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50만 독자가 사랑한 현대의 고전
팬데믹이 증명한 철학의 화두
자유와 욕망 사이,
삶의 방향을 말하는 철학 입문서
인생을 활기차게 즐기기 위한 철학이 여기에 있다!
★★★ 2011 ‘기노쿠니야 인문 대상’ 수상작 ★★★
★★★ 2022 도쿄대학·교토대학 최다 판매 도서 ★★★
★★★ 누적 판매 50만 부, 인문·철학 분야 스테디셀러 ★★★
현대의 고전이라 평가받으며 일본에서 화제의 판매고를 기록한 고쿠분 고이치로의 『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暇と退屈の倫理学)』이 아르테 필로스 시리즈 35번 도서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기노쿠니야 서점 인문 대상’(2011)을 수상했고, 도쿄대학과 교토대학 학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으로 세간에 큰 화제가 되었다. 인문·철학 분야 도서로는 드물게 2011년 초판 발행일로부터 2025년 현재까지 누적 판매 50만 부를 달성한 스테디셀러다.
“인간은 왜 자극을 피하면서, 동시에 자극을 갈구하는가?” 이 책은 인간의 근원적 모순인 “지루함”이라는 기분의 정체에 대해 날카롭게 포착하며, 질문에 답한다. 또한 초판본(2011년)에는 없었던 최신 뇌과학 연구(DMN, FPCN, SN의 뇌 네트워크 연구, 샐리언시)와 철학적 사유를 결합해 독창적이고도 참신한 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국내에서 출간된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2014)의 개정증보판으로, 이번 판본에서 새롭게 수록된 부록 「상처와 운명」에서 지루함의 본질을 “기억이라는 상처”의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현대 정치철학 연구자인 김상운 역자의 새로운 번역으로 한층 깊이를 더한 이 책에서는 용어 선택의 근거와 개념의 맥락을 상세히 밝힌 역주가 눈에 띈다. 특히 국내 학계에서 통용되는 번역어들을 꼼꼼히 비교 검토하고, 저자의 의도를 섬세하게 파악하여 적확한 개념어로 옮긴 점이 돋보인다. 또한 각 장의 주요 논점과 관련하여 독자들이 함께 참고하면 좋을 국내외 연구 자료를 풍부하게 소개하여, 이 책을 통한 더 깊은 탐구의 길을 열어 두었다.
저자는 부록의 큰 주제로 인간의 ‘본성’과 ‘운명’을 구분하며, 우리가 겪는 ‘지루함’이란 단순한 감정이 아닌 우리 각자가 지닌 고유한 역사와 기억의 결과임을 밝힌다. 그 근거로 루소의 자연인 개념부터 파스칼, 러셀, 니체, 칸트, 하이데거, 마르크스, 아렌트, 아도르노, 들뢰즈 등 다양한 사상가들의 지루함론과 구마가야 신이치로, A. 바니아 압카리안 등 연구자의 현대 정신의학의 성과까지 아우르며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고독,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탐구한다.
“인간은 자극을 피하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자극이 없으면 불쾌한 상태에 빠진다. 이 모순의 수수께끼는 개개인의 마음의 상처에 주목함으로써 답할 수 있었다. 이 대답은 철학에 태도 변화를 강요하는 것 같기도 하다. …… 지루함을 둘러싼 모순은 인간이라는 것, 혹은 인간 본성을 논하는 한에서는 풀 수가 없다.”(부록에서)
오랫동안 철학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 왔지만, 이제는 ‘운명’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점, 즉 인간 개개인이 지닌 ‘상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함을 논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실존적 조건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관점을 얻을 수 있다.
1만 년 된 인류의 문제이자 현대인의 딜레마
한가함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루함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
‘지루함’의 정체는 무엇인가? 저자 고쿠분 고이치로는 우리가 간과해 온 지루함이라는 느낌, 우리를 밑바탕에서부터 두루 조율하는 ‘기분’에 대한 철학적 명제를 파고든다. 그리하여 “1만 년 된 인류의 문제”인 지루함을 어떻게 대하며 살아야 할 것인지 탐구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파스칼의 지루함에 대한 언급, 『형이상학의 여러 문제들』 속에서 언급되는 하이데거의 지루함론을 기반으로 고고학, 역사학, 인류학,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문학, 생물학, 의학까지 각종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논의를 이끈다.
저자는 “한가함”이란 아무것도 할 게 없는 객관적인 조건과 관련된 상태이며, “지루함”이란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느껴지는 감정이나 기분을 가리키는 주관적인 상태임을 전제하고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현대의 풍요가 한가함을 낳고 한가함이 지루함을 낳는 연쇄 속에서, 우리가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과 기예를 잃어버렸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과거 귀족들은 베블런의 말대로 “품위 넘치는 한가함”, 즉 여가를 즐기는 법을 알고 있었지만, 현대인은 그 지혜를 잃었다. 게다가 현대 소비사회는 이 지루함을 교묘히 이용한다. 사람들은 지루함에서 벗어나려고 소비 활동에 나서고, 기업은 그를 부추긴다. 그러나 모순적으로 이 소비가 진정한 만족을 가져오기는커녕 지루함을 심화시킨다.
이에 저자는 피할 수 없는 “지루함”이라는 기분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오직 인간만이 지루해하며, 그렇기에 자유롭다”라는 하이데거의 생각을 빌려 우리 스스로 인간임을 즐기고, 무언가에 사로잡히는 일인 “동물 되기”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으며, 삶을 향유하는 능력을 가꾸는 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사람은 즐거움을 알 때 생각에 대해 열린다. 더구나 즐기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이 훈련은 사물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확장한다. 이것은 생각을 강요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훈련이다. 사람들은 즐기면서, 또 즐기는 것을 배우면서 사물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은 점차 음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맛있는 것이 무엇으로 만들어지고, 어떻게 하면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영화를 좋아하고 항상 영화를 보는 사람은 점차 영화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도대체 누가 만든 영화인지, 왜 이렇게 멋진지 생각하게 된다. 다른 예도 얼마든지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동물 되기라는 세 번째 결론은 ‘인간임을’ 즐기는 것이라는 두 번째 결론을 그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본문, 430~431쪽에서)
400년의 사유로 읽는
권태의 인류학·경제학·심리학·생물학적 탐구
『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 1장 「한가함과 지루함의 원리론」에서는 파스칼의 “기분 전환”에 관한 논의를 출발점으로 삼아, 한가함과 지루함에 대한 원리적 고찰을 시도한다. 저자는 “토끼 사냥”에 대한 파스칼의 비유를 예로 들며, 이 행위의 목적은 욕망의 대상(토끼)이 아니라 욕망의 원인(지루함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임을 지적한다. 이어서 우리가 욕망의 대상을 욕망의 원인으로 종종 착각하며, 기분 전환의 대상을 손에 넣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스스로를 속인다는 점을 짚으며 논의를 시작한다. 2장 「한가함과 지루함의 계보학」에서는 지루함의 기원이 논의되고 인류가 유동생활을 멈춘 정주혁명(니시다 마사키의 개념)으로 인해 그때까지 탐색에 사용하던 능력을 주체할 수 없어 지루함이 생겼다는 가설을 제시하며 논지를 전개한다. 3장 「한가함과 지루함의 경제사」와 4장 「한가함과 지루함의 소외론」에서는 한가함의 분석, 소비와 낭비의 구별 등을 바탕으로 주로 경제사적 관점(베블런, 아도르노, 모리스, 보드리야르)에서 현대 소비사회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더한다. 5장 「한가함과 지루함의 철학」, 6장 「한가함과 지루함의 인간학」, 7장 「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은 주로 지루함에 대한 철학적·윤리적 고찰을 담았다. ‘하이데거의 지루함의 세 형식’을 지루함의 타당한 분석으로서 제시하고, 생물학자 윅스퀼의 ‘둘레세계’라는 개념을 활용해 그의 인간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며,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이데거식 해법에 문제를 제기한다. 하이데거가 지루함을 타파해야 할 것으로 보는 것에 대해 저자는 지루함과 기분 전환이 뒤얽힌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인간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