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의 봄’에 큰 영향을 미친 인터넷 만화, 『자라의 파라다이스』
2009년 6월 22일 이란의 테헤란, 철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자 음악가인 네다 아가 솔탄은 자신의 음악 강사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고 네다가 바닥에 쓰러졌다. 네다의 가슴과 입, 코에서 피가 쏟아졌다. 그렇게 네다는 길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피범벅이 되어 죽었다. 그리고 총에 맞아 죽어가는 네다의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전 세계에 퍼졌다. 현장에 있던 시위대의 휴대폰에 의해 유튜브에 업로드된 것이다.
이슬람혁명 직후 이란에서 망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인권운동가 아미르는 이 동영상을 보고 「자라의 파라다이스」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2009년 6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동영상, SNS, 트위터를 통해 간헐적으로 전해들은 조국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유혈진압과 고문, 강간, 학대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라의 파라다이스」 프로젝트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듬해인 2010년 2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2개국에서 동시에 인터넷 만화로 시작되었고 2011년 9월까지 장장 19개월간 연재되어, 실시간으로 이란은 물론 민주화 실현을 열망하는 전 세계인의 양심을 일깨웠다. 그래서 이 만화는 2010년 12월 튀니지 재스민 혁명, 2011년 1월 이집트의 시민혁명, 수단과 리비아의 독재체제에 저항하는 ‘아랍의 봄’에 영향을 미쳤다.
알제리 출신의 미술가 칼릴과 유대인 편집자가 동참했고, 1주일에 3회씩 연재되었다. 살해 위협 속에서 작가들은 익명으로 연재를 계속했다. 프랑스어와 아랍어, 그리고 한국어를 비롯한 11개 언어로 동시에 번역됨으로써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무사히 연재를 완료하고 2011년 말 20개국에서 동시에 책으로 발간되었다. 『자라의 파라다이스』는 발간 즉시 뉴욕 타임스, BBC, 르몽드, 슈피겔 등 세계 유수의 언론에 ‘화제의 책’으로 소개되었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도서출판 다른은 인터넷 한국어판 참여에 이어 책으로 발간했다.
* 살해 위협 속에 익명으로 집필한 21세기 이란의 잔혹한 현실
『자라의 파라다이스』는 2009년 6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도중 실종된 19살 소년을 찾으러 다니는 어머니와 형의 이야기가 기본 줄거리다. 이야기는 네다 솔탄을 비롯해 시위 도중 사망한 19살 소년 소랍 아라비, 구치소에서 고문으로 사망한 모젠 로훌라마니와 캐나다 사진기자 자라 카제미, 그리고 작가 아미르의 형 등 실제 사건들에 바탕을 두고 재구성되었다. 어머니인 자라가 실종된 아들 메디를 찾아 병원에서 시체공시소로, 부정부패가 만연한 법원에서 정치범수용소까지 헤매는 동안 이란의 잔혹하고 암담한 현실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이란의 정규군인 혁명수호대(혁명수비대)에 끌려가는 부상당한 시위대, 크레인에 매달려 공개 교수형을 당한 십대 동성애자들,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매주 공원에서 집회를 여는 비탄에 잠긴 어머니들, 여성과 타종교에 대한 잔혹한 차별 등. 특히 호메이니를 계승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 이란 현 정권에 대한 신랄한 표현으로 인해 작가들은 연재를 시작하자마자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 이란에 남은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작가들은 익명으로 연재를 완료할 수 있었다.
* 이슬람혁명 후 30년 이란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다
『자라의 파라다이스』는 호메이니에 의한 이슬람혁명 이후 30년 동안 철저하게 신정정치(神政政治)와 핵(核)의 장막에 가려졌던 이란 사회 내부를 이란인의 시선을 통해 접근한다. 혁명 이후 이란 정권에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언론인들과 지식인들은 철저하게 통제 구속되었고, 따라서 이란의 모습은 미국 CNN과 정보기관에 의한 정보로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북한과 더불어 “불량 국가”로 정의되거나 석유로 인한 미국과의 분쟁이 알려진 게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자라의 파라다이스』 작가들은 실종된 아들을 찾는 허구의 이야기 속에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이란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촘촘히 배치한다. 부정부패로 만연한 현 정권의 실세들과 이들을 옹호하는 이슬람 성직자들, 오랜 전통을 가진 페르시아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노인들, 태권도를 연습하고 랩을 즐겨듣고 알제리 출신 축구선수 앙드레 지단을 우상으로 여기는 젊은이들, 휴대폰과 SNS로 자유를 향한 갈망을 드러내는 대학생과 지식인들, 남녀 차별적인 결혼제도에 고통받는 여성들의 모습……
* 『자라의 파라다이스』는 평화와 자유를 외치는 이들에 대한 작가들의 참가
2009년 이란의 대규모 시위에 이어 2010년 12월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 등 민주화 운동이 이집트, 수단 등 중동 지역과 북아프리카를 휩쓸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1년 가장 영향력이 큰 ‘올해의 인물’로 ‘시위대(the protester)’를 선정했다. 그로 인해 독재자 무바라크와 카다피는 축출되었지만, 시리아에서는 유혈 진압으로 5,000명이 사망했고 튀니지는 실업률 급등으로 인해 경제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아랍의 봄’은 채 오기도 전에 겨울로 넘어가려 한다. 2012년 2월 국제앰네스티(AI)가 이란 총선을 앞두고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에서 지난해에 사형 집행을 당한 사람은 전년도에 비해 배 이상 늘었으며, 특히 공개적인 사형 집행이 4배 정도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힘은 미국대통령 오바마 등의 강대국 지도자들의 결단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평화 의지라고 작가들은 간곡히 호소한다. 『자라의 파라다이스』는 오늘도 “구치소의 두꺼운 철문을 뚫기 위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가족의 함성에 합류하는 우리 나름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 세계 20개국 유수 언론의 극찬
독일: Die Welt, Kulturzeit, heute journal, Der Spiegel, Frankfurter Rundschau 외 다수
「Die Welt」 “세계의 눈에서 아직도 숨어 있는 이란의 벽 뒤 잔인한 폭력을 보여준다”
브라질: Estado de Sao Paulo, Correio de Paraiba, Revista Agrito, Diario de Nordeste 외 다수
「Estado de Sao Paulo」 “강렬하고 창의적인 만화이다”
프랑스: Le Monde, L’Express, Courrier International, Paris Match, France 3(TV) 외 다수
「Le Monde」 “실제 사건에 바탕을 둔 생생한 역사만화이다”
네덜란드: De Contrabas
「De Contrabas」 “이란에 내려오는 오랜 페르시아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영국: BBC, UK Independent, The Economist, Ask Jeeves UK 외 다수
「BBC」 “이란인들의 삶과 정치의 파편을 모아 더 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스페인: El Periodico de Catalunya, RTVE news, EFE, El Mundo, Europa Press 외
「El Periodico de Catalunya」 “아랍의 폭압이 만화로 고스란히 뛰어들었다”
이탈리아: Corriere della Sera, Informazione Corretta, Il Manifesto, Paese Vivo 외
「Corriere della Sera」 “단순히 만화가 아니다. 운동이고 참여이고 함성이다”
레바논: LAU Tribune, Time Out Beirut, Arab Lit
「LAU Tribune」 “이란의 복잡한 현실이 이란인과 국제적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