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접어들 때에

우애령 · 소설
2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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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 이후 7년여 만에 묶어낸 소설가 우애령의 세 번째 창작집. 상처와 고독의 비망록으로 읽히는 소설 12편이 담겨 있다.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우리들의 근원적인 심성을 돌아보는 진지한 소설집 <당진 김씨>, 상처받은 이들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들인 <정혜>에 이어 독자들을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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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나는 잘 지내고 있어 골목길 접어들 때에 방문객 사막 여행 와인 바에서 자살 연구 코끼리는 기억한다 선유실리 용의 친구 라쇼몽 아래에서 피크닉 정희의 결혼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골목길 접어들 때에》는 《정혜》 이후 7년여 만에 묶어낸 소설가 우애령의 세 번째 창작집이다. 상처와 고독의 비망록으로 읽히는 소설 12편이 담겨 있다.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우리들의 근원적인 심성을 돌아보는 진지한 소설집 《당진 김씨》, 상처받은 이들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들인 《정혜》에 이어 독자들을 찾게 되었다. 마음 안에 깊은 심연 혹은 사막을 지닌 채 아주 최소한의 것만 취하며 식물성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인 우애령 작가의 소설들은 상처와 고독의 비망록으로 읽힌다. 이 소설들을 읽는 동안 내내 폐허의 황량한 아름다움이 떠오르며 어디선가 아련한 떨림으로 다가오는 선율을 들었다. 내 마음의 금선(琴線)이 울리는 소리리라. 이 소란스럽고 번잡한 세상의 한 귀퉁이, 평범하고 선량한 익명인들이 저마다 마음 깊은 곳에 단단한 씨앗으로 묻어두고 있는 사랑과 슬픔과 신산함과 근원적 죄의식, 그것으로 인한 고립과 절망을 그 어떠한 관념과 현학에 의존하지 않고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며 진정한 소통의 길로 열어가는 힘은 이 작가가 지닌 예민하고 높은 윤리적 감각 그리고 인간과 생에 대한 깊고 따뜻한 시선에서 오는 것일 터이다. 거칠고 불친절한 세상, 분노와 슬픔과 좌절과 배반이라는 이 모든 것들을 조용히 수락하며 생에 대한 품격과 예의를 잃지 않는 소설, 소설 속 인물들로 인해 우리는 정화되고 들어올려지는 느낌을 받는다. -오정희(소설가) 다양한 인생의 갈피마다 스며들어 있는 많은 것들……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는 인생의 이면을 묘사한 작품으로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온 우애령의 소설들은, 여전히 인생의 갈피마다 스며들어 있는 사랑과 절망, 그리움과 고통, 추억과 유쾌한 시간들까지를 선사해준다. 표제작 <골목길 접어들 때에>는 혼자서 여행을 견디어낼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달래며 이태리 여행을 떠났던 주인공의 마음속 골목길 찾기를 그리고 있다. “그동안 살면서 만나왔던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골목길은 그런 생각들을 더듬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갑자기 옆집 노래방에서 쉰 목소리의 노래가 반주에 맞추어 흘러나왔다.-골목길 접어들 때에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커튼이 드리워진 너의 창문을/말없이 바라보았지.” 기뻐하고 괴로워하던 모든 추억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시간들…… <와인 바에서>는 ‘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원형인, 이제는 와인 바가 되어버린 서울 시내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한옥에서 떠올리는 아버지와 가족과 집에 대한 이야기다. 기뻐하고 괴로워하던 모든 추억들이 소리를 낼 듯 한꺼번에 몰려드는 그 시간들을 묘사하는 작가의 솜씨가 유려하다. <선유실리>는 조용하고 고즈넉해서 신선이 와서 놀다 간다고 하여 선유실리(仙遊室里)라는 이름이 붙은 마을을 향한 시간 찾기 여행이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돌려받은 색이 바랜 편지들은 그 시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였다.”는 말과 함께 주인공 정주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데……. 담담한 편지체가 오래된 시간 여행을 더욱 가슴 벅차도록 해준다. 우리가 영원히 살아남은들…… 삶과 죽음에 관한 읊조림 삶과 죽음에 관한 작가의 성찰은 일견 놀랍고, 독특한 전개로 인해 독자의 공감을 자아낸다. <자살 연구>는 “너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그만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추측해본 적 있냐?”고 묻곤 하던 자살 연구가의 눈물을 보여준다. <용의 친구>는, “너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우리가 영원히 살아남은들 풀릴 수수께끼는 없다는 거야. 현재의 우리 삶만큼이나 이 영원한 삶이라는 것도 수수께끼투성이라는 거지. 삶과 시간, 그리고 공간이 갖는 수수께끼의 해결은 공간과 시간의 밖에 놓여 있다는 거야.”라고 말하며 밤마다 베개 맡으로 찾아오는 용의 친구임을 자처하던 친구에 대한, 주인공의 간절한 읊조림이 마음을 울린다. <나는 잘 지내고 있어>는 오래된 사랑을 간직한 채 쓸쓸한 시간 속에서 세상을 떠돌던 친구에게 받은 가슴 저미는 인사말이다. “나는 잘 지내고 있어”라고 늘 담담하게 안부를 전하던 친구에게, “그래. 이젠 정말 잘 지내라”라고 말해주는 화자……. 결코 잊히지 않는 그 무엇인가를 간직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담담한 시선이 감동적이다. 십 년 만에 미국에서 귀국한 아내 친구 부부를 맞이한 남자의 이야기인 <방문객>과, 이틀 동안 혼수상태에 있다 깨어난 여자에 관한 한 남자와 세 여자의 진술을 그린 <라쇼몽 아래에서>는 읽는 맛을 더해주는 독특한 형식이 눈에 띈다. 끝없는 상상력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여자’의 모습들 우애령의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메마르지만 강인하고 끝없는 상상력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여자’들의 모습은 아주 강렬하게 읽힌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던 남자의 초대에 응해 연녹색 피크닉을 떠났던 <피크닉> 속의 만화 그리는 여자는 이렇게 속삭인다. ‘그래. 이것으로 충분해. 오늘 하루만 다른 근심을 하지 말고…… 걱정은 내일 하자.’ 야생의 코끼리처럼 원초적인 절망을 향해 복수를 꿈꾸는 주인공 영수의 비가(悲歌)인 <코끼리는 기억한다>, 생을 마감할 의미를 찾아 사막으로 떠난 여자의 이야기인 <사막 여행>. “아무튼 나는 결혼하기로 결정했어요.”라고 어머니에게 통보한 <정희의 결혼> 속 주인공은, 마침내 자신을 오랫동안 지배해온 삶의 무의미성에 대해, 고개를 돌려온 절망감에 대해서……. 자기를 버린 아버지나 군림하는 어머니가 아닌 진짜 가족을 가져보고 싶다는 자신의 숨어 있는 열망에 대해서도 누군가에게 이야기해보겠다고 결심한다. 마음의 골목길로 찾아들려는 이들을 위하여 소설 쓰기는 어쩌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꿈에 대해 더 알아보려고 애쓰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느 날, 큰길에서 벗어나 주변의 작은 골목길로 한번 걸어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주위의 시끄러운 소리들이 차단된 골목길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진실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과 타인에 대해 지녀왔던 편견과 오해, 무관심과 냉담함 등에 관해 대로를 달리면서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쉬지 않고 달려가야만 어딘가에 닿을 수 있다고 믿는 동안은 우리가 여러 가지 소중한 생각들을 접어두기 때문이다. 이 소설집이 사람들에게 마음의 골목길로 들어가 보는 계기가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 골목길에서 저 골목길로 한 걸음씩,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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