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문필가,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목수, 기술자, 공무원, 교사를 위한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깎기의 이론과 실제! 1795년 프랑스 콩테(Conte, N. J)가 흑연과 진흙으로 만든 심을 이용해 연필을 실용화 한 이래 사람들은 연필은 써왔습니다. 교육과 산업, 예술 현장에서 사람들은 연필을 가지고 공부하고, 기록하고, 창조하면서 지식을 이전하고 문화예술 창달에 힘썼지요. 기록에 의하면 연필이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19세기 후반이며 1946년엔 국산 연필이 최초로 생산되기도 합니다. 볼펜의 위세와 컴퓨터에 밀려 주춤했다고는 하지만, 연필은 여전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필기구로서 우리 생활에 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연필을 사용하는 사람은 연필을 깎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모두는 연필을 깎았던 기억이 있어요. 어머니, 형이 깎아 주던 연필을 고사리 손으로 직접 깎았던 기억, 연필 깎기 도구를 이용해 열 몇 자루의 연필을 똑같이 깎던 기억 말이죠. 연필을 환상적으로 깎았던 친구도 기억나네요. <연필 깎기의 정석>은 말 그대로 ‘연필 깎는 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연필 깎는 법’은 이 책의 원제(How to Sharpen Pencils)이기도 하죠. 뉴욕의 만화가이자 연필 깎기 장인(그는 연필을 대신 깎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인 데이비드 리스 씨는 이 책에서 주어진 도구로 가장 완벽하게 연필을 깎는 법을 설명해요. 주머니 칼을 사용한 방법을 비롯해 외날 휴대용 연필깎이, 다구형 휴대용 연필깎이, 이중날 회전식 연필깎이 같은 연필 깎는 도구를 이용한 방법까지요.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구요? 이 책은 연필을 상황에 따라 완벽하게 깎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뜻도 있다고 봐요. 연필을 깎는 행위는 어쩌면 자신의 일을 더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사람의 마음가짐의 표현이기도 할 겁니다. 연필 깎는 행위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명상의 시간이기도 하죠. 데이비드 리스 씨는 이 하찮게 보이는 기술을 탐구하고 오랜 실연 끝에, 드디어 2012년 책을 썼습니다. 유머와 장난, 허풍이 좀 있어요. 그러나 그 이면엔 연필 깎는 행위에 대한 애정이 깔려 있습니다. 일단 몹시 재미있고, 쉽게 읽히는 책이어서 다 읽는데 3시간이면 충분해요. “이런 세계도 있구나” 싶을 겁니다. 읽고 난 후엔 영감이 떠오를 테죠. 하루에 수천만 장의 문서가 생성되는 와이파이 디지털 시대에 이 책은 완전히 시대착오적으로 보입니다.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번역해 내는 이유가 명확하다고 생각해요. 언젠가부터 우리가 잃어 버린 원초적인 감각을 환기해 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