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꿈의궁전
모텔꿈의궁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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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그때 그 사인이 눈에 들어왔다. 텅 빈 을지로에 휑한 가림막에 허공을 가르키고 있는 화살표가, 자간이, 활자가, 여의치 않은 모든 것들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 2호선과 5호선 환승구간인 지하철역과 간선버스 정류장, 외국인 여행자들이 주로 머무는 국도호텔, 낮 동안 을지로에 머무는 직장인들, 이것들이 만나는 모서리에 아무도 가지 않는 모텔, “꿈의궁전”의 위치를 알리는 사인은 매일 선명하다.” - 작가일지 중
서울은 그렇게 불쑥 말을 걸어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이게 뭐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ㅋㅋㅋ” SNS에 업로드 한다. 만우절이었던 그날 임효진 앞을 불쑥 가로막은 건 공사판 가림막에 설치된 “모텔꿈의궁전” 표지판이고, 화살표는 거짓말처럼 허공을 가르키고 있었다. 그는 표지판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은 표지판이 돌연 사라진 12월까지 이어졌다.
굳이 설명하자면 임효진의 ≪모텔꿈의궁전≫은 서울의 한 공사 가림막과 그 앞을 지나는 사람들을 촬영한 스냅사진 연작이다. 그러나 사실을 열거한 이 문장은 ≪모텔꿈의궁전≫을 완벽히 설명함과 동시에 완벽히 비껴간다. 임효진이 사진에 담은 건 쉽게 언어화되지 못한 어떤 시선이다. 그 시선은 이곳에서 나고 자라 어쩔 수 없이 이곳을 살아가는, 그러니까 이곳을 떠나겠다며 이민과 워킹홀리데이를 알아보는, 그러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북유럽풍 가구를 스크롤 하다 체리 색 몰딩을 마지막으로 보고 잠드는, 뭘 포기한 세대라고 호명되지만, 자신을 부르는 줄은 몰랐던, 어떤 사람들이 공유하는 시선이다.
그러니까 ≪모텔꿈의궁전≫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서울이자 우리가 매일 보는 바로 그 서울을 담았다. 을지로 4가를 매일 오가는 모두가 보았지만, 누구도 보지 못한 바로 그 “모텔꿈의궁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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