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에게 오면 나도 갈게.”
그녀의 메시지를 받은 순간
멈춰 있던 인생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영화, 연극, TV 드라마의 배우이자 시나리오 작가, 칼럼니스트, 그리고 화학공학 엔지니어이자 소설가.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고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사랑받는 스페인의 스타 작가 알베르트 에스피노사의 장편소설. 2011년 스페인에서 처음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뒤 꾸준히 쇄를 거듭하면서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랑이었던 모든 것》은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주인공이 실종된 아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뒤 지중해 카프리 섬으로 떠나는 여정을 통해 자아를 되찾고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삶에 대한 낙관과 애정이 교차하고 아파하는 존재들을 꼭 껴안아주는 희망의 러브스토리이다.
만남과 이별 또는 사랑하고 상처받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매 순간 자기 자신을, 또는 가까이 있거나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잃어버리면서 살아간다. 세상은 우리에게 그것이 인생이라고 강요하는 것만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응하며 살아가지만, 《사랑이었던 모든 것》은 남과 다른 삶을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 남과 같은 삶을 살라고 말하는 손가락질에 맞서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사랑의 헌사이다.
너희가 우리에게 사랑을 하라고 했지...
그런데 왜 사랑이 우리에게 전쟁을 걸지?
실종된 아이를 찾아주는 직업을 가진 다니는 어느 날 아침 애인과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다툼을 한다. 다툼이 있을 때마다 두 시간 동안 대화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세 번 반복하고, 20분간의 섹스로 마무리하는 둘만의 코드도 그날따라 없었다. 결국 애인은 다니가 건네는 화해의 몸짓이나 설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짐을 싸서 떠나버린다. 애인과의 싸움 도중에 다니는 몇 달 전 어느 공연에서 들은 의미심장한 대사를 문득 떠올린다. “너희가 우리에게 사랑을 하라고 했지... 전쟁이 아니라. 우리는 너희 말대로 했어. 그런데 왜 사랑이 우리에게 전쟁을 걸지?”
한편 애인이 짐을 싸서 떠나려 할 때, 10살짜리 아들을 유괴당한 한 남자의 사건 의뢰 전화가 걸려온다. 갑작스런 애인과의 이별에 이런저런 고민을 할 정신이 없었던 다니는 사건 장소가 지중해의 ‘카프리 섬’이라는 말만 듣고는 선뜻 사건을 수락한다. 카프리 섬은 다니에게 특별한 추억이 깃든 장소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걸어온 전쟁에서 처참하게 상처 입은 뒤 다니는 유괴당한 아들을 찾아달라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27년 만에 카프리 섬으로 향하는 길에 오른다. 그 길 위에서 다니는 10살 때 병원에 입원했다가 만난 마르틴과의 기억, 13살 때 가출해 카프리 섬으로 가는 페리에서 만난 조지와의 기억을 차례로 떠올린다.
룰렛 돌리는 여자, 카프리의 등대, 쇼윈도의 마네킹을 사랑한 마르틴. 인생의 조각들을 거대한 자루에 넣고 다니며 샌드백 삼아 치기도 하고 때로는 껴안고 춤을 추기도 했던 조지. 그들은 다니에게 자기 자신과 세상의 관계에 대해, 인생과 사랑에 대해 커다란 깨달음을 준 에너지이자 분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카프리 섬에 도착해 유괴 사건을 무사히 해결한 다니는 그곳에서 만난 100살 먹은 노부인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언젠가 마법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카프리 섬으로 가렴.” 하고 조언해주었던 마르틴의 유언처럼 다니에게도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사랑과 이별의 상처로 힘겨워하는 모든 연인들에게...
아파하는 존재들을 꼭 껴안아주는 희망의 러브스토리
《사랑이었던 모든 것》은 지상의 모든 연인들이 겪는 일련의 과정, 즉 만나고 사랑하고 다투고 이별하고 또 다시 만나는 수순을 주인공 다니의 이야기를 통해 차근차근 되짚어간다. 다니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랑의 모습들은 ‘너와 나’의 사랑에서 ‘세상 모든 것’들의 사랑으로 확장되고, 결국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이치에 도달한다.
“나는 항상 우리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존재하지 않기에 그들이 자동차에 치였는지, 그들의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지, 그래서 슬픈지 아니면 버림받았는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아직 우리 세계에 존재하지 않고, 그래서 그들의 슬픔과 행복은 우리 것이 아니고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우리가 그들을 만날 때까지.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일어난 일을 알 때까지... 이제 나는 우리가 잃어버리고 되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니의 이런 깨달음은 카프리 섬에서 되찾은 ‘이잔’이라는 아이와 마르틴이 사랑했던 여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 100살 먹은 노부인의 뒷모습에서 구체적으로 형상화된다. 그리하여 다니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조각들과 다른 세계에 속한 채로 존재해왔던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구름이 걷히듯 눈앞에 서서히 드러나는 사랑의 온전한 모습은 더없이 깊은 감동을 준다.
《사랑이었던 모든 것》은 전쟁 같았던 사랑과 상처뿐인 이별, 그 후로 계속되는 오랜 기다림과 사무치는 외로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와 상념들로 지쳐 있는 마음을 따뜻한 손으로 쓰다듬어주고, 매 순간 희망으로 가득 찬 메시지를 전해주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