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단짝

전작 <내 멋진 남자친구>에서도 알 수 있었듯 지은이 이미애는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그 아이들의 생활과 심정을 그려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은비와 유경이의 우정을 담은 이번 이야기에서 역시 마찬가지. '우정이란 소중한 것이야' 또는 '우정을 위해서는 노력도 많이 해야 하는 거야' 등의 교훈은 이 동화에서 그리 강조되지 않는다. 그저 두 아이의 생각과 행동에 공감하며, 맞장구치며 따라가다 보면 즐거운 결말과 함께 마음 속 한 켠으로 친구란 그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유경이는 머리도 짧고 행동도 선머슴 같은 왈가닥이다. 엄마에게는 '교수 아줌마'라 불리우는 절친한 친구가 있는데, 어느 날 교수 아줌마가 외국으로 연수를 떠나자 유경이는 '교수 아줌마'의 딸과 함께 살게 된다. 하지만 긴 머리에 치마가 잘 어울리는 교수 아줌마의 딸 은비는 유경이에게 공주병에 걸린, 친해지고 싶지 않은 아이다. 이 두 아이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고, 유경이는 은비에게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면서 둘은 우정을 향한 고비 하나씩을 넘기 시작한다. 유경이의 이야기를 주로 하되 은비가 화자가 되어 끌어가는 이야기를 끼워넣어 두 아이의 생각과 입장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다. 또 하나 즐거운 것은 이런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이야기에 꼭 맞는 깜찍한 그림을 보는 즐거움! 밝은 원색들로 깔끔하게 칠해진 그림들이 예쁘고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