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초 수조

최영건
2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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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플라스틱들 감과 비 더위 속의 잠 쥐 싱크홀 수초 수조 물결 벌레 작가의 말 추천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과잉된 고독과 자학적 우울 내가 나를 번역하는 자폐적 회로 한국문학이 처음 만나는 어둠! 최영건 첫 소설집 ▶나름의 질서와 규칙 속에서, 둥실둥실 저 혼자 살아가는 수초처럼 허약하고도 견고한 소설의 환상. 다름아닌 최영건 소설이다. -박민정(소설가) ▶최영건의 소설은 일상에서 미처 감각하지 못했던 미세한 균열을 잔인하게 해부한다. 고요하고 우아한 인생 아래 흐르는 폭발할 것 같은 긴장감, 그리고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속도로 조금씩 스러져가는 것들은 무섭고 강렬하며 아름답다. -인아영(문학평론가) 최영건 첫 소설집 『수초 수조』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최영건 작가가 대중에 처음으로 소개된 것은 장편소설 『공기 도미노』(민음사, 2017)를 통해서였다.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여섯 개의 시점으로 다룬 이 작품은 인물들 각각의 허위의식이 충돌하며 스러지는 과정을 통해 피상적 관계가 숨기고 있는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독창적 구조로 표현했다. 이에 화답하듯 “칭찬할 만한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작품이 동인문학상 본심 후보에 오르며 작가의 존재감 또한 한국 문학계에 확실히 각인되었다. 그로부터 2년 만에 출간하는 『수초 수조』는 성장 가능성으로서의 최영건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변모했음을 보여 주는 소설집이다. 부서지고 몰락하는 인간 군상을 탐구하는 시선은 여전하다. 그러나 그들 각자의 고독과 상처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층 깊어지고 넓어졌다. ■노년의 시간 소설의 도입부에서 만나게 되는 「플라스틱들」, 「감과 비」, 「더위 속의 잠」은 늙음과 젊음의 대립을 축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노년은 『수초 수조』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플라스틱들」은 고부 사이의 갈등을, 「감과 비」는 늙은 카페 소유주와 젊은 카페 알바생 사이의 갈등을, 「더위 속의 잠」은 친척 할아버지 집에 얹혀사는 대학생 여성의 불편을 다룬다. 그러나 각각의 작품은 흔한 ‘세대갈등’을 반복하지 않는다.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상적 갈등이 아니라 누가 봐도 다른 사람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가시화된 갈등, 사회적 통념이 감추고 있는 잠복된 갈등을 통해 인간 심연의 고독과 어둠을 불러낸다. 한편 천천히, 소리 없이 죽어 가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작가의 시선은 시간이라는 불가항력에 대항하는 노년의 심리를 우아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낸다. 비정한 아름다움을 환기하는 문장들은 단연 최영건 문체라 부를 만하다. ■약자의 공간 「쥐」 는 일종의 고딕소설이다. 서서히 썩어 가는 화려하고 육중한 저택을 가득 채운 고독과 우울은 이 집에 사는 인물들의 심리를 적절히 대변하고,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서로에게 비난과 폭력의 언어를 쏘아 대는 이들의 갈등은 기묘한 공포감을 자아낸다. 「쥐」 가 타인을 향한 원색적 비난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싱크홀」은 타인을 향하지 못한 분노를 내면화한 개인이 왜곡된 방식으로 자기를 지키는 이야기다. 두 작품은 최영건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또 하나의 특징, 캐릭터화된 공간성을 드러내며 소설의 입체성을 더한다. 고택이 가족에 묻어 있는 불행의 역사와 같은 공간이라면 싱크홀은 언제 빠질지 모를 불안의 공간이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내면의 풍경을 암시하는 공간의 압도적 이미지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전달한다. ■그곳, 수초 수조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작품들 가운데 「물결 벌레」와 「수초 수조」는 단연 눈에 띈다. 부재의 감각이 앞서 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물결 벌레」는 타자 없이 자기 존재와 자기 감각을 증명할 수 없는 상황을 통해 주체의 상대성을 드러내고, 표제작이기도 한 「수초 수조」는 앞선 여섯 편의 소설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드러낸 불안과 불행과 폭력이 제거된 이상적 세계를 보여 준다. 텅 빈 방에 수초가 자라 있는 것을 본 ‘나’는 ‘나’를 꼭 닮은 낙엽과 함께 수초를 기르기로 한다. 수초로만 이루어진 수조 속 세계. 주인공은 폭력이 난무하는 자연스러움보다 평화와 안정만 있는 인공을 더 강렬하게 원한다. 강박적 진술과 초현실적 설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수초 수조」는 그 완벽함으로 인해 역으로 현실의 불완전함을 드러낸다. ‘수초 수조’는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의 공통된 심해인 동시에 우울과 고독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현대인의 심해이기도 한 것이다. 폭력이 제거된 세계를 향한 갈망.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곳을 최영건 소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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