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된 서유럽

밀란 쿤데라 · 에세이
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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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쏜살문고. 중앙 유럽의 작은 국가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유럽 문화예술사에서 중앙 유럽이 가지는 중요성과 정체성을 끊임없이 옹호해 온 작가 밀란 쿤데라의 사상적 원점을 보여 주는 에세이이다. '프라하의 봄'에 대한 예감 속에 열린 1967년 체코슬로바키아 작가 대회의 기념비적인 연설문 「문학과 약소 민족들」, 프랑스 정착 이후인 1983년에 갈리마르 출판사 간행 지식인 잡지 <데바Le Debat>에 실린 후 그 즉시 거의 모든 유럽 언어로 번역되어 동유럽에서는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으며 서유럽에서는 1989년 이전의 “유럽의 마인드 맵을 다시 그리는 데” 기여한 시론 「납치된 서유럽_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을 한데 묶었다. 각 글 앞에 체코 출신의 정치학자 자크 루프니크와 <데바> 창간인이자 밀란 쿤데라의 프랑스 정착을 도운 역사학자 피에르 노라의 해제가 실려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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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문학과 약소 민족들 소개의 글 자크 루프니크 ― 9 문학과 약소 민족들 ― 체코슬로바키아 작가 대회 연설, 1967년 ― 15 납치된 서유럽 소개의 글 피에르 노라 ― 35 납치된 서유럽 ―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 1983년 ― 39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 밀란 쿤데라 21세기 러시아의 군사적 확장을 예견한 역사적인 글 중앙 유럽의 작은 국가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유럽 문화예술사에서 중앙 유럽이 가지는 중요성과 정체성을 끊임없이 옹호해 온 작가 밀란 쿤데라의 사상적 원점을 보여 주는 에세이 『납치된 서유럽_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이 민음사 쏜살문고로 출간되었다. ‘프라하의 봄’에 대한 예감 속에 열린 1967년 체코슬로바키아 작가 대회의 기념비적인 연설문 「문학과 약소 민족들」, 프랑스 정착 이후인 1983년에 갈리마르 출판사 간행 지식인 잡지 《데바Le Debat》에 실린 후 그 즉시 거의 모든 유럽 언어로 번역되어 동유럽에서는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으며 서유럽에서는 1989년 이전의 “유럽의 마인드 맵을 다시 그리는 데” 기여한 시론 「납치된 서유럽_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을 한데 묶은 이 책은, 각 글 앞에 체코 출신의 정치학자 자크 루프니크와 《데바》 창간인이자 밀란 쿤데라의 프랑스 정착을 도운 역사학자 피에르 노라의 해제가 실려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중앙 유럽의 진정한 비극은 러시아가 아니라 유럽이다.” ‘납치된 서유럽’이란, 중앙 유럽이 유럽 정치, 사회와 문화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간과하여 서유럽 자체가 사라질 위험을 가리켜 쿤데라가 한 말로, 이는 세계사에서 주도적 위치에 있지 못하고 변방에 자리함으로써 늘 소멸 위기에 시달리는 중앙 유럽의 작은 국가들의 비극적 처지를 뜻하기도 한다. 체코어라는 비주류 언어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지만, 프랑스어로 번역, 출간되어 프랑스 망명의 기회를 잡고 프랑스어로 작품 활동을 하게 된 쿤데라는 지역의 한계를 넘지 못한 체코 문학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깊었다. 그리고 오랜 침체기 끝에 1960년에 이르러 부흥기를 맞은 체코 문화가 스탈린주의라는 또 다른 장애물에 의해 다시 파괴되는 것에 대해 깊은 분노를 느꼈다. 「문학과 약소 민족들」에서 발견되는 이 같은 문제의식은 「납치된 서유럽」에서 유럽 통합과 세계화라는 거대한 통합을 향해 나아가던 서유럽과, 그들과 같은 역사적·문화적 뿌리를 공유함에도 외면당하는 중앙 유럽 약소국들의 운명으로 확장된다. 그는 소련의 탄압하에 언어와 문화가 위협받는 중앙 유럽 약소국들이 국가 정체성을 잃고, 결국 서구 세계마저 파괴될 것이라 호소하며 서구의 각성을 촉구한다. 여기서 중앙 유럽이란 구체적으로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을 일컫는다. 오스트리아를 제외하고 체코, 헝가리, 폴란드는 흔히 동유럽으로 일컬어지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동유럽은 비잔틴, 정교회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체코, 헝가리, 폴란드는 로마 가톨릭 문화에 뿌리를 둔 서유럽 문화권에 속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서진 욕망 때문에 이들 세 국가가 ‘슬라브 세계’라는 실체 없는 개념에 묶여 동유럽으로 인식되었고, 바로크 문화를 꽃피우고 서유럽과의 활발한 문화 교류를 통해 유럽 문화 사조의 역동적 발전에 기여한 중앙 유럽의 중요성은 점점 간과되어 이제 그 존재조차 희미해졌다는 것이 쿤데라의 주장이다. 그러나 그 망각과 소멸을 가장 강력하게 추동하는 것은 다름 아닌 서유럽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더 이상 문화가, 그리고 한 사회의 대표자로서의 지식인(작가)의 존재가 중요하지 않게 된 서유럽 사회의 상업적 변화이다. 가장 강력한 정체성으로서의 문화를 부정하게 됨으로써 서유럽은 스스로 존재감을 상실하기에 이르고, 그럼으로써 “최소 공간 속에 최대 다양성”을 표방하는 중앙 유럽은 더 철저하게 지워진다. 쿤데라에 따르면 약소 민족들로 이뤄진 중앙 유럽 국가들이 결집한 역사가 있다. 바로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합스부르크 제국이다. 그러나 제국이 붕괴한 이후 러시아를 막을 실질적인 방책은 사라졌다. 이후 중앙 유럽의 약소국들은 물론 오스트리아마저 더 강대한 독일 민족과 문화에 동화되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나라가 없어 전 세계 모든 곳이 조국이었던 유대인이자 체코어가 아닌 독일어로 소설을 쓰기를 선택한 체코인 카프카에게서 쿤데라는 중앙 유럽의 운명을 발견한다. 병합에 가까운 더 큰 문화에의 동화와 그로 인한 다종다양한 문화의 소멸에 관한 밀란 쿤데라의 깊은 염려는, 세계화가 가속화한 지 오래이며 인터넷의 발달로 전 세계가 동시에 몇 안 되는 창작물에 열광하는 지금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온다. 격동하는 21세기 유럽 정세를 예견한 거장의 눈 밀란 쿤데라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열쇠와도 같은 책 『납치된 서유럽_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에 실린 두 편의 에세이는 밀란 쿤데라가 발표 이후 한 번도 단행본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들로, 작가로서 그가 조국으로 택한 프랑스에서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이아드 총서(작가의 전작을 싣는다.)를 펴냈을 때도 의도적으로 수록하지 않은 글들이다. 그러다가 수십 년 후인 2021년 11월 프랑스 갈리마르의 ‘데바 총서’로 출간되었는데, 공교롭게도 몇 개월 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 사태를 예견한 그의 글들은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러시아의 집요한 서진 정책으로 근접한 국가들의 안보는 물론 세계 정치 경제까지 요동치는 현재, 『납치된 서유럽_혹은 중앙 유럽의 비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해하는 데 또 하나의 길을 제공한다. 또한 이 책은 쿤데라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열쇠와도 같은 책으로, 그중에서도 후기 작품들과 논픽션의 씨앗이 된 생각들을 엿볼 수 있어 작가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물론 작가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단단하고도 아름다운 논지와 성찰이 담긴 이 두 편의 에세이는 살아 있는 신화 밀란 쿤데라의 세계로 진입하는 관문의 역할을 하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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