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뉴딜이란 무엇인가? 뉴딜은 1932년 프랭크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에 의해 제안된 것으로, 1929년 대공항 이후 미국 사회에서 국가가 공공 인프라를 조성하여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을 만들어내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었다. 루즈벨트가 취임한 1933년 미국 실업자 인구는 1,500만 명에 이르렀고, 전국에서 실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초기 뉴딜의 양상을 보면, 1933년 5월 12일 연방긴급구제국이 신설되어 정부는 “국가 원조 기관을 설립하고 5억 달러를 배정했다.” 연방긴급구제국은 “정부가 실업자를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를 최초로 확립”하였다.(145쪽) 1933년 11월에는 토목사업국이 설립되어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였다. 이처럼 뉴딜은 “국가가 소득을 직접 분배하는 역할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생산을 재개하는 것이 특징”이었다.(151쪽) 이후 1938년경까지 루즈벨트 정부에 의해 집행된 사회보장, 사회원조 정책들을 뉴딜이라고 한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실비아 페데리치(『캘리번과 마녀』의 저자)에 의하면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발전하기 시작한 ‘오뻬라이스모’(Operaismo, 노동자주의) 이론가들에게 뉴딜은 “계급 관계 관리의 전환점이자, 자본 성장 계획에 계급투쟁을 의식적으로 통합한 최초의 사례”(10쪽)이다. “뉴딜은 임금 상승이 노동 생산성과 교환되고 그것과 상응해야 한다고 보는 케인즈 정책의 일환으로, 이 안에서 국가와 노조는 균형 상태를 보장하는 보증인 역할을 한다.”(10쪽) 뉴딜과 ‘집안의 노동자’인 여성 이 책은 지금까지 뉴딜 분석에서 ‘여성과 국가의 관계’에 대한 분석이 간과되었다고 보면서 여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임금 상승과 노동 생산성을 연동한다는 뉴딜의 전략에서 “여성은 무엇보다도 임금 상승에 대한 실질적인 역량을 확보할 책임을 위임받았다.”(211쪽) 당시 대공황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일이 흔했고 미국 사회의 가족은 전반적으로 ‘붕괴’된 상황이었다. 가사노동자, 집안일 전담자로서의 여성의 역할이 붕괴된 가족을 재건하려는 기획에 반드시 필요했다. 1930년대에 뉴딜의 집행자들은 여성이 집안에서만 일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서 당시 미국 정부는 17만 명가량의 여성을 ‘가사서비스시범사업’ 강사로 고용을 하여 식사 준비, 아이 양육, 빨래, 다림질 등을 가르쳤다. 실업이 만연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노동력을 재생산하고 유지하는 것도 가정 내 여성의 역할이었다. “가족이 맡은 임무는 임금의 상품 구매력을 유지하는 것, 지금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개인을 재흡수·재생산하는 것, 새 노동력을 성공적으로 생산하는 동시에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노동력을 재생산하여 전체 소비력을 지키는 것이었다.”(211쪽) 결국 뉴딜 시대의 사회구조는 자본주의로 통홥된 가족과 여성의 가사노동으로 유지되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 준다. 뉴딜과 20세기 초 사회 투쟁 이 책은 1910~1930년대 미국 사회의 매우 역동적인 사회투쟁 지형을 보여준다. 당시 미국 노동자, 실업자, 흑인, 여성들은 파업, 시위, 행진으로 목소리를 냈을 뿐 아니라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여러 형태의 자율 조직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1932년 말까지 30여 개 주에 1백 개가 넘는 자립 및 교환 협동조합이 생겨나 상호 협력에 기초한 대안적인 생존 방법을 강구했다. 또 이 책은 여성이 당시의 사회 투쟁에서 창의적인 역할을 하였음을 보여 준다. 1936~37년 플린트에 위치한 제너럴 모터스 공장 점거 당시 여성들은 공장 밖에서 ‘여성비상단체’라는 반(半) 군대식 조직을 결성하여 “경찰이 발포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우리에게 총을 쏴야 할 것이다”라고 선포했다.(183쪽) 1937년은 미국 전국에서 연좌농성이 폭발한 해였는데, 여성들도 공장, 사무실, 카페, 구제기관, 상점 등에서 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다양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연좌농성을 진행하였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복지가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면서 ‘뉴딜’(New Deal, 새로운 합의)이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20세기 초 미국의 복지국가 시대에 대한 달라 코스따의 문제의식은 우리 사회에서 복지의 주체, 구조, 조건 등을 사고하고 실효적 대안을 수립하는 데에 유익하고 중요한 참고자료를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