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우주

움베르토 에코님 외 1명 · 인문학
3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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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책벌레가 들려주는 책의 희로애락.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지성, 움베르토 에코와 장클로드 카리에르가 책을 들고 마주 앉았다. 지독한 애서가이며 구텐베르크 성서 초판본을 손에 넣는 게 여생의 꿈이라는 두 사람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고전하고 있는 책의 가치를 되짚고, 파피루스에서 전자책에 이르기까지 책의 흥망성쇠를 논하는가 하면 책의 미래를 점치기도 한다. 책이라는 주제로 두 고수가 나누는 대화는 흡사 신선놀음에 가깝다. 책에 관한 그들의 지식은 끝을 가늠하기 힘들고, 농담인 듯 진담인 듯 혹은 선문답을 주고받듯 또는 은근한 책 경연을 펼치듯, 두 사람의 대화는 한편으론 유희 같고 한편으론 대결 같다. 그들의 대화는 마치 '책의 우주'를 유영하듯 광활하게 펼쳐진다. 책에 관한 모든 것을 마치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대화가 끝날 때 즈음에 바삭거리는 종이책 한 권이 그리워졌으면 좋겠다는 사회자 장필리프 드 토낙의 마무리 말이 그렇듯, 이 책은 소박하면서도 결연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래도 책은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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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은 죽지 않는다 영구적인 저장 매체? 그것만큼 일시적인 것도 없다 닭들이 도로를 건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는 데에는 한 세기가 필요했다 워털루 전투 참전자들의 이름을 모두 대기 여과된 것들의 복수 오늘날 출판되는 모든 책은 포스트-인큐내뷸러이다 기어코 우리에게까지 도달하려 하는 책들 과거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천치들, 멍청이들, 혹은 우리의 적들이 준 것이다 그 무엇도 허영을 막을 수는 없다 바보짓에 대한 예찬 인터넷, 혹은 <담나티오 메모리아이>의 불가능성 불에 의한 검열 우리가 읽지 않은 모든 책들 제단 위의 책, <지옥>의 책 죽고 나서 자신의 서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대담을 정리하며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책의 우주>에서 두 책벌레가 들려주는 책의 희로애락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지성, 움베르토 에코와 장클로드 카리에르가 책을 들고 마주 앉았다. 지독한 애서가이며 구텐베르크 성서 초판본을 손에 넣는 게 여생의 꿈이라는 두 사람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고전하고 있는 책의 가치를 되짚고, 파피루스에서 전자책에 이르기까지 책의 흥망성쇠를 논하는가 하면 미래의 책, 책의 미래를 점치기도 한다. 책이라는 주제로 두 고수가 나누는 대화는 흡사 신선놀음에 가깝다. 책에 관한 그들의 지식은 끝을 가늠하기 힘들고, 농담인 듯 진담인 듯 혹은 선문답을 주고받듯 또는 은근한 책 경연을 펼치듯, 두 사람의 대화는 한편으론 유희 같고 한편으론 대결 같다. 마치 <책의 우주>를 유영하듯 광활하게 펼쳐지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나면 책에 관한 모든 희로애락을 순식간에 다 겪고 지상으로 내려오는 느낌을 받을 정도이다. 책에 관한 모든 것을 마치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대화가 끝날 때 즈음에 바삭거리는 종이책 한 권이 그리워졌으면 좋겠다는 사회자의 마무리 말이 그렇듯, 이 책은 소박하면서도 결연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래도 책은 죽지 않는다. 전자책이 종이책을 죽일 것인가 움베르토 에코와 장클로드 카리에르가 지금 만나야 했던 표면적인 이유는 전자책의 출현과 종이책의 위기 때문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책 열풍이 불고 있는 이때, 두 사람은 책의 운명을 어떻게 점치고 있을까? 애서가, 특히 고서 수집가인 두 사람에게 전자책의 출현은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전자책이 가져다줄 편리함을 애써 부정하지는 않는다. 또한 종이책의 멸종 가능성을 놓고 혀를 차는 일도 없다. 움베르토 에코는 종이책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완벽한 발명품으로서 책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에코: 지난 5백 년 동안 책이라는 물건의 형태에는 이런저런 변화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 기능과 구성 체계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책은 수저나 망치나 바퀴, 또는 가위 같은 것입니다. 일단 한번 발명되고 나면 더 나은 것을 발명할 수 없는 그런 물건들 말이에요. 수저보다 더 나은 수저는 발명할 수 없습니다. (…) 책은 자신의 효율성을 이미 증명했고, 같은 용도의 물건으로서 책보다 나은 것을 만들어 내기는 힘듭니다. 어쩌면 책을 이루는 각각의 구성 요소들이 변할 수는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책장이 더 이상 종이로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책은 지금의 그것으로 남아 있게 될 겁니다. -9쪽 마찬가지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출현이 책의 기능이나 독서의 효용성에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심지어 에코는 인터넷 덕에 우리는 알파벳의 시대, 즉 <구텐베르크의 우주>로 되돌아왔다는 의외의 논리를 펼친다. 에코: 인터넷의 출현으로 인해 과연 책이 사라지게 될까요? (…) 사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별로 없어요. 인터넷 덕에 우리는 알파벳의 시대로 되돌아왔습니다. 한동안 우리는 이미지의 문명으로 진입했다고 믿고 있었죠. 그런데 컴퓨터로 인해 우리는 다시 구텐베르크의 우주로 들어왔고, 이제 모든 사람은 글을 읽지 않을 수 없게 되었어요. -8쪽 카리에르: 오늘날만큼 쓰기와 읽기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한 때는 없었어요. 읽고 쓸 줄을 모른다면 컴퓨터를 사용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요즘 요구되는 글쓰기의 방식은 새로운 기호들과 암호들이 편입되었다는 점에서 옛날보다도 한층 복잡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우리의 알파벳이 확장된 셈이죠. -13쪽 집에 불이 난다면 어떤 책을 먼저 들고 나올 것인가? 카리에르: 재앙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어떤 책을 구해야 할까요? 만일 당신 집에 불이 난다면, 어떤 책부터 보호하겠습니까? 에코: 내가 앞에서 책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긴 했지만, 그래도 지난 30년간의 내 글들이 담겨 있는 250기가의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우선 빼내겠어요. 그런 다음, 만일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물론 내 고서 중 하나를 구하겠죠. 반드시 가장 비싼 것이라기보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요. 하지만 대체 어떻게 선택한단 말입니까? 내가 애지중지하는 책이 여러 권이거든요. -39쪽 고대로부터 인류는 기억을 저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 왔다. 파피루스에서부터 종이책, 카세트테이프, 플로피디스크, 시디롬, DVD, 하드디스크 등 시대를 대표하는 테크놀로지가 기억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고, <반영구적 저장 매체>라는 수식어를 동원해 보존의 완벽성을 강조했지만, 불과 몇 년도 안 돼 사장된 저장 매체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책 또한 언제나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실제로 고대의 도서관들은 숱한 화재를 겪으면서 인류의 기억을 사라지게 했다. 살아남은 책만이 위대한 고전이 되었다. 그럼에도 인류의 기억을 전달하는 매체로서 책은 혁신적이다. 예전에 한 작업들을 보기 위해 지하실 창고에 컴퓨터를 열여덟 대나 보관할 필요가 없다(19쪽). 테크놀로지가 하루가 달리 변하는 현대에는 역설적이게도 반영구적 저장 매체만큼 덧없는 것도 없다. 에코: 1983년에 최초의 컴퓨터가 나온 이후, 우리는 컴퓨터 <저장> 장치를 끊임없이 변환해야 했지요. 처음에는 유연한 플로피디스크로 시작해서 좀 더 크기가 작은 디스켓으로 변했고, 그다음에는 시디롬, 그리고 지금은 USB 메모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끊임없는 변화를 따라갈 능력이 없었던 사람은 여러 차례에 걸쳐 데이터를 부분적으로, 혹은 몽땅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지요. 왜냐하면 당연한 말이지만, 벌써 컴퓨터의 선사 시대에 속하는 최초의 디스켓들은 지금 나오는 그 어떤 컴퓨터로도 읽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1984년인가, 1985년인가에 디스켓에다 저장해 놓았던 게 분명한 내 작품 『푸코의 진자』의 첫 번째 버전을 절망적으로 찾다가 결국 실패한 일이 있어요. 타자기로 쳐놨더라면 그것은 아직 남아 있을 텐데 말이죠. -81쪽 에코와 카리에르는 이른바 <오래가는 저장 매체>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의 기억을 제대로 저장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과 사회를 씁쓸하게 비웃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죄다 보관하는 것이 기억의 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따져 본다. 에코: 기억은 ─ 그것이 개인적 기억이든, 아니면 집단적 기억, 즉 문화이든 ─ 그 기능이 이중적입니다. 한 기능은 어떤 데이터들을 보존하는 것이고, 다른 한 기능은 우리에게 필요 없으며 우리의 두뇌를 쓸데없이 어지럽히기만 할 뿐일 정보들을 망각에 잠겨 들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세기에서 물려받은 것들을 여과해 내지 못하는 문화,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푸네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푸네스란 보르헤스가 자신의 단편 소설 「기억왕 푸네스」에서 창조해 낸 인물로서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죠.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 이것은 바로 문화와 반대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원히 사라져 버린 책들과 기타 물건들의 공동묘지가 바로 문화입니다. -68쪽 문화란 영원히 사라져 버린 책들의 공동묘지 다시 말해 문화는 인류가 기억을 선별해 온 과정 그 자체이다. 의도적으로 책을 불태웠건, 불가피하게 책이 불탔건 간에 어떤 책은 사라졌고 기억에서 지워졌다. 화형대에 올려야 할 저주받은 책, 사상을 물들이는 금서, 반대로 신의 분신으로까지 추앙받은 책, 몇 세대가 지나도 일독을 권유당하는 책. 권력에 의해서든 시대에 따라서든 책은 이래저래 선별되고 문화는 그렇게 만들어져 왔다. 에코: 인쇄술의 발명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 자체가 벌써,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문화를 책들, 즉 일종의 <냉동고> 속에 보관해 놓고, 잠시 필요하게 되는 정보만을 그때그때 꺼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제공되었음을 의미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는 기억의 일부를 책들과 기계들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도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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