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 문명의 방향을 바꿔놓은 세기의 두 과학자가 공유했던 불편한 진실, 마야 문명의 빛을 밝힌 예언자 칠람발람의 정체, 사라진 유다의 복음서, 5백 년 전 콜럼버스의 항해지도에 경도와 위도가 존재했던 이유, 한 번도 실재한 적 없는 예수의 초상화 그리고, 2천 년간 제왕들의 운명을 손안에 쥐고 흔들었던 롱기누스의 창에 새겨진 열두 문자의 의미는? 《신의 달력》은 독특한 소재와 경계를 가늠할 수 없는 상상력으로 주목받아 온 작가 장용민이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해온 프로젝트 소설이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로 한국 팩션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가 이번에 주목한 것은 인류 최대의 관심사인 종말론. 2012년을 목전에 두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고대 마야 문명의 묵시록과 사라진 유다의 복음서 등 기독교의 가려진 부분들, 인류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한데 엮어낸 작가의 담대한 상상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이 작품은 구상 단계에서부터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작업이 진행되었다.(현재 김영하, 조경란 작가의 작품을 성공적으로 해외에 소개한 임프리마 에이전시를 통해 해외진출을 모색 중이다.) 전작을 통해 한국적인 소재를 가지고 영상 세대가 요구하는 즐거움을 최대한 구현해내는 데 천착했던 장용민은 이번 작품에서 상상력을 제한하는 외적인 조건들을 모두 벗어버리고자 노력했다. 《운명계산시계》 이후 10년에 가까운 공백기를 거치면서 그가 계속 고민했던 것은 거창한 이념이나 우리 삶과 밀착된 공감의 요소들을 내세우지 않고서도 독자에게 읽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이야기, 나아가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고 다른 문화권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소설을 어떻게 하면 쓸 수 있을 것인가였다. 이를 위해서 문화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넘어서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들을 계속 수집해나갔고, 그 5년여의 자료 수집 과정 끝에 도달한 것이 바로 졸킨, <신의 달력>이다. 고대 마야 문서의 해석이 진행되면서 그들의 경이로운 천문학과 수리학의 발전 수준과 더불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2012년의 종말론, 그러나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 종말의 진행과정에 대한 묘사가 전혀 다른 문명권인 기독교의 종말론과 유사하다는 것, 그리고 성경의 기록에서 예수가 사라진 시기에 마야 문명에 나타난 동방의 신 케찰코아틀이 키가 크고 구레나룻을 기른 전형적인 백인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매혹된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삭제된 성경 판본들, 예수의 초상화의 비밀, 남극에서 발견된 황금 비행체 등 다양한 역사적 비사들을 결합시켜 하나의 범지구적인 미스터리를 구성해냈다.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불행한 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신에 대한 믿음을 빼앗긴 주인공이 21세기 뉴욕의 한복판에 나타난 불멸의 존재를 추적하며 그가 왜 인간의 역사에 관여하는가를 묻는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고대 마야 문서에 기록된 종말의 예언이 서구 문명의 2천 년 역사와 겹쳐지며 진행되는 인류 멸망의 카운트다운이다. 여기에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공중도시 라퓨타와 마추픽추를 결합시키는 등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해 두 문명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범죄 심리 드라마와 액션의 즐거움을 절묘하게 삽입해 읽는 재미를 무한대로 증폭시켰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팩션의 미덕과 미스터리의 박진감을 모두 갖춘 이 소설은 오랜 공백기를 거친 작가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을 한번에 보상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