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를 확신하는 사람은 난감하다
“No”라고 말하지 못하면 불행해진다
베스트셀러 《약간의 거리를 둔다》의 작가이자,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한 일본의 소설가 소노 아야코가 전하는 ‘관계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이 책 역시 짧지만 함축적 언어로 인생의 묘미를 표현하는 소노 아야코식 글쓰기가 돋보이는 책으로, 타인과 나는 다르며, 또 절대 같아질 수 없음을 상기시킨다. 이를 통해 타인으로부터의 강요는 물론, 나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대로 인한 스트레스로부터 편안해지는 기본기를 다져준다.
《타인은 나를 모른다》가 인간관계의 난점을 풀어가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소노 아야코의 연륜은 미담과 교훈으로 표출되지 않는다. ‘자신의 약점에 눈을 감지 않고는 타인을 험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의로 한 일이라도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다’, ‘원망하지 말고 말한다’, ‘인간은 득이 될 때 진실도 말하고 거짓말도 한다’는 식으로 복잡미묘한 인간 내면의 모순을 건드려줄 뿐이다. 저자는 실마리를 던져줄 뿐 난제를 풀어가는 쾌감은 독자의 몫이 된다. 이처럼 무심한 듯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것은 ‘인간관계’야말로 소노 아야코의 삶과 문학에 있어 끊임없이 풀어내고자 했던 화두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