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은 "그래서 어쩌라고?"가 절로 나오는 갑갑한 상황들. 그런 마음속에 들어왔다가 나간 것처럼 꼭 집어주는 만화가 실키의 그림 에세이. '좋게 가자', '너 되게 예민하다' 등등 흔하게 듣지만 들을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말들에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우리 일상 속 정신적 정체 구간들. 실키 작가는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의 구간들을 어딘가 이국적이고 거친 선으로 과감하게 표현한다. 게다가 각 그림에 붙은 촌철살인의 제목들은 그림이 못다 한 말들을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성별도 나이도 없는 <나 안 괜찮아> 속 캐릭터들에게서 답답한 일상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작가가 인도에서 공부하던 당시에 카페에서 버스에서, 노트에 영수증에 틈틈이 끄적거린 그림(doodle)들이 담겨 있다. 이 만화들은 'silkidoodle'이라는 아이디로 2만여 명이 구독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비롯해 각종 SNS에 연재되면서 꾸준히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왔다. 단컷이나 2, 4컷 만화로 이루어진 실키 작가의 그림 저변에 깔린 것은 사람들 속에 혼자 있을 때 문득 나를 공격하는 슬픔, 외로움, 자괴감이다. 내 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나와 감정을 공유하는 실키의 만화는 시니컬한 블랙코미디로 누구나 갖고 있는 내면의 지질함과 말로 표현 못 할 미묘함을 짚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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