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의 대한민국에서 한 번쯤은 읽어봐야 할 고전 연구서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2년째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자살자 수가 전쟁 중인 나라의 사망자의 수를 능가하는 수치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얼마나 우리나라의 자살이 심각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는다. 편집자는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일까? 아니면 사회적인 문제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 본적이 별로 없었다. 당연히 현대의 자살은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나, 경제적 문제, 베르테르 효과, 알코올 중독 등의 개인적 문제로 치부되어 왔기 때문에 자살의 사회적 요소는 생각하지 못해 왔다. 이 책에서 뒤르켐은 비사회적인 요소, 즉 정신질환, 알코올 중독, 인종과 유전, 날씨, 모방 등의 요소들을 표로 분석하여, 이 요인들이 자살과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음을 입증한다. 따라서 이런 자살의 비사회적 요인을 제거해 보면, 사회적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자살의 기저가 되는 사회적 원인을 사회적인 통합, 응집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톨릭교보다 개신교가, 기혼자보다 미혼자가, 지방보다는 대도시에서 자살률이 더 많다는 것이다. 강력한 유대 관계에 따라 자살률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자살 전체는 독립된 개별 사건들의 단순한 합, 총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 전체는 그 자체로 하나의 통일성, 개별성 및 그에 따른 스스로의 본질을 가진 새롭고 ‘고유한’ 사실을 구성하게 된다. 게다가 이 새로운 사실의 본질은 분명히 사회적이다. 실제로 관찰 기간이 너무 길지 않은 경우, 한 사회의 자살 통계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해마다 사람들의 생활이 펼쳐지는 환경 조건들은 비교적 변하지 않는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를 전제로 과학적이고 사회적으로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지금으로서도 센세이션한 개념을 학계에 정착시킨 에밀 뒤르켐이었던 것이다. 통계자료의 부족과 개인적 요소를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출간부터 대대적인 환영을 받지 못했다. 아니 비판적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그러나 코로나 시기의 비대면 사회와 무관심 속에서 점점 높아지는 자살률 등으로 보았을 때, 130여 년 전보다 지금 상황에 맞는 더욱 부합하는 분석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우리 사회가 구성원을 자살로 몰고 가는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한국을 '자살공화국'으로 만든 그 병의 사회적 원인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