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문화적 평등신화가 감추고 있는 현실을 읽어내다 문화적 평등론이라는 신화, 그리고 오인 『취미와 사회 권력』은 ‘일본에서 형성된 문화적 평등’ 인식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즉 글로벌화나 문화의 균질화가 하나의 신화로 작동하면서 일본 내 문화적 재생산이 은폐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우열, 젠더의 차이를 정체화로 구분할 수 없는 점을 고찰하기 위해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의 문화자본과 아비투스 개념을 짚어볼 뿐만 아니라, 저자가 직접 조사한 데이터를 통해 부르디외의 이론을 재확인하며 새로운 이론의 창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문화를 ‘주어진 본질적인 형태’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실천으로 간주한다. 특히 문화를 취미와 유사한 것으로 간주해 실천성과 연결하여 해석한 점이 독창적이다. 즉 문화란 문화자본이 투영되어 나타나는, 라이프 스타일이나 취미 같은 하나의 현상이다. 이는 계층과 젠더의 차이로 나타나는데, 그러한 차이를 만드는 조건에 대한 확인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문화적 평등신화나 평등론자는 ‘문화의 이해나 취미 혹은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의문을 갖지 못해 근대화나 민주화를 그대로 수용하고, 이를 추종하는 ‘균질적 인식’에 종속된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문화자본이 만든 문화・계층 효과 이 책은 문화가 가진 정통성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사회관계, 즉 역학・권력관계의 산물이자 자의적인 것으로 본다. 또한 문화의 정통성을 둘러싼 ‘상징 투쟁’으로 인해 지배문화가 되었고, 그것이 정통성을 갖게 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 책에서는 문화적 강요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권력자나 지배층이 취한 문화를 좋은 것 혹은 고상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그것을 피지배층에게 강요하는 과정을 주요하게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적 차이는 문화자본에 의해 탄생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제도로서 학력의 차이와 연결시켰다. 취미 또한 문화자본에 의해 나타난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계층의 재생산이라고 보았다. 부르디외의 이론 중 백미는 문화를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권력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자의적인 문제로 읽어내는 정치학적 시점이다. 이는 문화의 서열성에 잘 드러나며, 지배자의 우월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문화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책은 동질과 배제의 원리가 작동함을 설명한다. 그 원리 속에서 피지배층이 문화를 본질적인 차이처럼 오인하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계층ㆍ차별화된 문화자본에 의해 강요되어 나타난 ‘효과’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적인 차이’로 이해하는 ‘사회적 차이’에 종속되는 것이다. 그것은 문화이면서 계층임을 ‘구조화된 구조’ 혹은 ‘구조화하는 구조’로서의 아비투스를 통해 설명한다. 문화적 재생산이 아닌 ‘문화ㆍ계층ㆍ젠더의 재생산’ 이 책은 부르디외의 논의를 성향 체계의 사회적 소산으로 이해하면서 부르디외의 단일 아비투스와 이를 비판하는 베르나르 라이르(Bernard Lahire)의 복수적 아비투스를 수용한다. 또한 이 책은 한계를 지적하며 직접 조사한 계량적 데이터를 통해 이를 보완하는 동시에 발리언트(Valiant)를 재현해낸다. 그것은 ‘문화적 잡식(Omnivore)’과 상징적 경계의 재구성, 그리고 잡식성 이론이 가지는 한계를 상위문화와 대중문화의 경계 재편을 통해 재구성하는 것이다. 특히 제7장은 문화자본의 획득과 축적성을 논하고, 학력자본의 논리를 보완하면서 ‘계층 재생산’과 ‘문화적 재생산’을 젠더 구조와 연결하여 제시한다. 이처럼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부르디외의 문화적 재생산론에 대한 오인이었다. 부르디외의 문화적 재생산론을 그대로 대입하여 부르디외 이론의 유포에 가담하게 되는 오인이다. 즉 그것은 문화적 재생산 프로세스로서 문화자본과 아비투스가 ‘매개’가 되어 계층이나 젠더가 재생산된 것이라고만 보는 해석이다. 문화에 의한 재생산으로서 계층, 취미, 젠더이지 ‘문화의 재생산’이 아니다. 이 책은 문화적 재생산이라는 이름에 종속되어 사회적 재생산을 묻는 인식을 은폐시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러한 오인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의 제목에 사회와 권력 사이에 띄어쓰기를 했다. ‘사회 권력’이 마치 사회권력인 것처럼 이해하는 ‘선험적 이해’를 재고하기 위함이며 사회와 권력, 즉 사회에 작동하는 아비투스들로서 ‘권력-문화자본’의 형상을 의식화하기 위해 제언하는 하나의 시도였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서구이론=부르디외의 사회학 이론의 특징을 선별하여 데이터 분석에 대입한 것이 아니라, 서구이론=부르디외의 문화사회학의 논리를 학습하고 있지만, 새로운 ‘주체적’ 연구로 나아가기 위한 ‘인식론상의 장애’를 뛰어넘는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