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여학생〉과 〈앵두> 두 편을 묶은 단편으로, 같은 1인칭 시점의 이야기지만, 하나는 딸이자 소녀, 또 하나는 아비이자 작가라는 다른 시점의 대비를 통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세상에 대한 냉소와 따뜻한 시각을 고스란히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중에는 1인칭 시점의 단편이 여러 점 있다. 〈여학생>의 경우는 다자이 오사무 특유의 섬세함이 도드라지는 1인칭 여성 시점의 작품만을 묶은 단편집에 실린 경우가 많다. 그러나 ‘루캣유어셀프’의 《여학생 / 앵두》는 같은 1인칭 시점의 단편이지만, 〈여학생>은 소녀의 시각에서, 〈앵두〉는 다자이 오사무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로, 한 아내의 남편이자 아비의 시각에서 쓰여졌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루캣유어셀프’시리즈에서 이러한 두 편을 묶어 펴낸 이유는, 항상 자살을 동경해온 다자이 오사무 자신이, 작가이자 한 가정의 아비라는 1인 2역의 무게를 짐짓 눌러 표현하는 애잔함과 순수한 여학생의 시각에서 바라본 섬세하고 쾌활한 하루의 묘사 속에서 먼저 돌아가신 아빠를 그리워하는 딸의 묘한 대비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괴로울수록 더 쾌활한 척하는 아비의 내면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녀의 발랄함과 투덜거림 그리고 상큼함, 그런가 하면 어느새 철든 아이처럼 세상을 관조하는 소녀, 그러나 이내 또 투정 받아줄 이를 찾는 자그마한 아이와 일체되는 뭉클함 속에서 우리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또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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