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만남이 품은 이별의 의미
송이현 시집 《모든 만남은 이별을 품는다》는 우리 삶에 깃든 만남과 이별의 순간들을 세심하게 포착한다. 시인은 “수필 같은 시인지, 시 같은 수필인지” 고민하며 써 내려간 작품 속에서, 한 편 한 편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시집에서 주목할 점은 사소한 일상 속에도 깊이 스며든 정서다. 예를 들어 〈고슴도치 부부의 사랑〉에서는 서로를 밀어내면서도 끝내 함께할 수밖에 없는 부부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가방을 두 개나 잃어버린 날〉에서는 잃어버린 사소한 물건이 불러오는 단상들이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또한, 표제작인 〈모든 만남은 이별을 품는다〉는 우리가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이별을 조용히 응시하며, 그 안에 깃든 기억과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려는 시인의 마음을 담고 있다.
송이현 저자의 시는 거창한 서사 없이도 감정을 오롯이 전달한다.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회한이 깃든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독자에게 따뜻한 울림을 준다. 특히, 자연을 배경으로 한 시에서는 시적 이미지가 선명하게 살아난다. 〈씨앗의 기다림〉처럼 인내와 성장에 대한 은유를 활용하는 시들은 시인이 자연을 통해 깨달은 삶의 철학을 전달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시집이 단순히 감상적인 정서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인력시장과 시인〉처럼 현실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기도 하고, 〈유령처럼 기웃거린다〉에서는 청년 실업과 사회의 변화를 날카롭게 조명한다. 이러한 현실적인 시선이 시집에 균형을 더해 준다.
이별은 모든 만남 속에 깃들어 있지만, 그 끝이 곧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모든 만남은 이별을 품는다》는 그리움과 회한을 넘어서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하는 시집이다. 일상의 조각들을 시인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경험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