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익문사

강동수 · 소설/역사
3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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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권 서장 · 자객 · 제국익문사 · 은자 백만 냥 · 미행 · 지진 · 생간(生間)과 사간(死間) · 현해탄 · 음모 · 폭풍 2권 국전(國賊) · 사라진 적 · 사랑과 의혹 · 두 얼굴의 적 · 제국과 민국 · 상해 · 오송항에 지다 · 해삼위로 가는 길 · 종장 · 작가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경술국치 백 년이 되는 2010년 들어 격동의 대한제국을 다룬 단행본들이 잇따라 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의적 관심의 동일선상에 있으면서도 도발적인 역사관에 바탕한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대한제국 첩보원과 명성황후 시해범의 고백, 그리고 ‘제국익문사’라는 낯선 소재를 장쾌한 서사와 상상력으로 형상화한 장편소설 『제국익문사』는 선 굵은 비극을 고대해온 팩션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저자인 강동수는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현재 『국제신문』 논설위원으로 있다. 제국(帝國)에서 민국(民國)의 길을 열망했던 국적(國賊) 우범선의 시선으로…… 한일강제병합 백 년 만에 읽는 대한제국 멸망사 『제국익문사』는 19세기 초반 청,러시아,일본 등 열강들의 침략 앞에서 끝내 무너지고 만 대한제국의 망국 원인과 경과를 뒤좇는 작품이다. 외세를 이용하여 ‘합중공화(合衆共和)’, 즉 왕정을 폐하고 공화정 수립 혁명을 시도하는 개화당과 역시 외세로써 외세를 막아 왕실을 보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수구당 사이의 세계관적 대립과 건곤일척의 쟁투를 그린다. 특히,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주동자로 알려진 ‘우범선’의 회고록을 액자소설 형식으로 담고 있어 단순히 국적으로 타매하기에 앞서, 개화주의자이며 공화주의자인 그가 어떻게 해서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데 이르렀는가를 추리ㆍ해명한다. 이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해 ‘조선의 국모’에 대한 무도한 시해라는 단순한 역사 해석을 뛰어넘어 당대 조선을 둘러싼 엄혹한 국제정세, 제국주의적 파도 앞에서 개화파와 명성황후의 정치노선의 차이 그리고 목숨을 건 쟁투가 명성황후 시해라는 결과로 나타났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한편 개화당과 사대수구당의 방식이 모두 실패하는 지점에 이르러 작가는 다시 한 번 ‘진정한 독립의 길이 무엇이었는가’를 질문한다. 이 소설의 독보적인 시선에 대해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한 민족적 분노는 당연한 것이지만 명성황후로 대표되는 수구당이 과연 올바른 노선을 밟았는가를 따져보는 것 역시 이와 별개로 필요한 일”이라며 “상상 속에서 당대 개화당의 이념이 뭉뚱그려져 육화된 인물”인 우범선을 통해 “개화당이 추구한 정치적 이념의 지형도와 그 한계를 짚어보”려 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으로 첨예하게 형상화된 개화당과 수구당의 세계관 대결 저자는 우장춘 박사가 우범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접했을 때의 충격이 소설을 쓰는 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원죄의식으로 점철된 문제적 인물로서 우장춘을 응시한 결과 그의 내면을 창조적으로 투영시킨 ‘이인경’이라는 허구의 존재가 탄생했다. 소설 속의 주동인물이며 제1화자로 볼 수 있는 ‘이인경’은 개화당이었던 아버지가 참수된 후 고종 직속의 첩보기관 ‘제국익문사’ 요원으로 성장한다. 그의 아버지 세대이며 반동인물로 볼 수 있는 ‘우범선’은 실존했던 인물이지만 역시 작가의 적극적 상상이 개입된 가운데 종전의 해석과는 전혀 다른 인물로 등장한다. 소설 속 우범선은 신분 차별을 통해 치욕을 겪은 자의 자의식으로부터 혁명의지를 품게 된 인물로, 당대 세계의 격변을 목도하며 조선과 자신의 운명을 타개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혁명가로 등장한다. 명성황후 시해 후, 군내 반란세력을 주동했던 우범선이 “이제 나는 국적이 되었다. (중략) 이제 나는 대적이 되리라”(2권 28~29쪽)고 말할 때 이는 처절한 운명 앞에 선 자의 사자후요, 민국을 꿈꾸는 자의 선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인경은 뼛속 깊이 새겨진 아버지의 역사를 부인한다. “적의 칼을 빌려 적을 치기 위해 우선은 적에게 집을 내주겠다고, 아니 스스로 적을 집 안으로 맞아들이겠다고. 그러나 그것은 거짓말이다. 패덕한 역적의 자기변명에 불과하다. 앉아 있어도 죽고, 맞서 싸워도 죽는다면 역시 맞서 싸워서 죽는 것이 옳다. 나중에 적의 칼을 빼앗기 위해 지금 대문을 열어 적을 맞아들이겠다는 것은 비겁한 자의 위선이요, 자기변명이 아닌가”(2권 182~183쪽)라고. 개화당과 수구당의 대립, 공화정적 세계관과 제정적 가치관의 싸움……. “내가 국적이라면 나와 뜻을 같이하고 행동을 같이했던 네 아비는 무엇이냐!”(2권 275쪽)라는 우범선의 절규에 되돌아온 이인경의 총탄은 국적의 길을 걷는 아비와 그를 가로막는 아들의 갈등을 극적으로 부각시킨다. 소설 중반부에 인용된 임화의 「현해탄」은 궁극적으로 ‘저항’의 한 길을 걷고 있었으나 갈등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슬픔을 가슴 아프게 다시 읽어주고 있다. 역사소설사상 최초의 시도― 대한제국의 첩보기관, 제국익문사를 집중 조명하다 대한제국에 첩보기관이 있었다고? 대개는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뜰지 모른다. 갑오년 10월 명성황후가 시해된 뒤, 국운이 날로 비색해져가는 때, 고종은 “막혀버린 눈과 귀를 스스로 열어” “국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66쪽)를 던진다. 광무 6년(1902년) 설립한 ‘제국익문사’는 관보를 제작하는 ‘통신사’로 위장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정보기관 즉 첩보기관의 역할을 수행했다. 요원들은 수도와 지방은 물론 일본,중국,러시아에까지 점조직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이들은 내통하는 관료들의 간첩 행위와 반국가적 단체 활동을 채탐해 황제에게 비서(秘書)로 보고했다. 특히, 규정집 ‘제국익문사비보장정(帝國益聞社秘報章程)’의 10개 항에 달하는 항목에서 일본을 언급하고 있어 익문사의 주된 활동이 일제 침투에 맞서는 것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황제 직속 항일 첩보기관 제국익문사는 사학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국가기밀의 기관정체성을 그 원인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피동적인 고종황실과 외세의 침략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대한제국의 한계를 일반화해온 우리의 패배주의적 근대사 인식에서 비롯된 바 없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대한제국을 재조명해온 이태진 교수의 논문 등을 기반으로 삼아 근황(勤皇)의 성격이 강한 항일기구로서의 제국익문사를 섬세하게 연출해내고 있다. 추리소설의 요소를 배합한 팩션 첩보활극 이 소설은 제국익문사 요원들이 사소한 단서를 출발점 삼아, 밖으로는 일본 사회주의자?일본 신흥종교세력과 손을 잡고 안으로는 조선 내 군내반란세력,활빈당세력,갑신정변 잔존세력 등을 동원해 고종을 감금해 공화정을 수립하려는 박영효,우범선 일파의 정변 계획을 하나하나 추적해 분쇄해가는 과정을 추리소설적 기법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1903년 일본에서 고영근에게 암살된 우범선이 당시에 중상만 입고 죽지는 않았다는 가정 아래 우범선이 자신의 신분을 바꾸고 1905년 이른바 ‘을사5조약’ 체결 직전, 개화파의 영수 박영효 일파와 연합해 조선에서 공화제 정변을 획책하는 음모를 꾸민다고 설정하고 있다. 또한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의 요원들이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우범선, 박영효 일파의 정변을 분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핵심적 시간 배경은 1905년 1월~11월이지만 전체적인 시간적 배경은 1880년에서 1915년까지로, 갑신정변'을미사변'을사조약 및 아시아에 대한 일본의 침략기가 소설의 주요 사건적 배경이다. 또한 당대 조선의 위기와 그 타개책을 러시아혁명에서부터 일본의 근대화와 사회주의자의 반전 활동 등과 연결시키는 등 세계정세의 급변을 상세히 그려내고 있다. 한성?제물포?도쿄?고베 그리고 상하이를 넘나드는 배경과 풍부한 당대 사료의 수집과 발굴을 통해 꼼꼼하게 재현된 백 년 전 한국?일본?중국인의 삶과 문화, 풍속은 읽는 재미를 배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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