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포매니악 씨몽키 연구

저자 이민혜가 2022년과 2023년, 각 6개월 동안 메일링 서비스 형식을 통해 연재한 열여덟 편의 글과 2024년에 쓴 한 편을 엮어낸 산문집이다. 저자는 우연히 마주친 문학과 영화, 사진과 그림에 기대어 여러 얼굴의 삶을 삶아내고, 가감 없이 해설을 달아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민혜는 “어떤 말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운을 띄우면서도, 씨몽키의 성욕과잉증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씨몽키와 바퀴벌레, 좀비떼처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존재들의 역사를 정신없이 펼쳐놓기도 한다. 우리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어느 순간 깨달을 수도 있다. 세상엔 알지 않아도 될 이야기가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다. “나 역시 자유를 위해 비용을 치르고 있다. 글을 쓸 자유는 제외한다. 글쓰기는 언제나 그 자체로 자유였다.” 저자는 살기와 안정을 동시에 느끼는 일상의 순간들과 사랑과 폭력으로 충만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너무나 개별적인 우리가 만나 연대하던 날들에 관해서도 서술한다. 더불어 우리는 또 하나의 사실을 떠올려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이야기할 자유가, 이야기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