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예찬

다비드 르 브르통 · 에세이
2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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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이용한 운동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걷기'를 다각도에서 예찬한 산문집이다. '걷기의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이야기한 책이라면 그게 여행서든 인문서든, 소설이든 죄다 인용하고 끌어다 댄다. '걷기'를 통해 본 독서에세이라고나 할까? 작년에 출간된 걷는 행복>이 연상됨은 물론. <걷는 행복>이 인종의 발전과정에 따라 걷기의 서사적 변화를 짚어보고, 걷기가 주는 혜택을 논한 책이라면 <걷기 예찬>은 책과 인물을 통해 본 걷기 예찬이다. 몸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저작이란 점에서는 똑같지만, 예찬의 방법이 다른 것이다. 소제목만 보아도 걷는 즐거움이 얼마나 다양한 지 알 수 있다. 지은이는 혼자서 걷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일러준다. 노래를 부르거나, 가만히 서서 쇼윈도를 바라보아도 '왜?'라고 묻는 사람도 없고, 사색에 빠지기에도 너무 좋다는 것. 이렇게 걷기를 즐긴 사람들 중에는 헨리 데이빗 소로, (젊은 시절의) 장 자크 루소, 빅토르 세갈렌, 피에르 쌍소, 랭보, 스티븐슨, 그리고 일본 하이쿠 시인 바쇼 등이 있다. 이들은 여행을 즐겼으며, 걷는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사랑했다. 그러니까 이들은 (또 지은이는) 운동 차원에서의 '걷기'를 말한 게 아니다. 이들에게 '걷기'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방편으로서의 걷기, 현대의 속도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걷기, 몸이 베푸는 혜택으로서의 걷기를 총칭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이 책은 읽는 행위에서조차 '혼자 걷는 것'과 같은 쾌감을 느끼게 한다. 문학과 산문, 인문학, 사람들의 숲으로 나 있는 소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한 권의 책을 다 읽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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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길 떠나는 문턱에서 걷는 맛 걷기 첫걸음 시간의 왕국 몸 짐 혼자서 아니면 여럿이? 상처 잠 침묵 노래 부르기 움직이지 않고 오래 걷기 세상을 향하여 마음을 열다 이름 세계라는 장 물, 불, 공기, 땅 그 원소들의 세계 동물들 사회를 비껴가는 길 산책 글로 쓰는 여행 걸을 수 있는 세계는 줄어들고 지평을 걷는 사람들 카베사 데 바카 톰북투를 향해서 걸어가다 큰 호수들을 향한 걸음 스마라의 길 도시에서 걷기 도시의 몸 걷기의 리듬 듣기 보기 느끼기 냄새 맡기 걷기의 정신성 정신적 순화 신들과 함께 걷다 거듭나기로서의 걷기 여행의 끝 옮긴이의 말 걷는 즐거움에로의 초대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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