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광화문 사거리에 드론 다섯 대가 시신을 배달한다. 이순신 장군의 투구에 걸린, 머리 잃은 남자의 몸. 그러나 정작 사람들을 놀라게 한 건 잘린 목이 아니었다. 복부에 촘촘히 박힌 가느다란 핀들이 하나의 그림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전문가이자 물리학과 교수인 조성환은 경찰을 도와 시신의 몸에 새겨진 이미지를 분석한다. 사람의 얼굴을 표현한 듯한 그 그림은 분명 인공지능이 그린 것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성환. 그 심연을 향해 갈수록 거대한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는데…. 상처 위에 쌓은 역사, 치유할 수 없는 기억을 응시하는 물리학자 이종필의 첫 장편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