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정치평론가 미칼 헴이 반어와 풍자 기법으로 그려낸 신작. 이 책에서 저자는 독재자로 성공하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비기를 전수하듯 어떻게 독재자가 되는지, 권력은 어떻게 유지하는지, 어떻게 돈을 쓰고 입고 먹고 하는지 등등을 조목조목 풍부한 예와 함께 설명한다.
많은 근현대 독재자가 출현해 모범을 보이는데 현재도 정권을 잡고 있거나 죽거나 실각한 지 얼마 안 된 독재자도 꽤 된다. ‘아직도 이렇게나 독재자가 많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 책의 주요 출연자 중 한 명인 카자흐스탄의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는 바로 올해 11월 한국을 국빈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다. 12월에는 그가 전 사위를 살해 후 자살로 위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됐다.
독재가 거의 늘 폭력과 희생을 수반하며 그것이 독재를 지양해야 할 제1의 이유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 책도 물론 그런 잔혹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을 ‘위대한 독재자’로, 때로 ‘자상한 어버이’로, 또 ‘전지전능한 신’으로 포장해 선전하는 독재자가 동물적이고 사적인 욕망에 급급해 허덕이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그들의 흉측한 진면목을 직시하게 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