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사상, 바티칸의 금서가 되다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살아 있을 당시에는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그가 죽은 지 5년 후인 1532년 교황 클레멘스 7세에 의해 출간된다. 하지만 1559년 교황 파울루스 4세에 의해 선량한 기독교도에게는 적당치 않은 ‘악마의 사상’이라며 금서로 지정되었다.
그것은 마키아벨리가 당대 사람들에게는 무자비한 군주로 기억되는 ‘체사레 보르자’를 모범적인 군주의 예로 들며 권력을 빼앗기지 않고 존속 시키는 냉혹한 정치론을 이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군주에 의한 권력 획득과 장악 그리고 유지에 의해서만 안정적인 통치가 가능하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정치적 이상을 표현하며 오직 메디치 가문의 강력한 군주에 의해 피렌체의 자유가 옹호되기를 바랐던 마키아벨리. 그러나 그의 사상은 당대의 메디치 가를 통해 구현되지 못했으며, 종종 독재를 지향하는 정치인이나 지도자들에 의해 오용되어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나쁜 명성을 얻게 되었다.
명쾌한 정치학, 유쾌한 경영학, 상쾌한 심리학
《군주론》은 ‘권력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16세기 이후 수많은 사상가들에 의해 실용정치의 기술로 인정받았다. 결국 ‘마키아벨리즘’을 통해 근대정치학의 기초를 다지게 되었으며 6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책이 담고 있는 통치술과 외교 전략, 인간의 본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사람들을 이끄는 탁월한 리더십의 지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군주론》은 작건 크건 조직을 이끌어야 한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신의 인생을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서 한번쯤은 꼭 읽어 두어야 할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