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부를 너에게 줄게. 그래도 너는 계속 외로울까?”
신예 작가가 그리는 열띤 아픔, 선명한 슬픔.
아프기 때문에 서로에게 끌린 두 소년의 이야기.
“이건 같을까?
요도이가 돌아가신 아빠의 존재를 대신하려고 했을 때의 마음이랑
내가 요도이의 엄마였으면 하는 마음.”
서로의 신神이 되어주고 싶었던 두 소년.
엄마의 새 연인을 둘러싸고 집안 문제로 고뇌하는 요도이.
트라우마로 그로테스크한 것에 성욕을 느끼게 된 무라세.
어느 날 요도이는 무라세가 괴롭힘당하는 것을 보고 격분하며 그를 구한다.
그날을 계기로 둘은 서로가 가진 아픔을 나누며 점차 가까워진다.
두 사람의 어슴푸레한 청춘에 빛은 비치는가.
“강하고도 부드러운 오후의 광선은 언제나 그만을 비추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랜지색의 노을, 반짝이는 시원한 바람, 불안해질 정도의 행복.
이토록 작은 세상 속에서 두 소년만이 존재했던 어느 오후.
『오후의 광선』은 중학교 학급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무라세’라는 소년이 괴롭힘을 당하는 이유는, 얼마 전 과학실에서의 사건 때문. 트라우마로 인해 상처와 시체 등 그로테스크한 것을 보면 성적 흥분을 느끼는 무라세는 해부 실습중 복부를 가른 개구리의 모습을 보고 발기해버린다. 이를 본 요도이가 놀라 큰소리로 실언한 것이 괴롭힘의 표적이 된 발단. 자신의 실언 때문에 괴롭힘당하는 무라세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던 요도이는 패거리로부터 그를 구해준다. 요도이에게도 어머니의 새 연인과 집안 문제로 괴로움이 있었기에 두 소년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고민들을 나누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여름방학이 시작된 어느 날 요도이는 무라세의 집에 놀러가고 그곳에서 무라세의 트라우마와 관련된 비밀을 발견한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무라세에게 요도이는 자신을 이용해 치료를 해보자고 나선다. “그거 전부 나로 덮어쓸 수는 없는 건가? 무라세, 나랑 야한 거 해보자.” 두 소년은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가까워지며 위태로운 여름방학을 보낸다. 서로가 서로를 구하고 싶다는, 이런 식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불안의 전조를 느끼며. 아픔을 가진 두 소년은 상처를 치유하며 진정한 서로의 신이 되어줄 수 있을까.
신예 작가가 그리는 소년들은 꾸밈없고 솔직하다. 세상에 서로밖에 없는 듯 군다. 아주 쓰라린 상처를 입고도 아직 어려 그것이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그러나 정바를 정도로 순수하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서로의 세계, 오직 둘만이 존재하는 세계 속에서는 이미 완전한 생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은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