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여애반다라

이성복 · 시
1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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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421권. 시인 이성복이 <아, 입이 없는 것들> 이후 십 년 만에 일곱번째 시집 <래여애반다라>를 묶어냈다. 언뜻 낯설기만 한 제목 '래여애반다라(來如哀反多羅)'는 신라 시대 향가 '풍요(風謠), 공덕가(功德歌)'의 한 구절로, 이 여섯 글자 이두는 '오다, 서럽더라'로 풀이된다. 신라 백성들이 불상을 빚기 위해 쉼 없이 흙을 나르면서, 그 공덕으로 세상살이의 고됨과 서러움을 위안하고자 불렀던 노래가, 이번 시집의 들머리에 놓인 "뜻 없고 서러운 길 위의 윷말처럼, 비린내 하나 없던 물결"의 맑은 '죽지랑의 못'과 맨 끄트머리에 놓인 "어렵고 막막하던 시절" 바라봄만으로 큰 위안이 되었던 한 그루 '기파랑의 나무'를 각각 입구와 출구로 삼은 '이성복의 풍경'(문학평론가 김현)을 바라보고 드러내는 데 긴요한 열쇠 구실을 한다. 오랫동안 학생들과 함께했던 대학을 뒤로하고, 지난해 2012년 이순을 맞은 시인은 모두 여든두 편의 시를 여섯 개의 장에 나눠 실은 시집 <래여애반다라>에 자신의 육십 해 인생과 지금껏 발표한 여섯 권 시집의 자취를 고루 담아내려 했다. "이곳에 와서(來), 같아지려 하다가(如), 슬픔을 보고(哀), 맞서 대들다가(反), 많은 일을 겪고(多), 비단처럼 펼쳐지고야 마는 것(羅)"이 바로 우리들 삶임을, 탯줄을 끊고 세상에 나온 누구나 예외 없이 생(生)-사(死)-성(性)-식(食)의 기록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하여 우리는 절망과 서러움으로 점철된 생(詩/言語/文學)의 '불가능성'을 거듭 되씹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있노라 말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시종 담담하고 또 허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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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죽지랑을 그리는 노래/정선/입술/구름/식탁/신문/언니들/절취선/강가/구멍/선생 1/ 선생 2/선생 3 Ⅱ 시에 대한 각서/노래에 대한 각서/눈에 대한 각서/생에 대한 각서/죽음에 대한 각서/이별 없는 세대 1/이별 없는 세대 2/이별 없는 세대 3/이별 없는 세대 4/그림에서 1/그림에서 2/조각에서 1/조각에서 2/앉아 있는 누드/움직이는 누드 Ⅲ 시창작연습 1/시창작연습 2/시창작연습 3/누군가 내게 쓰다 만 편지/봄밤/비온 뒤/전어/포크레인/사진/뷔히너 문학전집/두 콧구멍 사이/아, 정말 얼마나 무서웠을까/뚝지 Ⅳ 빛에게/그녀에게/강에게/하늘에게/나의 아름다운 생/나의 아름다운 병원/극지(極地)에서/절개지에서/협수로에서/화장실에서/유원지에서/청도시편 1/청도시편 2/청도시편 3/청도시편 4 Ⅴ 시에 대하여/돌에 대하여/물에 대하여/나무에 대하여/어둠에 대하여/연에 대하여/소멸에 대하여 1/소멸에 대하여 2/남지장사 1/남지장사 2/북지장사 느티나무식당 1/북지장사 느티나무식당 2 Ⅵ 오다, 서럽더라 1/오다, 서럽더라 2/오다, 서럽더라 3/오다, 서럽더라 4/來如哀反多羅 1/來如哀反多羅 2/來如哀反多羅 3/來如哀反多羅 4/來如哀反多羅 6/來如哀反多羅 7/來如哀反多羅 8/來如哀反多羅 9/기파랑을 기리는 노래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오다, 서럽더라’ 삶의 진실 앞에 선 공감과 위안의 미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부박한 삶, 생(生)-사(死)-성(性)-식(食) 시인 이성복이 『아, 입이 없는 것들』(문학과지성사, 2003) 이후 십 년 만에 일곱번째 시집 『래여애반다라』(문학과지성사, 2013, 문지 시인선 421)를 묶어냈다. 언뜻 낯설기만 한 제목 ‘래여애반다라(來如哀反多羅)’는 신라 시대 향가 「풍요(風謠, 공덕가(功德歌)」의 한 구절로, 이 여섯 글자 이두는 ‘오다, 서럽더라’로 풀이된다. 신라 백성들이 불상을 빚기 위해 쉼 없이 흙을 나르면서, 그 공덕으로 세상살이의 고됨과 서러움을 위안하고자 불렀던 노래가, 이번 시집의 들머리에 놓인 “뜻 없고 서러운 길 위의 윷말처럼, 비린내 하나 없던 물결”의 맑은 ‘죽지랑의 못’(「죽지랑을 그리는 노래」)과 맨 끄트머리에 놓인 “어렵고 막막하던 시절” 바라봄만으로 큰 위안이 되었던 한 그루 ‘기파랑의 나무’(「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를 각각 입구와 출구로 삼은 “이성복의 풍경”(문학평론가 김현)을 바라보고 드러내는 데 긴요한 열쇠 구실을 한다. 오랫동안 학생들과 함께했던 대학을 뒤로하고, 지난해 이순(耳順)을 맞은 시인은 모두 여든두 편의 시를 여섯 개의 장에 나눠 실은 시집 『래여애반다라』에 자신의 육십 해 인생과 지금껏 발표한 여섯 권 시집의 자취를 고루 담아내려 했다. “이곳에 와서(來), 같아지려 하다가(如), 슬픔을 보고(哀), 맞서 대들다가(反), 많은 일을 겪고(多), 비단처럼 펼쳐지고야 마는 것(羅)”이 바로 우리들 삶임을, 탯줄을 끊고 세상에 나온 누구나 예외 없이 생(生)-사(死)-성(性)-식(食)의 기록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하여 우리는 절망과 서러움으로 점철된 생(詩/言語/文學)의 ‘불가능성’을 거듭 되씹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있노라 말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시종 담담하고 또 허허롭다. 실존의 고뇌, 감각의 깊이로 거듭나는 힘 있는 아름다움 우리 모두는 이미 1980년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의 등장과 함께 이성복의 시가 충격하고 매혹한 한국문학사의 한 장을 오롯이 기억하고 있다. “치욕의 시적 변용”(문학평론가 김현)이라 불리운 그의 시가 구체적 체험과 도저한 사유에 기초한 만화방창(萬化方暢)의 시적 상상력으로 상실과 절망, 치욕과 고통, 열망과 환희의 경계를 오가는 동안, 우리 역시 들쑤셔지는 생의 통증과 무엇에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깊고 깊게 앓았다. 그동안 시인은 삶의 치욕과 고통을 감내하며 “아픔은 ‘살아 있음’의 징조이며,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진실은 우리가 지금 ‘아프다’는 사실이다. 망각은 삶의 죽음이고, 아픔은 죽음의 삶이다”(『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1980)라고, “사랑의 의무는 사랑의 소실에 다름 아니며, 사랑의 습관은 사랑의 모독일 테지요. 내가 당신을 떠남으로써만…… 당신을 사랑합니다”(『남해 금산』, 1986)라고 고백함으로써 서정적 자아의 날카로운 직관으로 획득한 시적 상상력을 변증법의 형태로 완성하기도 했다. 비껴갈 수 없는 삶의 고통을 사랑의 언어로 발설하면서 세계 인식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기도 했고(『그 여름의 끝』, 1990), 바로 그 사랑의 눈으로 훨씬 더 일상에 밀착하여 명료하고 강렬한 시적 진술로 형용할 수 없는 감각의 깊이를 보여주기도 했다(『호랑가시나무의 기억』, 1993). 극도로 감정을 절제하고 사물의 부피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정확한 언어로 남루한 생이 일순 아름답게 탈바꿈하는 비밀한 순간들도 숱하게 쌓여갔다(『아, 입이 없는 것들』, 2003). 시인이 평소에 좋아하던 외국 시를 인용하고 여기에서 비롯된 시인의 단상과 시적 열망을 기록한 시집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2003; 개정판 2012) 역시 우리 삶의 허기를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매 순간 순간 시퍼런 불가능의 기록 “겉똑똑이 머리를 잠재워두고 몸속 깊은 곳을 들락거리며 쉼 없이 연상의 물질”을 길어내고, “언어라는 연약한 물풀에 몸을 감고 밤새 뒤척이며 날 새기”를 기다려온(『아, 입이 없는 것들』, 2003) 시인의 몸은 이제 어디에 닿아 있고 그 시선은 어디를 향해 가는가. (향가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에서 그 제목을 따온) 시집의 서시 「죽지랑을 그리는 노래」에서 시작된 덧없고도 안타깝고, 낯설고도 서러운 그리움의 시선은 말미의 (역시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에서 빌려온)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에 이르는 전체 여든두 편에 입사(入射)하듯 가득 넘쳐난다. 멀리서 내젓는/손사래처럼,/멀리서 뒤채는/기저귀처럼/찰바닥거리며 옹알이하던 물결,// 반여, 뒷개, 뒷모도/그 뜻 없고 서러운 길 위의/윷말처럼,/비린내 하나 없던 물결,/ 그 하얀 물나비의 비늘, 비늘들 (「죽지랑을 그리는 노래」 부분) 대체로 한 면을 넘기지 않는 간결한 행과 연으로 구성된 1부의 시들은 각각의 제목이 말해주듯, 사람이나 사물의 형태를 가리키는 명칭과 일상 언어에서 비롯된 바라봄-드러냄, 그 순간순간의 탁월한 성찰이 담겨 있다. 대구와 반복, 절제된 언어의 리듬은 가볍고도 은근하며, 사물과 사물, 겹겹의 시선으로 긴밀한 관계 속에 이어지는 이성복의 연상(聯想)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소소한 일상에서의 시적 발견이 시인을 가장 들뜨게라도 하듯. 너무 세게 껴안지는 말라시던/아버지 말씀,/어지간히 껴안아선/젖지도 않던 아버지,/ 아버지 구름의 구름 말씀 (「구름」 부분) 양 옆으로/돌리고 앞으로 디밀어도 보았지만/어딘가, 어딘가 도무지 닿지 않았다/ (까마득한 계단을 헛디디거나, 발 디딘 나뭇가지가 가뭇없이 부러지는 느낌도/ 그러했으리라) 그날 아침 흐린 눈 씻고/들여다보니, 내가 꽁초를 비벼 끄려 한/ 곳은 스테인리스 재떨이의 빈 구멍이었다 (「구멍」 부분) ‘(~에 대한) 각서’나 ‘이별 없는 세대’, 조각, 그림 등 각각 동일한 제목으로 묶인 2부의 시들에서는 소멸하는 삶, 닳아가는 육체 혹은 그 육신의 모방이나 재현을 대하는 시선과 사유가 깊어진다. 시집 『남해 금산』(1986), 『그 여름의 끝』(1990)을 통해 익숙해진 의문과 청유, 감탄의 (높임체로 종결되는) 지순하면서도 격정적인 목소리로 삶의 구조, 생의 진실을 일깨우는 노래들 또한 만나게 된다. 노래가 알지 못하는 이번 생의 기억은 시퍼런 강물이 물어뜯는 북녘 다리처럼 발이 시리다 (「노래에 대한 각서」 부분) 생쥐같이 노란 어떤 것이 숙변의 뱃속에서 횟배를 앓게 한다 하리라 여러 날 굶은 생쥐가 미끄러운 짬밥통 속에서 엉덩방아 찧다가 끝내 날개를 얻었다 하리라 (「생에 대한 각서」 부분) 희부옇게 타다 만 꽃, 제사상에 올리는 문어 다리 꽃, 철사로 동여매도 아프지는 않을 거다 그 꽃잎 마른 번데기처럼 딱딱하고, 눈비가 씻어간 고름 자국 찾을 수 없다, 죽음이 불타버린 꽃 (「죽음에 대한 각서」 부분) 내 살의 바깥에 있는 습도 높은 정적은 언제 또 살이 되었습니까? 고요한 살의 뻘밭을 수놓는 모세혈관을 따라가면, 당신을 나를 만나줄 때까지 거기 있으렵니까? (「이별 없는 세대 3」 부분) 그냥 물이 아니라 한사코 헤엄치는 물/그냥 땅이 아니라 무작정 기어가는 땅/ 한 세월 너는 그렇게 오고 있는 것이다 (「움직이는 누드」 부분) 3부에서 5부에 걸쳐 수록된 시들은, “생-사-성-식의 불길한 화환과 불후의 먹이사슬로 둘러싸여 있고, 그 속에 한번 떨어지면 다시는 못 나오는 심연”(시인의 산문)의 삶이 가진 다양한 측면을 구체적인 사적 체험 속에서 밝혀내고 있다. 대상의 외피를 뚫고 국부에 도달할 때까지 매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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