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미 베스트셀러 1위 ★★★
★★★ 《월스트리트 저널》 베스트셀러 1위 ★★★
★★★ 《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셀러 1위 ★★★
1945년 8월, 눈부신 섬광과 함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전 116일간, 무슨 일이 있었나
1945년 8월은 역사의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1차 세계대전을 거쳐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져온 거대한 제국주의의 흐름이 일본의 항복으로 표면적으로나마 종결을 맞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그로 인해 일제의 억압에서 해방을 맞았다. 그런데 그달에는 2차 세계대전 종식의 직접적인 원인이면서, 그 자체로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연 중대한 사건이 있었다. 두 차례의 원자폭탄 투하가 바로 그것이다.
전쟁 중에 비행기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은 흔한 일이니, 지금에 와서 보면 이 원폭 투하 역시 별다를 것 없는 공격 행위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실제 준비와 결정, 실행 과정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 오히려 그때는 지금과 달리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그 불확실성이 매우 큰 변수였다. 더군다나 폭탄 개발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최종 결정권자가 급작스레 사망했다. 1945년 4월 12일,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죽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부통령 해리 트루먼이 하루아침에 미국 대통령이자 미군 총사령관이 된 것이다.
미국 전역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카운트다운 1945》는 바로 이 4월 12일부터 시작된다. 사상 첫 원자폭탄이 히로시마 상공 580미터에서 폭발한 8월 6일로부터 116일 전이었다. 이 책은 그 116일 동안 다양한 관련자들의 심리와 고뇌, 결정과 행동을 마치 영화처럼 실감나게 그린 논픽션 스릴러다.
숨 막히는 긴장감, 눈을 뗄 수 없는 압도적 몰입감
인간의 체취가 느껴지는 논픽션 스릴러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뭐니 뭐니 해도 압도적인 재미다. 방송사에서 50년 넘게 기자 및 앵커 활동을 해온 크리스 월리스와 퓰리처상을 수상한 종군기자 미치 와이스는 독자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통달한 듯 능수능란하다.
그날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우선 책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망일을 카운트다운의 시작일로, 히로시마 원폭 투하일을 디데이로 설정해 점차 ‘그날’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물론 이는 사건 이후에 우리가 카운트다운하는 것이지, 당사자들은 언제가 ‘그날’이 될지, 심지어 ‘그날’이 오기는 할지 확신하지 못한 채 그저 자기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이러한 구성은 디데이인 8월 6일 당일을 그린 챕터 〈카운트다운: 9시간 15분 - 8월 6일, 티니안섬〉에서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그 전까지 일(日) 단위로 전개되던 챕터 구성이 이 챕터에 이르러 시, 분 초 단위로 소제목화하여 ‘그 순간’까지 숨막히게 이어진다.
준비하고 고뇌하고 행동한 사람들의 내밀한 이야기
그렇다고 이 책이 그 사건을 단순한 흥밋거리로 다루지는 않는다. 그런 면모를 보여주는 이 책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철저하게 관련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급작스레 최고 결정권자가 되어버린 트루먼, ‘맨해튼 사업’을 진두지휘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 미국 육군 항공대 최고의 조종사로서 원폭 투하 임무를 맡은 티베츠 대령과 그의 정예 팀, ‘사업’을 독점 취재한 기자 로런스, ‘사업’에 참여하면서도 원폭 사용을 반대한 호니그 과학자 부부, 자신이 원폭 제조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루스 시슨과 참전 중인 약혼자 허들스턴, 그리고 투하 전날 어머니와 히로시마로 돌아온 열 살 소녀 다무라 히데코 등등. 누군가는 전례가 없던 무시무시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누군가는 그를 완벽하게 수행하고자 1년 넘게 고강도의 훈련을 거듭했으며, 누군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그날을 맞닥뜨렸다. 각 인물들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어찌나 생생한지, 마치 영화를 글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존 허시가 《1945 히로시마》에서 그랬던 것처럼 개인들의 삶을 통해 이야기함으로써 너무도 흔히 기술적이거나 외교적으로 신비화되고 말았던 사건들에서 인간의 체취를 느끼게 한다.”
- 그레그 헤르켄(역사가이자 박물관 큐레이터), 《워싱턴 포스트》
베테랑 기자들의 치밀한 사실 고증
여기에는 저자들이 베테랑 기자라는 점이 한몫한다. 트루먼 대통령의 당시 일기를 샅샅이 훑은 것은 물론 방대한 사료와 종전 이후 관련자들의 인터뷰 기록 등을 탐독해 글을 썼으며, 1차 자료에서 풍부하게 인용해 당사자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나아가 생존자들을 직접 인터뷰하여 살아 펄떡이는 글을 완성했다.
또한 이를 통해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핵과 관련한 현실을 이미 당시에도 예견했으며, 그래서 더욱 우려하고 신중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물론 당시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변수는 그 외에도 다양했다. 다른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폭탄이 과연 정말 (의도한 만큼의 위력으로) 터질 것인가’였다.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여 몇 년째 연구하고 실험하고 제조하고 있었지만, 모두 이론에 불과한 것이었다. 심지어 7월 16일 최초의 핵실험인 트리니티 시험이 성공한 뒤에도, 실전 사용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컸다. 일본 본토 투하만큼 강력하게 대두되던 대안인 ‘엄포용 시연’이 결국 채택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었다. 예고한 폭탄이 터지지 않으면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뿐더러 일본군의 투지를 더욱 불태우는 역효과가 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휘하의 두 고위 장성과 대화를 나눈 뒤 트루먼은 생각이 더 많아졌다. 폭탄이 앨라모고도의 꼼꼼하게 통제된 조건에서 벗어나서도 제대로 작동할 것인지와 그 공격이 일본의 항복을 압박할 만큼 충분한 ‘충격’을 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과 아울러, 아이젠하워가 제기한 고려 사항들에 대해서도 마음을 정리해야 했다. 그는 무시무시한 새 기술이 사용되는 인간 전쟁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있는가?
지금으로서는 일본을 침공하는 계획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기네가 만든 새로운 무기를 쓸 것인지 말 것인지를. 그것도 곧.”
- 〈카운트다운: 17일 - 7월 20일, 독일 포츠담〉(211쪽)
핵무기와 원자력의 시대 75년
우리는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인류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 반경 2킬로미터 안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6만여 명이 즉사했다. 사흘 뒤, 더 강력한 플루토늄 원자탄이 나가사키에 떨어졌다. 이윽고 일본 천황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고, 많은 사람들이 종전과 해방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인류에게 커다란 숙제를 남겼다. 원자폭탄을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전쟁은 최소 1년 더 걸렸을 것이고, 수십만 명의 사상자가 더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일본 민간인 수만 명의 희생으로 대체한 것이 과연 정당한가?
한편, ‘인류사에 없던 괴물을 깨우는 일’이 되리라는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원폭 투하는 묵시록적 핵 시대라는 또 다른 대가를 요구했다. 1949년, 소련이 원자폭탄 실험을 성공시켰다. 보복공격이 두려워 서로 핵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는 냉전기 양패구상론(兩敗俱傷論, MAD)의 국가 안보 원칙이 자리를 잡았다.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중국, 프랑스 등도 핵무기를 보유했으며, 우리가 잘 알다시피 북한은 계속해서 핵 능력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그런 한편 1950년대부터 원자력 발전이 가동되었는데, 1986년 체르노빌과 2011년 후쿠시마에서 폭발과 함께 대량의 방사능이 누출되는 재앙이 벌어졌다. 노후 발전소 가동 연장 문제 등에 첨예하게 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