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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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이끌려 나는 긴 여행을 떠났다. 낡은 외투를 입고 모든 것을 뒤로한 채… 1997년 10월에 출간되었던 하루키의 걸작 여행 에세이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양장판으로 새롭게 개장하여 발간되었다. 하루키가 1986년 가을부터 89년 가을까지 약 3년간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문학과 인생, 소설쓰기에 대한 느낌을 정리한 삶의 기록들이다. 서른일곱에 출발하여 마흔에 돌아온 이 3년 동안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를 완성했다. 마흔이 되도록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초조와 강박을 여행으로 극복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하루키 특유의 유머와 자유로운 문체로 상세하게 기록한다.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기대와 스릴, 유럽에서의 하루하루는 깜짝 놀랄 광경과 아연한 경험을 하루키에게 선사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영국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하루키 특유의 섬세하고 유려한 문장을 통해 만날 수 있는 걸작 여행 에세이다. ◈ 줄거리 1986년, 하루키는 지쳐 있었다. 거미줄처럼 짜인 강연과 원고 청탁도 문제지만, 자신이 이 생활을 끊을 수 없으며 이렇게 성큼 마흔줄에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나이를 먹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어느 한 시기에 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하지 않은 채 그 나이에 도달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강박관념. 이것이 어느 날 아침 그가 서둘러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유다. 3년간 그리스의 외딴 섬과 로마의 겨울을 지내며 기록한 이 여행 에세이는 사실 ‘여행’의 기록이라기보다 ‘생활’의 기록에 가깝다. 여행 에세이니 필시 낯선 곳의 풍광을 담고 있을 터이지만 뜨내기 여행자의 기록과는 달리 시장과 거리 언저리에서 작가가 직접 만나고 겪은 유럽과 유럽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는 이 시간 동안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글쓰기’를 유지해 나갔다는데, 그 휴식과 이완의 시간을 통해 하루키의 명작 《상실의 시대》가 탄생했으니 그의 휴식은 진정 달콤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