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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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던 사내가 갑자기 눈이 먼다. 이것은 시작일 뿐. 원인불명의 실명은 마치 전염병처럼 익명의 도시, 익명의 등장인물들에게 삽시간에 퍼져버린다. 까뮈의 <페스트> 에서처럼, 불가항력의 재난은 인간성의 다양한 국면을 드러내는 우화적 장치로 십분 활용된다. 2008년 개봉한 동명 영화의 원작. 남편 곁에 있기 위해 실명을 가장하고 함께 수용소에 격리된 안과의사의 아내는 익명의 도시가 아수라로 변해가는 과정을 체험적으로 관찰할 뿐 아니라, 모순과 불의에 맞서 스스로의 존귀함을 공격적으로 지켜내는 역할을 한다.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안과 의사의 아내’는 바로 인간의 선한 면을 상징하고 있다. 이 소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었을 때에야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또한, 처음으로 눈이 멀어 수용소에 갇히는 인물들은 함께 서로의 고통을 나누고, 의지하며 도와가는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라마구는 이들의 모습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본질적인 이유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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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 조지 오웰의 『1984』, 카프카의 『심판』, 카뮈의 『페스트』를 능가하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대작! 체제와 가치의 붕괴를 ‘실명’이라는 전염병으로 날카롭게 풍자한 우리 시대의 우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는 한 도시 전체에 ‘실명’이라는 전염병이 퍼진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 소설은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확실하지 않으며,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 또한 따로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눈이 멀었다’는 사실 그 자체다. 작품 속의 인간들은 물질적 소유에 눈이 멀었을 뿐만 아니라 그 소유를 위해 자신의 인간성조차 잃어버린 장님들인 것이다. 수용소에 강제 격리되어 각자의 이익을 챙기는 눈먼 사람들, 이들에게 무차별하게 총격을 가하는 군인들의 폭력, 전염을 막기 위해 수용 조치를 내린 냉소적인 정치인, 범죄 집단을 방불케 하는 폭도들이 등장한다. 사라마구의 다른 작품들이 이베리아 반도라는 한정된 지역을 배경으로 하여 타문화권 독자들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반면, 『눈먼 자들의 도시』는 과감한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보편적인 내용을 그려 더욱 공감이 간다. 이 소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었을 때에야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만 있지는 않다. 처음으로 눈이 멀어 수용소에 갇히는 인물들은 함께 서로의 고통을 나누고, 의지하며 도와가는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라마구는 이들의 모습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본질적인 이유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은 ‘안과 의사의 아내’는 바로 인간의 선한 면을 상징하고 있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우리를 긴장시키고 놀라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확신을 뒤흔드는 작품이지만, 한번 잡으면 쉽게 놓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사라마구는 서로 베풀고 사랑하며 더불어 사랑하는 진정한 ‘눈뜬 자들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일상에 좀더 주의 깊은 시선을 가지도록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대가의 깊이와 넓이를 느낄 수 있는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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