭘까? 각기 다른 분야의 질문들이지만 오로지 '재즈에 진심'인 마음으로 찾은 답이 《재즈의 계절》이다. '소수만 즐기는 음악' '어려운 음악'으로 인식되곤 하는 재즈가 사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고, 전공자도 연주자도 아닌 ‘재즈 애호가’로서 그 사실을 자신의 작업물로 증명해온 김민주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말한다. 점점 더 깊어지는 당신의 취향에 재즈를 더할 차례라고 말이다.
최근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남들을 따라가는 유행보다는 자기만의 개성을, 수동적으로 부여받는 규칙보다는 스스로 원칙을 세우는 자유를, 계획과 예약으로 얻는 안정적인 삶보다는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즉흥적인 모험을 기꺼이 선택하는 사람들. 그들의 삶 속에 이전보다 더 많은 순간 재즈가 흐르는 장면을 발견하곤 합니다. (…) 소수만 탐닉하는 취향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기는 풍요로운 재즈의 계절. 그 시간이 정말 가까워진 것 같아요._본문 중에서
‘그저 재즈를 들었을 뿐인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재즈의 계절》은 재즈를 향한 고백록이자 방법론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영화, 광고 등 우리가 흘려들었던 재즈 음악의 의미와 가치, 효과에 관해 이야기한다. 재즈를 사랑한 디자이너, 화가, 셰프, 사진작가, 경영자 등 재즈로부터 받은 영감을 어떻게 자신의 작업물에 녹이는지 자세히 들여다본다. 예컨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도시인처럼〉에서는 프랜 리보위츠의 말과 재즈 「뉴욕 이즈 마이 홈」을 빌려 삶의 고단함도 기꺼이 사랑하는 마음을, 영화 〈위플래쉬〉와 OST를 통해 자신의 삶에서 멈출 때와 달려야 할 때를 결정하고 행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서울레코드페어 아트디렉터 이재민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통해 ‘옛것’을 복제하는 것과 ‘옛것에 대한 오마주’ 간의 섬세한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더 나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기꺼이 실수하고, 헤매고, 기꺼이 즐기는 재즈 뮤지션의 일화와 그들을 본받으려는 지금 이 시대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재즈는 음악 장르일 뿐만 아니라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사실 말이다.
《재즈의 계절》 매거진 〈재즈피플〉에 ‘재즈는 어디에나 있다’라는 이름으로 연재된 글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재즈를 알고 나니 마치 개안하는 것 같았다’고 고백하는 저자가 재즈를 처음 접했던 때의 환희와 알아갈수록 더욱 즐거워지기도 어려워지기도 하는 복잡한 속내도 고백했다. 팬데믹 시기를 지나면서 폐업 직전까지 갔다 기적적으로 위기를 넘긴 우리나라 최초의 재즈 클럽 올댓재즈 등 재즈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 열 곳과 뮤지션 열다섯 명의 정보도 보탰다. 재즈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재즈에 진심인 사람이 되기까지 그 시간을 함께해온 이야기와 재즈 작품들인 만큼, 계절을 보낼수록 점점 영글어가는 열매처럼 깊어져 가는 재즈의 계절을 오롯이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