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소설가

오르한 파묵 · 에세이
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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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소설을 읽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9 2. 파묵 씨, 당신은 이러한 것들을 정말로 경험했나요? 37 3. 소설의 캐릭터, 플롯, 시간 59 4. 단어, 그림, 사물 87 5. 박물관과 소설 115 6. 중심부 145 에필로그 173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파묵 씨, 당신은 이런 것들을 정말로 경험했나요? 스탕달에서 도스토옙스키까지, 『천일야화』에서 『안나 카레니나』까지 캐릭터에서 플롯, 그리고 소설의 중심부 찾기까지 문화의 변방 터키에서 고전을 통해 독학으로 소설을 써 온 노벨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들려주는 소설 창작의 비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The Naive and the Sentimental Novelist)』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2008년 가을, 오르한 파묵은 하버드 대학의 ‘찰스 엘리엇 노턴’ 강연에 초청받는다. 이는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 등이 강단에 섰던 유서 깊은 강연이다. 파묵은 여섯 차례의 노턴 강연을 통해 35년 동안 소설에 매진해 온 자신의 문학 여정을 털어놓는다. 촉망받던 화가 지망생이 소설을 통해 난생처음 자유의 감각을 느끼고 홀로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해, 사실주의와 모더니즘을 오가며 좌충우돌하는 시기를 거쳐 마침내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서기까지, 소설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인생을 개척한 한 남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의 소설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정거장에 들렀는지, 소설 형식과 예술이 내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는지, 내가 어떤 예술적 한계에 부딪쳤는지, 또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매달렸는지, 이론적 측면이 아니라 개인적인 모험으로써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소설 예술에 관해 숙고할 계기를 제공하는 일종의 논문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 책은 내가 소설에 대해 아는 것들과 배운 것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총체입니다. 나에게 소설에서 가장 중요해 보이는 것들을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176쪽) 이 책의 원제 ‘The Naive and the Sentimental Novelist’는 프리드리히 실러의 “Uber naive und sentimentalische Dichtung”이라는 논문에서 따온 것이다. 이 논문은 국내에서 「소박 문학과 감상 문학」, 「소박한 문학과 성찰적인 문학」, 「소박한 문학과 감상적인 문학에 관하여」 등으로 번역되었고, 이 책에서도 「소박한 문학과 성찰적인 문학」으로 번역했다. 실러의 논문에 따라, 파묵은 소설의 기교를 인식하지 않고, 즉 소설을 쓰는(읽는) 데에 인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으면 ‘소박한’ 작가(독자)로 규정하고, 반대로 소설을 읽거나 쓸 때, 소설에 사용된 기법과 독서 과정에서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면 ‘성찰적인’ 작가(독자)라 규정한다. 한국어 제목을 ‘소설과 소설가’로 붙인 것은, 이 책에 파묵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을 공부하고 마침내 세계적인 소설가로 성장하기까지의 여정이 잘 드러나 있을 뿐 아니라,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포크너, 조이스, 보르헤스 등 위대한 소설가들의 소설을 통해 소설의 안과 밖을 해부하고 소설 이론을 풀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화가 지망생이었던 청년이 세계적인 작가가 되고 노벨 문학상을 받기까지 “파묵 씨, 당신은 ‘소박한’ 소설가입니까, 아니면 ‘성찰적인’ 소설가입니까?” 오르한 파묵은 일곱 살부터 스물두 살까지 화가를 꿈꾸었다.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에도 나와 있듯이, 그는 대가족 속에서 성장하면서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더욱 그림에 몰두했다. 특히 두 살 위인 형은 소문난 수재였기에 학업으로는 그와 경쟁할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그러다 그는 스물세 살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가족의 결정에 따라, 그리고 할아버지나 아버지나 삼촌처럼, 공과대학에 들어가 건축학을 공부하고 있었지만, 학교마저 그만두고 틀어박혀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화가가 되겠다고 했을 때도 “이 나라에서는 아무도 자신이 그린 그림을 팔아서 먹고살 수 없다. 넌 비참하게 살 것이고, 무시당할 것이고, 평생을 콤플렉스와 불안에 싸여 예민한 상태로 살아갈 거야.”라고 했던 가족들은, 소설가가 되겠다는 그에게 “오르한, 사람은 스물두 살 때 인생을 알 수 없단다. 나이를 좀 먹고 인생을, 사람들을, 세상을 경험해 봐. 그런 다음에 소설을 써!”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소설 한 권을 쓰고 나면 다시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생활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파묵은 그들에게 “소설은 우리가 인생을, 사람을 알기 때문에 쓰는 게 아니에요. 다른 소설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써 보고 싶기 때문에 쓰는 거라고요!”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결국 그는 그렇게 소설을 읽고 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여덟 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하고 노벨 문학상을 비롯한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휩쓴 소설가가 되었다. 파묵은 그림을 그리는 것과 소설을 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소설은 오로지 이성으로 쓰고, 그림은 오로지 재능으로 그리는 것 같습니다.”라고 밝힌다. 즉 그림을 그릴 때는 더 천진하고 소박하며, 소설을 쓸 때는 더 성숙하고 성찰적이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는 손이 이끄는 대로 선을 긋고 색을 칠한 후에야 이성이 그것을 이해하지만, 소설을 쓸 때는 이성의 힘에 보다 더 이끌리는 자신을 느낀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일곱 살부터 화가를 꿈꿔 왔던 파묵이기에, 그는 소설을 쓸 때도 사건과 장면을 ‘그림’처럼 묘사하곤 한다. 소설 속에서 그림을 그릴 때의 습관이 발견되는 것이다. 이는 “단어들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라는 말로 잘 설명될 수 있다. 파묵은 독학으로 소설 쓰기를 공부했다. 그는 열여덟 살에서 서른 살까지, 특히 대학을 자퇴한 후에는 가족들이 걱정할 정도로 집 안에만 틀어박혀 책을 읽었다.(“소년은 소설가가 되리라 결심하고 아버지의 불 꺼진 서재를 더듬어 빼낸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 나갔지요.”) 소설 읽기를 통해 소설 쓰기를 공부했던 것이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토마스 만,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 윌리엄 포크너 등 위대한 작가들의 소설을 읽으면서, 그는 “옛날 표현을 빌리자면, ‘나의 목소리’를” 찾게 되었다. 그는 특히 “이 세상 모든 소설 가운데 가장 위대한 소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완벽한 소설”이라고 여기는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소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만의 소설 이론, 소설 작법을 구축해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열여덟 살에서 서른 살 사이에, 소설을 아주 열심히 읽었습니다. 이스탄불에 있는 내 방에서 밤을 새워 가며 읽었던 모든 소설은 나에게 우주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 우주는 백과사전이나 박물관 못지않게 인생의 모든 면을 세세히 알려 주었고, 나의 삶 못지않게 인간적이었으며, 오로지 철학이나 종교에서나 발견할 수 있을 심오하고 포괄적인 바람, 위로 그리고 약속 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나는 세계의 본질을 알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내 정신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꿈속에 잠긴 기분으로 다른 모든 것을 잊고 소설을 읽곤 했습니다.(34쪽) 그는 ‘노턴 강연’을 준비하면서 지난 35년 동안의 문학 여정을 그려 보고, 소설을 읽고 또 쓰면서 느끼고 깨닫게 된 소설 이론을 정리한다. 그리고 그는 “‘소박한’ 동시에 ‘성찰적인’ 영혼을” 가진 소설가가 되기 위해 계속 읽고 또 써 나갈 것을 다짐한다. “오랜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새로운 여행을 앞둔 사람처럼, 그동안의 여정에 관해 얘기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들려주는 소설 창작의 비밀 “어쩌면 지금 나는 직업상의 비밀을 너무 많이 털어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작가협회에서 제명당할지도 모르겠군요!” ㆍ 『내 이름은 빨강』 속 색깔들이 말을 하기 시작한 이유 『내 이름은 빨강』에서는 그림 속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색과 사물 들까지 말을 하도록 했는데, 나는 어떤 세계(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다시 구성하고 싶었던)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독자들 역시 그곳으로 끌어들일 수 있음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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