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저자는 대기업을 오래 다니다 퇴사를 결심한다. 그리고 바깥을 향해 둔 시선을 내부로 집중한다. 글을 읽으며 한글의 모양에 빠졌고, 그 한글 모양으로 얼굴을 만들어 냈다. 현재 한글로 그리는 얼굴(FACE ART)뿐만 아니라, 독서클럽, 다과수업까지 다양한 발견과 발전에 시간을 쏟고 있다.
직접 그리고 쓴 그림과 짧은 글을 통해 붓을 통한 한글, 얼굴로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이 책은, 온전한 저자의 목소리만은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내부를 쌓아올린 활동’을 통해 사유의 공감을 통하고자 한다.
사진이나 그림이 들어간 에세이는 무수히 많다. 시중에 나와 있는 도서 중 좋은 걸 골라보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책을 읽을지에 대한 문제 중 가장 쉬운 분야다. 우선 페이지를 펼쳐서 글을 읽을 것,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그림이나 사진을 마주하는 것. 그 중 한 가지라도 마음에 와 닿는 게 있다면, 그건 자신에게만큼은 온전하게 좋은 책이 된다.
기계적인 그림, 흔한 피사체를 들여다 봐야하는 경우도 많다. 다 비슷한 그림과 비슷한 글에서 우리는 감동과 멀어지고는 한다.
『나랏말쌈과 얼굴』에서는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쉽게 접했던 그림이나 사진이 아니라는 점이다. 작가는 한글을 통해 얼굴을 그렸다. 그 단어를 떠오르게 하는 그림이자, 작가의 내면에서 퍼지는 단 하나의 영감을 그려냈다.
창조는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능력이다. 개개인 각자의 역할은 다르다. 할 수 있는 일도 다르다. 이 책은 저자의 창조적 그림을 통해 감정의 공유, 내면의 단단해짐을 천천히 느낄 수 있는 도서다.
혹, 감정의 흐름을 감상의 항해로만 읽어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감정이든 감상이든 저자의 흐름에 따라 마음의 동요를 불러일으키고, 그것이 곧 내면의 휴식이 됨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한글로 그리는 사람 얼굴’이라고 했을 때 제일 처음 떠오른 단어는 ‘낯섬’이었다. 불편하다는 건 아니다. 익숙하지 않다는 말일 뿐이다. 하지만 직접 그림을 마주하면 낯설다는 느낌은 떨어져 나간다. 그림을 살펴보며, 어떤 글자일지 찾으려고 하는 유치함도 필요 없다. 그저 그 얼굴이 안고 있는 한글을 찬찬히 살피면 되는 일이다.
획일화 된 생각과 감정을 이끄는 책이 많다. 순식간에 슬퍼지는 지점을 만들고 그 감정을 ‘감동’이라고 쉽게 말해버리는 건 아닐까? 개인의 생각은 모두와 같을 수 없다. 우리는 개인의 이야기를 찾지만, 이미 단단하게 굳어진 획일화 된 감정만 매일같이 마주하게 된다.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단순하다. 그러나 그 감정들이 한 가지 감정, 그 정점을 향해 가지는 않는다. 우리가 기다려온 이야기는 어쩌면 이런 소박한 일상의 나열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계속해서 그리워하고, 괴로워하는 식의 감정을 최대한 감춰둔 채 말이다.
저자만의 색이 드러난 그림은 단순한 일상의 짧은 감상을 더 돋보이게 해 준다.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 그것도 저자가 창안해 낸 그림으로 지나간 시간을 되새기는 일. 이 부분이 가장 핵심적인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