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이 역사가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은 무엇인가” 서울대 역사학부 박훈 교수 일본의 근대를 통해 오늘의 한국을 성찰하다 한국인에게 일본은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지만, 식민지 지배의 기억과 역사 인식의 충돌, 독도 문제, 과거사에 대한 책임 공방 등으로 인해 양국의 감정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본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태도로 마주해야 할까? 광복 80주년이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 되는 해인 2025년, 오랜 대립과 갈등을 넘어 한일관계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는 지금, 서울대 역사학부 박훈 교수가 《한국인의 눈으로 본 근대 일본의 역사》를 출간했다. 박훈 교수는 이 책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단순히 비판하거나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대신 이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근대 일본의 역사를 읽고, 그 안에서 한국의 오늘과 미래를 되돌아본다. 그는 말한다. “진정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표면적 화해를 넘어, 서로의 역사를 배우고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복잡한 국제 질서 속에서 우리의 전략적 선택을 모색해야 하는 지금, 이 책은 동아시아 지정학을 보다 깊이 이해함으로써 미래 지향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나침반을 제공한다. 일본의 “죽음의 도약”은 무엇을 남겼는가 한국인의 눈으로 질문하다 이 책은 일본이 본격적인 근대화의 길로 나아간 1853년 페리 함대의 등장부터 메이지 유신, 제국주의 팽창, 전쟁과 패망, 그리고 전후 복구와 한일 국교정상화까지 100년 일본의 질주와 변모, 몰락을 추적한다. 저자가 이 역사를 바라보는 렌즈는 명확하다. 일본은 단지 서구 열강의 외압에 ‘끌려간’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국가의 전환점으로 삼아 능동적으로 ‘도약’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른바 “죽음의 도약”이었다. 하지만 이 도약은 동아시아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조선의 식민지화,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침략 전쟁,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과거사 갈등까지. 그렇기에 우리는 일본의 도약을 찬탄하거나 규탄하기 이전에, 그 선택의 구조와 동력을 냉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일본이 어떻게 세계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감지하고, 스스로 체제 전환을 이뤄내며, 급기야 동아시아의 지배자로 부상했는지를 박훈 교수는 차분하면서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단순한 일본사 서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한국인의 눈으로 본 일본사’다. 저자는 일본을 통해 조선(한국)을 본다. 이 책은 비교사적 관점을 통해 일본과 조선의 선택이 어떻게 달랐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대원군의 개혁과 메이지 유신, 김옥균과 이토 히로부미, 강화도조약과 일본의 통상조약의 차이를 보여주며 단지 역사적 에피소드의 나열이 아니라, 국가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따라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메이지 유신부터 일본제국의 패전까지 근대 일본의 역사를 통째로 꿰뚫다 책의 1부 〈메이지 유신으로 가는 길〉은 페리 제독의 개항 요구부터 메이지 유신의 완성까지를 다룬다. 일본이 외세의 충격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조정과 막부 사이의 권력투쟁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국가 체제를 재편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천황의 정치적 부상과 요시다 쇼인, 사카모토 료마 같은 인물들의 사상과 활동을 통해 당시 일본 사회의 격동과 불안을 생생히 보여준다. 2부 〈19세기 한일 근대사의 명암〉은 같은 시기를 살아간 조선과 일본의 선택과 결과를 비교한다. 대원군의 개혁과 조선 개화파의 분열, 메이지 유신과 일본 외교 전략의 차이를 통해 조선이 왜 근대의 길목에서 방향을 잃었는지를 되짚는다. 강화도조약부터 갑신정변, 김옥균의 망명과 죽음, 청일전쟁에 이르기까지 19세기 동아시아의 주요 사건을 재해석한다. 3부 〈20세기 일본사와 한국〉은 일본 제국주의의 팽창과 패망, 그리고 전후 복구 과정을 살핀다. 러일전쟁과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을 거치며 전개된 침략의 역사와 함께 패전 후 일본이 책임을 회피하면서도 경제 대국으로 전환된 과정을 분석한다. 또한 한일 국교정상화, 과거사 사죄, 오늘날의 혐한 감정까지 오랜 기간 고착된 한일관계의 뿌리를 역사적 맥락에서 조명한다. 규탄보다 통찰을, 분노보다 질문을 택한 역사 읽기 이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한국인의 눈으로 본 근대 일본의 역사》는 단순한 사건 나열을 넘어 구조적, 입체적으로 역사를 보는 눈을 자극한다. 또한 방대한 자료와 생생한 인물 묘사,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문장을 바탕으로 한 박훈 교수의 스토리텔링은 몰입감을 높이고, 복잡한 사안을 명쾌하게 정리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균형 잡힌 시선과 단단한 문제의식에 있다. 저자는 말한다. “근대 일본을 규탄만 해서는 속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머리는 여전히 무겁다.” 저자는 일본을 미화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감정에 매몰되지도 않는다. 그는 단지 일본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했는가’를 묻고, 그 물음 안에서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는지를 되짚는다. 나아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되돌아보게 이끈다. 역사는 도덕적인 교훈담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가 직면한 선택과 결과의 누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은 그 누적의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성찰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일본사이자 한국사이고, 과거이자 현재이며, 역사책이자 미래를 준비하는 안내서가 되어줄 책이다. 일본이라는 타자를 통해 나를 성찰하는 일, 그 길에 이 책이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