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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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솔을 만나고 온 밤이면 나는 꼭 글을 쓰게 되었다.”_이슬아 기쁨은 말로 하고 슬픔은 글로 쓰는 씩씩한 광대 도시 풍자 스탠드업 코미디언 양다솔의 경쾌한 자조 ★이슬아, 요조, 이길보라 강력 추천!★ “양다솔을 만나고 온 밤이면 나는 꼭 글을 쓰게 되었다.”_이슬아 “양다솔은 나의 아이콘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양다솔처럼 살고 싶다.”_요조 “본투비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글솜씨에 웃을 준비를 하다가도 어쩐지 품위가 느껴져 숙연하게 밑줄을 치게 된다.”_이길보라 지금 당장 직업도, 먹고살 돈도 없지만 나는 시간이 지나도 이상하게도, 전혀 가난해지지 않는다. 어쩌면 나의 조상은 수렵채집인인지도 모른다. 오늘의 먹을거리와 머물 곳을 찾아다니며, 하루를 하나의 삶처럼 살아내던 이들. 나는 다음 날, 다음 해도 아닌 당장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다. _본문 중에서 “안분지족, 소확행은 사절이다. 사는 동안 한껏 화려하고 자유로울 테다.” 20대 새로운 이야기꾼 양다솔 첫 에세이 20대에게 도시는 녹록치 않은 풍경들로 가득하다. 특히 서울이 아닌 어딘가에서 올라온 무산자 계급 여성, 학자금대출을 이고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90년대생, 회사가 강남에 있지만 회사 앞에서의 자취는 꿈도 못 꿀 사회초년생이라면 도시에서의 삶이 생활보다 생존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양다솔 작가는 서울 언저리에서 살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을 빠르고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 비용은 단순히 공간의 좁고 값비쌈만이 아니라 매일같이 빨간 광역버스에서 보내는 세 시간, 지하철에서 팔뚝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가는 누군가와 마주하는 일까지를 포함한다. 모으든 쓰든 모두가 비슷하게 가난하고 비슷하게 살 만할 ‘보편적 가난’의 시대. 하지만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가난하다고 해서 일상이, 마음이 가난하리란 법은 없다. 작가는 존엄성을 미세하게 갉아먹는 일들은 내려놓고 그 자리를 일상을 챙기는 노력으로 채워간다. 내일의 비건 도시락을 위해 자정까지 공들여 하는 요리, 기념일마다 장만한 다기로 매일 아침 내리는 보이차, 첫 출근 날 혼자서라도 챙기는 든든한 저녁 외식. 어디로 갈지 모르는 인생에서 ‘나의 고생을 알아주는 나’는 꼭 필요한 미덕이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지 그 기준이 획일화되는 와중에도 작가는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간다. 그날의 먹을거리와 머물 곳을 찾아다니며 하루를 하나의 삶처럼 살아내던 수렵채집인의 방식을 닮아간다. 생산과 소비의 굴레에 갇히는 대신 일상의 페달을 누구보다 부지런히 밟으면서. “양다솔이 진정으로 가난해질 일은 없을 것이다.”_이슬아 성인이 된 작가가 독립하면서 구한 첫 집은 으슥한 공단 동네에 있었다. 수명이 다해서 가스 요금을 그 건물에서 가장 많이 먹는 ‘좀비 보일러’와 뽁뽁이 붙인 창문으로 매년 겨울을 나는 작가는 ‘가난하지만 똑똑한 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타려고 신청서에 자신의 가난을 실제보다 비참한 어조로 서술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신청서에는 예쁜 옷과 조리 도구를 사기 위해 버스를 타는 대신 산책 삼아 걸어 다니고, 친구에게 값싸고 싱싱한 꽃을 선물하기 위해 새벽 꽃시장에 가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비극은 이야기가 아닌 앵글에 있었다.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은 생계가 허락하는 안에서 소확행으로 견디며 임시적으로 사는 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않고 그것을 놓지 않는 태도다. 이사 때마다 “이런 것이 대체 아가씨 집에 왜 있느냐”라는 참견을 감내하면서도, 장정 넷이 들어야 하는 돌침대와 벤저민 나무, 다도상을 버리지 않는 것처럼. 또 강의 출석만 찍으러 온 여배우, 마임 예술가 등 그날의 ‘컨셉’에 맞춰 뻔뻔하게 고른 옷이 빠르고 확실하게 하루하루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각자의 고됨을 알아주는 쉴 곳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안고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태도다.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안에서 나만의 쉴 곳을 발견해내는 방법을 엿볼 수 있다. 절망을 씩씩하게 다루고 그 시간으로 타인을 웃길 수 있다면 저자 스스로 구독자를 모집하는 연재 메일링 서비스는 신호탄격인 ‘일간 이슬아’를 시작으로 문학계에 자리를 잡았다. 저자는 독자에게 연재료를 받아 생계를 해결하고, 실체 없던 독자와 만나는 과정을 통해 집필과 마감의 원동력을 얻는다. 양다솔 작가 역시 에세이 출간을 앞두고 ‘격일간 다솔’을 시작했다. 독자들은 “웃겨서 마룻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읽었다” “여러 작가의 글을 구독했지만 회신을 보내보기는 처음이다”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선물 상자를 여는 느낌이다”라고 화답했다. ‘MZ세대’라는 틀에 들어갈 법한 작가의 이력은 사실 한마디 수식어로 규정하기 어렵다. 고등학교 때 목탁 소리에 반해 미성년자 최초로 정토회 행자가 되어 출가했고, 그곳에서 10대 시절의 2년을 보냈다. 학창시절 글방에서 만난 90년대생 작가들, 이길보라, 이슬아, 이다울, 하미나와 교류하며 친구들 일이라면 만사 제치고 나서는 ‘열혈우정인’으로 살아왔다. 스물한 살에는 유럽으로 무전여행을 떠나 대학생 배낭여행객이 갈 법하지 않은 관광지 이면을 목격한다. ‘기쁨은 말로 하고 슬픔은 글로 써야 한다’는 자신만의 슬로건처럼, 삶의 희비극을 스탠드업 코미디와 에세이라는 형식으로 꾸준히 풀어내는 중이다. ‘동북아국제구술문화연구회’라는 스탠드업 코미디 그룹에서 활동하며 절망을 씩씩하게 다루고 그 시간으로 타인을 웃기는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장기적인 인생 계획보다는 당장 하고 싶은 일에 눈을 반짝이고, 메일링 구독 서비스나 스탠드업 코미디처럼 ‘품이 많이 드는 동아리 활동’ 같은 데 골몰하는 작가의 삶은 누군가에게는 대책 없어 보일 터다. 하지만 작가는 ‘살고 싶은 삶’보다 ‘살고 싶은 하루’에 집중할 때 삶은 오래도록 빛난다고 확신하며, 그 삶을 직접 실험해본 바 말한다. “시간이 지나도 이상하게도, 나는 전혀 가난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