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쪽지 글, 하이쿠, 일기, 그리고 사진은 1970년대(그의 생애 말년 10년 정도) 바르트의 모든 미학적 사유의 기초이다: 글쓰기의 순간성, 현재성, 재현의 죽음과 제시의 강조, 언어의 죽음과 지시체 강조, 텍스트와 사진의 지시로의 환원, 의미의 부재, 사물의 강조 등. 이런 측면에서 바르트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반反문학적, 반언어적, 반재현적, 반예술적이다. _ <해설> 중에서 스냅사진 찍듯 써내려간 글들, 현재를 기록하다 20세기 후반 가장 탁월한 프랑스 지성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롤랑 바르트의 에세이. 관습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유에 문제 제기를 하는 글들을 꾸준히 발표한 롤랑 바르트는 이 글에서도 기존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한다. 1968-9년 모로코, 주로 탕해르와 라바트 그리고 남부에서 보고 들었던 장면들과 그 이후 평생을 함께 했던 어머니를 여의고, 자신의 삶을 마감하기 직전인 1977-9년까지 파리에서의 저녁 모임들을 기록한 글에서 그는 스냅 사진 찍듯 인물과 풍경, 일상을 묘사한다. 일관성 없이 써내려간 단절된 텍스트에는 해석이나 성찰 대신 ‘소설적인 것’(바르트가 좋아한 범주), 능히 소설 한 편을 이룰 수 있는 만남들—소소한 사건들-이 자리한다. 여기서 글쓰기는 그가《밝은 방》(1980)에서 순수한 ‘지시 언어’ 혹은 인덱스라고 강조했던 사진과 유사하며, 이러한 사진적인 글은 ‘사건과 기록의 동시성’을 유발해 생생함과 현장감을 부여하는 ‘현재적 소설’로 나아간다. <남서부의 빛>, <소소한 사건들>, , <파리의 저녁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일기 형식으로 쓴 <파리의 저녁들>에서는 동성同性에 이끌리는 비밀한 내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기존 책의 오역을 바로잡고 바르트의 문체를 최대한 살려 번역했으며, 책의 의미를 바르트의 작업 전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의 해설을 덧붙여 보다 면밀하게 바르트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