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타이포그래피 : 비판적 역사 에세이

로빈 킨로스
3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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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겸 인사말 1 현대 타이포그래피 2 계몽의 기원 3 복잡한 19세기 4 반발과 저항 5 신세계의 전통 가치 6 신전통주의 7 인쇄 문화-독일 8 인쇄 문화-벨기에와 네덜란드 9 신타이포그래피 10 망명하는 현대 11 전후 재건 12 스위스 타이포그래피 13 현대주의 이후 현대성 14 사례 도판 제작 후기 15 출원-해설 16 출원-참고 문헌 역자 후기 색인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의심―현대 타이포그래피? 타이포그래피라는 말에는 언제나 현대적 속성, 즉 대량 생산, 표준화, 전문화, 분업화 등의 개념이 내재되어 있으므로, 현대 타이포그래피란 말은 동어 반복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모든 역사 서술은 “신화적이거나 허구적인 속성을 띨 수 있고, 따라서 선별된 사례들이 마치 일정한 서술법에 따라 역사 발전 단계를 구성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는 의심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서를 집필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현대 타이포그래피가 언제 시작하는지는 밝혀야 하는바, 저자는 이전까지 인쇄 및 타이포그래피 역사를 다룬 책들과 달리 “1450년이나 1800년, 1900년 또는 1914년이 아니라 1700년 무렵”을 현대 타이포그래피의 시작으로 삼는다. ‘현대성’의 성립을 단순히 기술의 발명이나 사건이 아닌, 하나의 태도나 의식 표명으로 판단한다면 그때서야 인쇄술이 타이포그래피로 변한다는 뜻에서다. 비판―타이포그래피 역사 타이포그래피 실천을 이론화하고 여기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700년대부터 탁상출판이 본격화한 1990년대까지 주요 지역과 운동, 실천가를 두루 살피는 저자가 가장 먼저 비판 대상으로 삼는 것은 기존 타이포그래피사 모델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가시적 인쇄물과 디자인(디자이너)에 초점을 맞추고, 활자체 양식에 필요 이상으로 지면을 할애함으로써, 주로 미학적 측면에 따라 서술이 이뤄지는 모델을 말한다. 이 책은 타이포그래피를 보다 넓은 사회적 맥락과 연결함으로써 이러한 관성을 깨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그 한계― 타이포그래피 수용자, 즉 독자에 대한 연구의 부재―또한 명확히 하고, 현실적 조건 내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주요 비판 대상은 타이포그래피 역사 곳곳에 존재하는 단순화한 이분법이다. 소위 전통 타이포그래를 중심에 두고 현대주의 타이포그래피를 고립된 존재로 다루는 시각에서 벗어나, 전통 타이포그래피에 내재한 현대주의를 드려내고, 현대주의 타이포그래피에도 엄연히 전통이 스며 있음을 밝힌다. 이성―결과물 이면의 사고 현대 타이포그래피의 시작을 1700년대로 설정한 데서부터 어느 정도 드러나는바, 이 책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기조는 바로 이성에 대한 믿음이다. 현대 타이포그래피를 추동한 것은 근본적으로 이성이며, 앞으로도 그러하리라는 믿음이기도 하다. “이성이라는 도구가 인간의 비이성적 총체에 입힌 상처는 더 철저한 이성으로만-모자란 이성이 아니라-치유할 수 있다”는, 서두에 실린 아도르노의 말처럼, 그에게 진정 현대적인 타이포그래피란 시대를 떠나 흔들리는 가치 체제와 급변하는 사회 맥락 속에서도, 권위에 도전하고, 독자를 존중하며, 이성에 기반해 실천하는 타이포그래피다. 이러한 타이포그래피를 판별하는 기준 역시 심미적 측면이 아닌, 그 이면에 있는 사고임을 명확히 하는 저자는, 예컨대 흔히 19세기에 공업화가 확산되고, 그에 따라 인쇄(타이포그래피) 품질이 저하되었으며, 그 반발로 현대 타이포그래피가 등장했다는 일반적인 도식을 의심하고, 유럽에 주로 치중된 현대 타이포그래피 역사 서술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마땅히 받아들이는 역사가 아닌 사실과 기록에 근거해, 그 이면에 숨은 현대적 사고를 탐색한다. 희망―지속적인 기획으로서 현대주의 이 책의 집필 시기가 1980년대 중후반이라는 점, 즉 서구에서 포스터모더니즘 담론이 만개하던 때 집필되었다는 사실은 이 책의 좌표를 가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말하자면 이 책은 “특정한 시대적, 문화적 상황에서 쓰였다. ‘현대’가 죽었다는, 그리고 ‘탈현대’에 추월당했다는-또는 확장되고 수정되어 탈현대가 됐다는-주장이 흔히 나오는 상황을 말한다.” 저자는 “현대성이 ‘지속 중인 기획’이라는 (위르겐 하버마스의) 가설을 깊이 새겼고, 이를 타이포그래피에 적용해 보려”는 뜻에서 이 책을 썼음을 밝힌다. 역자가 흔히 ‘근대/모던’이나 ‘근대주의/모더니즘’으로 번역되는 ‘modern/modernism’을 ‘현대/현대주의’로 번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나친 거리감이 느껴지는 ‘근대’나 특수하고 고유한 현상으로 바라보게 되는 ‘모던’이라는 용어 대신 있는 현재로서 ‘현대’가 “현대성의 현재성을 주장하는” 이 책에 맞는 옷이라는 뜻이다. 2004년, 마지막 장 「현대주의 이후 현대성」을 대폭 수정하며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에 일어난 격랑을 더 잘 돌아볼 수 있는 지금, 이 책에는 조금 더 쓸 만한 결론을 실었기 바란다.” 현대 타이포그래피를 향한 저자의 희망이 그로부터 15년이 흐르는 동안, 혹은 지금 여기 한국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살피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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