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선진국’ 이스라엘의 놀라운 경제 성장 기적의 비밀
자원이 없는 나라의 국가경영, 이스라엘에게서 배운다
세계금융 위기 이후 아직까지 단 한 개의 은행도 파산하지 않은 두 나라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과 캐나다이다. 이들 국가는 세계금융위기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히 성장 발전해 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자연자원이라곤 사해 바다의 광물밖에 없는 나라이다. 바다나 하늘이 아니고는 해외로 연결될 길이 없는 지리적 고립국가, 모든 국민이 국방의 의무에 3년(여자는 2년)간 봉사해야 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건국 60년을 갓 넘긴 이스라엘은 열악한 사막 위에서 세계 최고의 농업기술을 개척함으로써 1960년대 말 우리의 ‘새마을 운동’에 자극을 주었으며, 아예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특허를 만들었고, 석유로부터의 독립을 외치며 원자력 발전을 위한 안전기술을 석권하여 지식경영을 국가경영의 기치로 삼아 성장해오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는 무한의 새로운 영토 사이버 세상의 안전문제를 책임지는 시큐리티 알고리즘을 장악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경제 성장률은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분쟁으로 인해 이스라엘 땅으로 미사일이 떨어진 숫자와 비례하여 성장해오고 있다. 사실 2000년대 첫 5년간 레바논과의 전쟁을 겪는 동안 외국투자지표는 3배로 늘었고 인터넷 거품시대에도 유일하게 이스라엘의 벤처 창업은 유럽의 전체보다도 많았다. 그들의 집념은 전쟁 중에 더욱 창의력을 불태웠고 전 세계의 고객관리에 매진했으며 인텔의 미국 본사에서는 연구소가 있는 이스라엘 하이파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한 지조차 모를 정도로 완벽하게 작동하여 신뢰의 가치를 지키기도 했다. 지난 30년간 해외투자를 하지 않았던 워런 버핏도 레바논과의 내전으로 미사일이 떨어지는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의 혁신적 과학기술에 감탄한 나머지 45억 달러를 투자하여 ‘이스카’라는 회사를 매입했다. 보수적 투자가로 유명한 그는 “나는 이스라엘 땅에 투자를 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들의 열정과 창의력에 가득 찬 두뇌에 투자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지식경제를 총 지휘하는 OCS
자원이 부족한 이스라엘은 가진 것이 잘 교육된 인간의 두뇌가 거의 전부이다. 이들의 지식을 잘 활용하여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모든 사회구조가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총리가 모든 기능을 하나의 부처에서 종합 관리한다. 아울러 부총리실 산하에 최고의 과학기술집단인 OCS(Office of Chief Scientist)를 두어 거기에서 지식 산업육성 정책을 발굴하고 있다. 현재 OCS에는 150여 명의 인재가 모여 이스라엘의 교육 과학 산업 인력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자문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액션플랜은 만들어 정부의 정책으로 입안하여 실행에까지 이르게 하는 전문 과학기술 행정기관이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은 농업 국가였으나 사막을 배경으로 출발한 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70년대 초에 OCS를 만들어 해수의 담수화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이미 세계 특허를 장악했고, 80년대에는 중동에서 촉발된 오일 쇼크에 대비하여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안전 기술을 미리 확보해 놓았으며, 90년대에는 벤처 창업을 장려하여 세계적인 지식산업을 장악하게 되었다. 지금은 인터넷 보안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인터넷 상거래의 플랫폼을 이들이 장악하게 되었다. 이처럼 미래 예측을 통해 10년 후를 미리 보고 준비하고 기다리는 선점 전략을 용의주도하게 이끌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수주되어 건설중인 해수의 담수화 플랜테이션, 원자력 발전소,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 등에서 이들의 특허를 이용하지 않으면 사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그들의 역할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
구글의 검색엔진도 이스라엘의 성경 색인 학자가 참여하여 예측검색이란 기술을 내놓음으로써 획기적인 차별화를 기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초로 완전 전기자동차를 채택한 나라로서, 장시간 운전에 따른 방전 시 전기 충전을 순식간에 완료해야 하는 문제점에 봉착하게 되었다. 이때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임원(현재 베터-플레이스 대표)이 전투기의 무기 장착 원리를 이용해 충전소에 들어온 자동차의 베터리를 순식간에 교체해주는 장치를 개발하여 현재의 주유소만큼이나 편리한 베터리 교환소를 운영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세계 최초의 전기자동차 운영국가가 될 수 있었다.
이제 이스라엘은 과학 기술의 혁신만이 세계경제의 흔들림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 할 수 있는 길임을 알고 있다. 이에 정부의 OCS는 90년대 초부터 ‘요즈마’라는 이름의 펀드를 10여개 만들어 벤처창업의 불을 지피는 성냥을 제공했다. 처음 2억 달러로 출발한 기금은 대출 후 거의 5년 내에 다 회수되고 있으며 현재는 30억 달러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이제는 오히려 혜택을 줄 수 있는 기업을 기다리게 되었다. 이 같은 정부의 선도적 육성과 성공에 고무되어 이제는 민간 부문에서도 45개의 펀드가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만도 240여 개에 달한다. 요즈마 펀드는 기술만 알았지 마케팅에는 눈이 멀었던 이스라엘 기술산업이 90년대 기술 붐에 합류하고 오히려 선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결점들을 보완해 주었다. 현재 이스라엘의 벤처 투자가들은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컨설턴트로써 손색이 없다. 그들의 네트워킹을 통해서 이제는 세게 어느 곳 어떤 기업이라도 전후좌우로 연결되어 트랜드를 정확히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스라엘에는 ‘RAD’그룹과 같이 성공한(적어도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된)기업 30-40개를 거느린 기업집단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의 삼성, 엘지, 현대와 같은 거대 재벌이 아닌 21세기형 알짜배기 첨단 재벌인 셈이다. 이들의 매출은 우리의 대기업에 못하지만 이익은 이들에 못지않다. 2000년대 들어 기술거품의 붕괴, 오슬로 평화협정의 실패와 테러리즘의 확산 그리고 세계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벤처들은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그 기간 세계 벤처펀드의 점유율이 15%에서 31%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대학출신이 아니라 어느 부대출신이냐?
이스라엘에서는 징병연령이 되기 1년 전(고 2)부터 남녀 모두 신병모집센터에 출석하여 적성, 능력, 심리, 인터뷰, 신체검사를 받도록 되어 있다. 모든 검사가 끝나고 나면 신체 점수와 심리점수에 등급이 매겨지며 개인 인터뷰에서 어느 부대에 지원할 수 있는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신체, 학습능력, 성격 등 모든 면에서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후보들에게는 엘리트 유닛(부대)에 들어가기 위한 추가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8200부대의 경우 최초 4000여명이 지원하여 이 과정에서 400명으로 압축된다. 이들은 또다시 6개월간의 간헐적 테스트를 통해 최종 20명이 선발된다. 이 부대는 특별히 20개월의 훈련을 마치고 최고의 과학 기술 교육을 통해 전문가로 육성된다.
이스라엘 인터넷 구직란에는 ‘8200부대 출신들을 원함’이란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다. 8200부대 출신자들은 전국적인 친목회를 만들고 그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교환한다. 이 같이 이스라엘의 엘리트 부대들은 까다로운 선발절차와 고도의 훈련 그리고 졸업생들의 우수한 능력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보다 한 차원 높은 ‘탈피오트’라는 부대가 있다. 이 부대는 성경에 나오는 탑을 의미하는데 이 용어는 ‘성취의 정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부대는 들어가기가 가장 어렵고 또한 모든 부대 중 가장 훈련 기간이 긴 (41개월)유닛이며 여기에 참여하는 병사들은 6년 동안의 군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9년을 군대에서 보내게 되는 셈이다. 1973년 욤키퍼전쟁의 참담한 실패로부터 출발한 이 부대는 당시 참모총장이었던 라파엘 에이탄이 제안하여 이스라엘의 가장 뛰어난 인재들을 모아 그들에게 대학과 군대가 제공 할 수 있는 가장 집중적이고 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