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퀴어, 불구

앨리슨 케이퍼 · 인문학/사회과학
5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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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미래를 장애 없는 미래로 상상하는 것, 좋은 미래가 장애가 근절되는 것으로 가정하는 관점이 비장애중심주의적이고 장애 억압적 역사에 의해 오염된 것이라고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비장애중심주의는 마치 자본주의가 그러하듯 대기처럼, 공기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광범하게 퍼져 있는 강력한 이데올로기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를 개인의 불행이자 극복해야 할 역경으로 보면서 장애를 개별 장애인의 문제이자 탈정치적인 문제로 대놓고 말하는 보수 진영뿐 아니라 비판이론 혹은 진보적 사회운동 안에서조차 장애는 경합하거나 논쟁적인 개념이 아니라 자명한 사실, 자연적인 것으로 취급되면서 탈정치화되고, 당연히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에 저자는 장애에 관한 다른 미래를 상상할 것을 제안하며, 미래와 시간에 관한 기존의 관념들이 강제적 비장애신체성/강제적 비장애정신성에 복무하도록 배치되는 방식들에 도전한다. 다양한 장애의 미래는 장애에 대한 현재의 관점과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며, 고로 장애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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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의 글 불량한 존재들의 미래를 짓고 잇는 작업 | 김은정 감사의 글 표지 설명 들어가는 글 상상되는 미래 1. 장애학의 시간과 불구의 미래 2. 일치한 시간과 어긋난 시간: 애슐리 X 3. 페미니즘적 미래에 대한 논쟁: 미끄러운 경사로, 문화적 불안, 농인 레즈비언의 사례 4. 누구를 위한 미래인가?: 〈전하라〉 광고판 해방하기 5. 사이보그와 불구: 비판적 만남 6. 자연의 몸: 장애의 환경 정치 7. 접근 가능한 미래, 미래 연합 부록 옮긴이의 글 주(註)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장애가 사라진 미래는 ‘좋은’ 미래인가? 그것은 당연한 가정인가? 비장애중심주의와 정상화에 도전하는 장애학의 질문! 불구의 미래와 불량한 존재들이 연합하는 불구의 정치로의 초대! “더 접근 가능한 미래를 상상하면서, 나는 장애를 정치적이고 가치 있으며 완전한 것으로 이해하는 ‘어딘가’, ‘언젠가’를 갈망한다.”_들어가는 글 가운데 1. 미래에서 사라진 장애의 자리를 찾아서 # 농인 레즈비언 커플이 농인 남성의 정자를 선택해 임신한 것, 즉 장애를 선택한다는 것은 이기적이거나 자연스럽지 않은 일인가? # 세심하게 설계된 페미니즘적 유토피아가 장애가 근절된 공간으로 그려지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가? # 임신중지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장애가 있는 태아를 근거로 삼는 것, 기형을 공포로 재현하며 독성물질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환경운동에 문제의식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 마비 장애인을 움직이게 하는 등 기술의 발전이 장애를 ‘정상화’하는 데 쓰이는 것은 ‘좋은’ 미래의 모습인가? 우리가 상상하는 좋은 미래의 모습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제도와 기술이 진보한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미래에 무엇을 남겨두고 무엇을 삭제하고 무엇을 변화시키고자 할까? 아마도 사람들은 계급, 젠더, 인종으로 인한 차별과 억압이 없는 세계를 그리는 데는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그 세계에서 장애와 질병은 어떤 자리로 존재할까? 아니, 그 자리가 있기는 할까? 확실히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좋은’ 미래의 모습은 아마도 의료 기술과 재생산 기술의 발달을 통해 장애와 질병이 예방되고 치유되어 근절된 모습일 것이다. 많은 이가 장애의 미래, 치유될 가망이 없는 미래는 오직 불행하며, 비통한 것일 뿐이라고 여긴다. 장애의 미래는 오직 그렇게 결정되어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더 나은 삶과 미래에서는 손상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은 의심 없이 수용된다. 그리고 이러한 가정은 장애를 논쟁이나 경합, 이견이 없는 탈정치화된 영역으로 밀어 넣는다. 장애는 문화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것, 유동적인 것이 아니라 고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 책은 장애의 미래를 장애 없는 미래로 상상하는 것, 좋은 미래가 장애가 근절되는 것으로 가정하는 관점이 비장애중심주의적이고 장애 억압적 역사에 의해 오염된 것이라고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비장애중심주의는 마치 자본주의가 그러하듯 대기처럼, 공기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광범하게 퍼져 있는 강력한 이데올로기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를 개인의 불행이자 극복해야 할 역경으로 보면서 장애를 개별 장애인의 문제이자 탈정치적인 문제로 대놓고 말하는 보수 진영뿐 아니라 비판이론 혹은 진보적 사회운동 안에서조차 장애는 경합하거나 논쟁적인 개념이 아니라 자명한 사실, 자연적인 것으로 취급되면서 탈정치화되고, 당연히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이에 저자는 장애에 관한 다른 미래를 상상할 것을 제안하며, 미래와 시간에 관한 기존의 관념들이 강제적 비장애신체성/강제적 비장애정신성에 복무하도록 배치되는 방식들에 도전한다. 다양한 장애의 미래는 장애에 대한 현재의 관점과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며, 고로 장애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케이퍼는 이 불구의 정치를 향한 상상력을 위해 널리 알려진 저작, 이론, 광고, 소설, 사회운동 등을 치밀하게 읽어내면서, 질병과 장애의 문제가 어떻게 인종, 계급, 젠더, 지역, 국가, 생태환경과 불가분으로 결속되어 있는지를 질문하고, 그간 개별적으로 논의되어온 환경정의, 재생산 정의, 사이보그 이론, 트랜스젠더 정치, 장애학 등의 여러 이론, 운동, 정체성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업을 수행해낸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억압 역시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다중적이고 동시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한다는 이해를 할 수 있게 되고 불화하더라도 정상성에서 미끄러진 존재들의 연대를 상상할 수 있게 된다. 2. 장애를 이해하는 대안적 관점: 장애의 정치적/관계적 모델 이처럼 장애의 미래가 바로 장애에 대한 현재의 이해와 가정에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저자는 장애를 이해하기 위한 대안적 모델과 관점을 제시한다. 장애에 대한 주류적 이해는 개별 인간이 겪는 사적인 문제, 의지로 해결될 수 있는 ‘장애의 개별적 모델’ 혹은 장애를 의학적 사실로 다루며 비정상적 신체와 정신을 치료하는 것을 장애에 대한 적절한 접근으로 여기는 ‘장애의 의료적 모델’에 기반한다. 장애의 개별적/의료적 모델에서 장애는 특정한 몸과 마음에 내재한 개별 인간의 문제적 특성이자, 오로지 의료적 문제이자 객관적 사실로 여겨진다. 반면 장애와 손상을 구분하는 장애의 사회적 모델이 존재하는데, 이에 따르면 손상은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지칭하며, 장애는 손상에 기초한 사회적 배제를 나타낸다. 말하자면 장애를 만드는 것은 손상이 아니라, 사회적 혹은 건축학적 장벽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손상과 장애는 모두 사회적인 것이며(손상을 엄밀하게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일반적인 몸’이란 매우 특정한 몸이 아니던가), 손상과 장애의 구분이 오히려 손상이 있는 사람들의 현실을 지울 수 있음을 지적한다(가령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구조적 변화가 그들의 통증을 멈추는 데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저자는 장애에 대한 이해를 양분해온 기존의 두 가지 관점을 모두 비판하며, 장애는 상호작용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경험되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장애의 (손상을 포함한) 모든 영역을 논의의 대상으로 보는 장애의 정치적/관계적 모델을 제안한다. 이 모델은 장애의 개별적/의료적 모델의 관점과는 달리 장애가 “개별적인 몸과 마음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종류의 몸, 마음, 존재 방식을 배제하고 낙인찍도록 구축된 환경과 사회적 패턴에 존재한다”라고 본다. 가령 휠체어 이용자의 문제는 개별적/의료적 모델을 통해 보자면, 의학적 개입을 통해 잘 해결될 것이며, 그렇게 해결되지 않을 때는 친구나 가족에게 의존해 이동성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반면 정치적/관계적 모델에서 이 문제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건물, 차별적 태도 등에 있으므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이고 정치적 문제가 된다. 하지만 정치적/관계적 모델은 의학적 개입을 거부하는 것은 아닌데, 다만 그 의학적 개입에 여러 편향된 사고가 물들어 있음을 인정하고 의료적 모델의 정치성과 관계성을 더욱 인식하기를 요청한다(가령 의료적 개입은 경제적 관계와 현실과 매우 유관하며, 문화적 이데올로기와 분리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정치적/관계적 모델은 사회적 모델이 주변화시키는 (의학적 개입을 원하는) 장애인을 포함하는 한편, 장애의 사회적 모델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장애중심주의의 전반적 영향력을 설명해낸다. 가령 키가 작은 아이에게 성장호르몬 ‘치료’를 가하거나, 장애인 당사자가 아닌 그 친구나 가족이 겪는 비장애중심주의적 장벽은 사회적 모델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케이퍼는 이 대안적 관점을 통해 우리가 장애의 문제를 생물학적인 것/사회적인 것, 의학적인 것/문화적인 것 등의 근대적 이분법에서 벗어나 접근할 것을 요청한다. 장애는 애초에 불안정한 개념이며(그렇지 않다면 그 수많은 제도와 기관에서 장애의 정의를 그렇게 꼼꼼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을까?), 장애의 범주는 특정한 마음과 몸에 내재한 것이 아니라 장애와 질병이 있다고 분류되어 결과적으로 차별을 경험했기에 발생한다. 우리는 이제 장애라는 개념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데서 출발해, 장애의 모든 면을 관계적이고 정치적인 자리로 끌어와 경합과 논쟁의 자리로 만들고 장애를 둘러싼 당연하다고 여겨져온 가정을 심문하고 뒤집고 해체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3. 장애의 렌즈로 정상화에 도전하기 케이퍼는 이 장애의 정치적/관계적 모델 안에서, 페미니즘과 퀴어 이론의 자원을 불구화하면서 사회 모든 영역에 비장애중심주의와 그 가정이 어떤 모습과 방식으로 우리의 시공간에 광범하게 존재하는지 들춰나간다. 1장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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