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전쟁

김현아
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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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계급과 성별, 지위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그리고 다른 현실을 만들어낸다. 한국·베트남 전쟁의 기록에서 ‘여성의 목소리‘는 없다. 언론은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나 전쟁을 수행하는 남성들만 이야기 했을 뿐, 여성들에 관해 묻지 않았다. 오랫동안 전쟁의 기억을 글로 복원해 온 저자가 여성들이 겪어낸 전쟁의 참상과 상처를 듣고 기록했다. 가부장제와 군사문화가 결합한 성차별 의식이 어떻게 여성을 소외시켰는지 들여다봄으로써, 이 사회가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알게 하고, 일상 폭력에 대항하는 감수성 훈련을 위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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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의 말: 할머니에게, 전쟁 _이길보라(작가, 영화감독) 들어가며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고 기록한다는 것 1장 여성과 남성, 사적 경험과 공적 기록의 경계 아무도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의 타자로 살아야 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녀에게 국가는 없었다 그리고 이들은 침묵을 강요받았다 2장 여성주의 역사 쓰기, 함께 기억하기 여성 빨치산, 이미지와 실체 사이 여자, 끝나지 않은 싸움 엄마의 기억 딸의 기록 생의 회귀점, 어머니의 몸 어머니의 말 3장 베트남, 전쟁·여성·기억 거실과 부엌의 경계에 선 여자들에게 말 걸기 떠난 이의 몸, 남은 이의 전쟁 잊혀지지 않은 여전사 여자가 보이지 않는 기억의 전쟁 초대받지 못한 이야기 나오며 나를 비롯한 또 다른 ‘사’들에게_이슬아(작가, 일간이슬아 발행인)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지금, 그녀들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할 이유 전쟁은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가부장적 질서의 구조적인 폭력 안에서 싹튼다. 전쟁이 선포된 바 없어도 여성들은 가까운 남성들에게 폭력을 당하고, 밤늦은 시간에 택시를 타고 가다 성폭행을 당한다. 여성을 가두는 공포, 그것은 보이지 않기에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있기에 대항하기 어렵다. 전쟁이 아닌 시기에 구조적으로 형성되어 성별화된 폭력은 전시에는 합법적으로 장려된다. 같은 나라 여성에게 향했던 폭력이 다른 나라 여성으로 옮겨간 것일 뿐, 여성이 대상이라는 점은 같다. 이렇듯 각각 다르게 보이는 경험이 어떻게 성차별 의식을 만들어내고 구조화되어 억압으로 작동하는지 저자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낸다. 일상의 폭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여성에 대한 성차별 의식을 바꾸어낼 때만이 전쟁 중, 아니 지금도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구조에 균열을 낼 수 있다. 우리에게 전쟁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고 기록한다는 것 기억은 계급과 성별, 지위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그리고 다른 현실을 만들어낸다. 특히 전쟁과 관련한 기록에서‘여성의 목소리‘는 없었다. 언론은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나 전쟁을 수행하는 남성들만 이야기했을 뿐, 아무도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다. 듣더라도 사적인 기억으로 치부했다. 여성이 전투.간호.노동 등 모든 분야에 참여했는데도 전쟁이 남성의 영역으로만 여긴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의 경험과 기억을 공식적인 역사에서 제외하거나, 은폐하거나, 삭제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쟁이 개개인의 삶에서 어떻게 의미화되었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봄으로써 일상에서 폭력이 용인될 때 전쟁 같은 비일상적 시공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말한다. 가부장제와 군사문화가 결합한 성차별 의식이 어떻게 여성을 소외시켰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경험이 무엇인지를 살펴 기록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 책은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전쟁의 기억을 글로 복원해 온 저자가 여자들이 겪어낸 전쟁의 참상과 상처를 듣고 기록한 구술 생애사이다. 이리저리 흩날리는 그녀들의 말을 공글린 저자의 산문은, 공적 기억에서 소외되었던 또 다른 역사이다. 2004년 출간되어 절판된 책을 2018년 전환의 시기를 맞이한 이때 새로 정리하여 선보이는 까닭을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을 다시 내야겠다고 생각한 건 작년 가을 무렵이다. 북미회담이 열리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지금 돌이켜보면 까마득하지만 불과 1년 전 이맘때만 하더라도 금방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이 감돌 때 나는 가장 먼저 이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다. 전쟁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 때, 전쟁이 무엇을 파괴하는지 알 때 비로소 NO WAR, 이 땅에서의 평화가 간절할 것이기에.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전쟁을 막기 위해 그녀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여자들에게 평화로운 세상은 모두에게 평화로운 세상이다.” 여성주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전쟁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일에 남성의 관점에서 역사를 해석하는 틀은 여성이 하는 자녀 양육과 경제활동, 보살핌의 영역을 공식적인 역사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런 일들은 비정치적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지속하는 사적 체험으로 간주했다. 더구나 한국전쟁을 경험한 여성 대부분이 공교육을 받지 못했고 공적 장에서 활동한 경험이 드물었다. 그런 이유로 그녀들의 말은 남성 중심의 언어로 구성된 공적 역사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전쟁이 끝난 후는 어땠을까? 전쟁이 마치 남성의 영역이라는 듯 ‘남성’‘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전해졌고, 그들의 시선으로 전쟁 담론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들의 자료에는 문제의식이 빠져 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성을 향한 폭력이 전쟁 때 일어나는 그것과 긴밀히 연결되고, 근본적으로 두 경우는 같다는 문제의식. 가정폭력은 남성 개인의 인성 문제로 인식되고, 강간은 여성의 처신과 관련이 있다는 관습은 깨지지 않고 반복된다. 여성이 맞다 죽어도 사적 공간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수많은 강간이 일어나도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일이어서 오히려 사회문제가 되지 않는다. 함께 기억하기 자기 삶에 투영하기 말하기를 거세당하고 살아온, 말이 목까지 차올라 있는 여자들이 풀어놓은 증언을 시적 감수성으로 감싸 안은 저자의 문장은, 전쟁 ? 가난 ? 분단 등 현대사의 수렁을 지나온 그녀들의 시간 위에 우리가 있음을 일깨운다. 그리고 오늘을 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저자가 두텁게 전하는 그녀들의 언어를 몸으로 느끼고 기억하며 자기 삶에 투영해 볼 일이다. “너무 많은 부위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이 책에 있다. 전쟁이 끔찍하게 박살 내버린 바로 그 시점에 붙들려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 처참한 마음을 말해보지 못한 사람들. 전쟁을 겪었으나 기억되지 않은 여자들. 이 책을 완성하기까지 저자가 거쳤을 오랜 여정을 헤아리다가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들이 여럿 떠올랐다. 너무 중요한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잃어서 가슴이 텅 빈 이들. 그래서 상실 이전으로는 영영 돌아갈 수 없는 이들. 그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대충 지나치지 못한다. ‘이 가슴도 저 가슴도 다 같다 아이가’라고 했던 한 할머니의 말처럼, 슬픔에 관한 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영혼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 구경꾼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고, 타인의 고통을 공유하여 사회적인 것으로 만드는 일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몫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질문을 건네기는 몹시 조심스러운 일이다. 어떤 이야기는 묻는 것만으로도 그를 너무 고통스럽게 만드니까. 질문보다 대답은 몇 배나 힘겨울 테니까. 그런데도 계속해서 질문했던 사람이 있어서 나는 그녀들의 서사를 이렇게나마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찾아가고 만나고 듣고, 목소리를 모으고 글로 옮기고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 그 일을 하는 저자의 태도와 시선을 배우며 이 책을 읽었다. 쓰이지 않았으면 영영 말해지지 않았을 생애사. 저자의 말대로‘들으려고 하는 사람이 무엇을 듣고자 하는가에 따라 그녀의 발언 가치가 결정’된다면 나 역시 또 다른 그녀들을 만날 때 최선을 다할 테다.” (이슬아_ 작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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