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학에서 제재의 폭을 동성애까지로 넓힌 최초의 소설
학창 시절의 추억담을 나누다 보면, 동성 친구나 선배 또는 후배에게 호감을 느끼고 혹시 자신이 레즈비언 혹은 게이가 아닌지 남몰래 고민한 적이 있다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다. 그들이 『소녀, 소녀를 사랑하다』를 읽었다면 어땠을까?
『소녀, 소녀를 사랑하다』는 미국 청소년문학에서 본격적으로 제재의 폭을 동성애까지로 넓힌 소설이다. 작가는 조금의 과장도, 조금의 숨김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사랑을 할 때 생물학적 성별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주인공 리자의 말은 곧 작가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일 것이다. 또 작가는 동성애 선생님인 위드머 선생님과 스티븐슨 선생님을 등장시켜 건강한 동성애의 본을 보여 준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인정함과 동시에 자신들이 잘못된 게 아니라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가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흔들림 없는 연인이자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나와 다른 소수지만 그들도 나와 다름없는 사람이라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즉, 동성애는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만 다른 누구는 콜라를 좋아하는 것처럼, 취향의 문제이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에둘러 말하고 있다.
『소녀, 소녀를 사랑하다』는 이제 막 성정체성이 확립되는 청소년들과 동성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워 줄 것이고, 그들을 지켜 보는 다수의 일반인들에게는 나와 다른 소수자들을 따뜻하고 건강한 시선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이해심을 심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