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긴 기다림의 끝에 아이가 있었어요. 우리의 숨과 숨이 모여 그 아이가 되었고, 이제 그 아이의 숨으로 우리는 새로워졌습니다. _노인경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여 인물의 내면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온 노인경의 그림책이다. 노인경은 <책청소부 소소>로 2012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데 이어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로 2013년 브라티슬라바국제원화전시회(BIB) 황금사과상을 수상했고, <고슴도치 엑스>가 2015 화이트 레이븐에, 관계의 어려움을 전하는 그림책 <곰씨의 의자>가 2018 서울시 한 도서관 한 책 읽기에 선정되었다. 첫 그림책 <기차와 물고기>를 출간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차곡차곡 자신의 세계를 다져 오며 그 외연을 넓힌 드문 그림책 작가이다. 이번에 노인경이 주목한 것은 모든 존재의 기원, '숨'이다. 지금까지의 작업이 저자 자신의 내면을 파고들어 그곳의 풍경을 펼친 것이었다면, <숨>은 개인의 테두리를 넘어 숨 쉬는 모든 생명이 경험했을 경이로운 시간을 넉넉히 품어 보인다. 수만 개의 숨방울로 이루어진 매 장면은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자아낸다. 노인경의 작품 세계가 또 한 번 확장되는 순간이다. 내 몸 안에 있을 때의 너는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살아 내고 있었을까, 그 상상이 나를 또 행복하게 합니다. 나를 살게 하는 아이의 숨, 아이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나의 숨이 함께한 신비로운 순간들이 이 그림책에 담겨 있습니다. _문지애 (프리랜서 아나운서, ‘애TV’ 유튜브 크리에이터) - 아루야. 넌 어땠어?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말이야. 답답하지 않았어? - 아니. 좋았어! 재미있는 거 많았어. 어느 날 저자의 삶에 눈부신 존재가 찾아왔다. 아이는 어느덧 반짝이는 표정으로 조잘대는 나이가 되었고 매 순간 한 권의 이야기처럼 빛나지만, 노인경은 오히려 이 벅찬 만남의 첫 순간으로, 아이와 하나로 이어져 있었던 그때로 향한다. 함께 숨 쉬고 교감한 10개월의 시간. 그때에도 아이는 이미 신나게 뛰놀았으리라는 즐거운 상상이 그림책 <숨>을 탄생시켰다. 부드러운 살굿빛의 환상적 공간에 아이의 첫 숨이 방울방울 피어오르며 경이로운 만남이 시작된다. 네가 내쉬는 숨이 더 넓은 세상으로 갔으면 해. 네가 내쉬는 숨이 더 많은 존재들을 웃게 했으면 해. ‘숨’은 우리에게 주어진 기적이자 신비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세상이 된다. 아이가 내쉬는 숨방울들은 다양한 생명의 형태를 띠며 화면을 채워 나간다. 신비롭고, 아름다우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성을 지닌 공간. 이는 곧 노인경이 아이에게 안겨 주고자 하는 세상이자 아이가 만들어 나가길 바라는 세상이다. 그 세상은 또한 끊임없이 확장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아이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길, 더 많은 존재와 웃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수만 개의 점 하나하나에 담겼다. 그렇게 모이고 모인 숨이 거대한 고래를 이루고 마침내 드넓은 우주를 이루는 장면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절경을 선사한다. 숨과 숨이 만나 또 다른 숨을 만들어 내는 기적 그 기적의 빛깔을 그려 낼 수 있는 작가 수많은 색을 품고 부드러이 흘러가는 <숨>은 색연필로 채색된 배경을 트레이싱페이퍼로 덮은 후 그려졌다. 화면을 유영하는 아이를 가로막을 거친 질감은 조금도 남기지 않았다. 이 세상에 찾아온 새로운 숨을 환대하는 부드러움과 따뜻함만이 화면에 가득하다. 트레이싱페이퍼 위에는, 헤엄치듯 자유로이 숨을 만끽하는 가족의 모습이 유연하게 이어지는 곡선으로 그려졌다. 숨을 시각화한 다채로운 빛깔의 점들은 분절되어 있으면서도 하나의 거대한 형상을 띤다. 덕분에 우리는 가까이서도, 멀리서도 ‘숨’을 들여다보게 된다. 함께하는 순간순간을, 그리고 함께해 온 벅찬 기억을 동시에 바라보게 하는 마법. 노인경이기에 그려 낼 수 있는 ‘기적의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