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먹는 가족

모옌 · 소설
3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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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서언 제1몽 붉은 누리 제2몽 코를 찌르는 장미, 장미꽃 향기 제3몽 물갈퀴가 달린 조상들 제4몽 복수기 제5몽 곧 돌아올 작은고모 제6몽 늪지대를 가로지르는 망아지 작품해설 : 띠풀 먹는 가족의 유구한 독백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웅혼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 보이는 여섯 개의 환상적인‘천일야화’ <풀 먹는 가족>은 대대로 씨족 사회를 이루고 살며 들판에서 자라는 띠풀을 씹어 먹는 독특한 풍습을 가진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입안에 넣고 잘근잘근 씹으면 구취가 제거되고 그대로 삼키면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띠풀은 이 마을 사람들이 매우 신성시하는 풀로서, 대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어 살아가는 이 마을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한다. 마을 밖으로 나가본 적이 거의 없는 이 마을의 젊은 남녀 중엔 근친혼으로 인한 기형, 즉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달린 이들이 많다. 작가가 자신의 고향, 까오미 둥베이향에서 어린 시절에 보고 듣고 또 겪었던 일들이 바탕이 된 이 작품은, 제1몽 붉은 누리, 제2몽 코를 찌르는 장미, 장미꽃 향기, 제3몽 물갈퀴가 달린 조상들, 제4몽 복수기,제5몽 추후에 돌아올 작은고모, 제6몽 늪지대를 가로지르는 망아지 총6개의 몽(夢)에 걸쳐 각 몽마다 매우 신비로우면서도 입체적인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과 전설, 신화와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어린 시절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옛날이야기가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꿈결처럼 환상적으로 교차되는 이 작품은 <천일야화>처럼 읽히며, 중국 문단은 가브리엘 마르케스의<백 년 동안의 고독>에 비견하기도 했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 성애와 폭력, 전설과 신화가 표현된 모옌 소설의 주요한 계보를 잇는 작품 <풀 먹는 가족>은 모옌이 1987년에 집필을 시작해 1989년에 완성한 기이하고 다채로운 상상력의 장편 소설로 , <천당촌 마늘종 노래>, 의 계보를 잇는 주요 작품의 하나다. 중국의 한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척박하지만 풍요로운 대지에서 생활하는 선조와 대자연과의 관계가 주로 묘사된 이 작품의 주제와 창작 배경에 대해 작가는 ‘작가 서언’에서 직접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은 1987년부터 창작하기 시작해서 1989년에 완성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풀을 먹는 행위로 영혼을 정화시키겠다는 강렬한 희망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복종심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물갈퀴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 성애(性愛)와 폭력에 대한 시각을 표현했고, 전설과 신화에 대한 견해와 함께 자연스레 사랑과 한을 표출했습니다. 동시에 발가벗겨진 내 자신의 영혼, 추악한 것과 아름다운 것, 밝음과 어둠, 수면 위에 떠 있는 얼음과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얼음, 그리고 꿈과 현실을 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중국 대륙의 작가를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실험적인 걸작! 오랜 기간 사회주의 체제의 작가들은 정치적 속박과 굴레 때문에 문학 고유의 독립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다. 모옌이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인 1980년대는 서서히 문학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며 문학의 쾌락적 가치 발현되던 시기다. 모옌은 그 자신이 농촌 출신으로 중국 농민들의 영혼과 저항정신을 소설의 주제로 형상화해 온 작가이지만 한편 가브리엘 카르케스와 윌리암 포크너를 애독해 온 독자이기도 했는데, 문단에 발을 들여놓은 지 근 십 년 동안, 줄곧 까오미 둥베이향이라는 공간을 리얼리즘적 시각으로 밀도감있게 묘사하던 기존의 창작기법에서 확연하게 변화를 추구한 실험적인 작품이 바로<풀 먹는 가족>이다. <풀 먹는 가족>은 오랫동안 문학을 정치 선전의 그릇처럼 생각해왔던 상흔문학 시대의 중국 작가들에게 하나의 사표(師表)가 되어준 작품으로서, 모옌은 이때부터 진정한 문학이란 등장인물의 자유로운 사고와 등장인물의 입체적인 사고를 통해서 작품을 읽는 독자들에게 정신적인 기쁨을 후련하게 누릴 수 있도록 카타르시스를 안겨다주어야 한다는 쪽으로, 인생관과 세계관이 바뀐다. 모옌은 독특한 형식과 기법을 갖춘 이 작품을 통해 일약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띠풀의 강인하고 질긴 생명력과 생생하고 감각적인 이미지,중국 대륙 최고의 작가라는 힘의 원천이 되어준 고향 장편소설<풀을 먹는 가족>은 누리 떼들의 공격을 받아 인간이 썩은 인육을 먹어야 했던 황량한 들판을 형상화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풀을 먹고 풀과 친숙한 삶을 살아가는 소박한 집성촌 마을이, 도시 공간과 비교하자면 물질적으로는 부족한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상향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결국 대지에서 구원을 얻으며 대지의 산물을 통해서 어머니의 자궁 같은 편안함을 느낄 뿐이라는 것이다. 풀을 씹어 먹는 집성촌 씨족 부락은 중국 산둥성의 척박한 농촌 마을이긴 하지만, 중국 대륙의 어느 농촌 에서나 혹은 지구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마을이며, 언제든지 야기될 법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과거에는 물론 미래 사회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포괄성을 지닌 이야기성을 지닌 작품이라고 하겠다. 영화 <붉은 수수밭>에서 광활한 들판을 배경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수숫대의 선명하면서도 강렬한 붉은 이미지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이번엔 푸른 풀과 자연, 그리고 사랑과 성애 등 원초적이면서도 싱싱한 이미지에 압도될 것이다.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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