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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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간성을 제대로 알아보려면 그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대상, 즉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된다.” ―밀란 쿤데라 문명을 바꾸는 관대하고 흥미로운 지적 혁명, 비거니즘! 비건(vegan)은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베지테리언(vegetarian)의 앞 글자와 뒤 글자를 합성한 말이다. 이 말이 탄생한 지 75년이 지났지만, 비거니즘은 최근에 등장한 개념이다. 채식주의자도 채식의 정도나 단계에 따라 다른 이름이 있다. 동물성 식품 가운데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붉은 살코기를 먹지 않는 사람은 세미 베지테리언(semi vegetarian), 동물성 식품 가운데 어류는 먹지만 육류는 먹지 않는 사람은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 동물성 식품 가운데 달걀과 유제품은 먹지만 육류와 어류는 먹지 않는 사람은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 ovo vegetarian), 유제품은 먹지만 그 밖의 동물성 식품은 먹지 않는 사람은 락토 베지테리언(lacto vegetarian),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채소와 과일만 먹는 사람은 비건이라 부른다. 비거니즘은 채식주의자 가운데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건에, 동물을 착취해서 만든 제품을 거부하고 동물권을 인정하며 동물 해방을 위해 노력하는 철학적 개념이 덧붙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거니즘은 인간이 입고 먹고 즐기기 위해 동물을 착취하고 죽이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명 사상이자 행동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육식보다 채식이 몸에 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조류 독감, 구제역, 항생제, 달걀 파동 등 집약식 축산업의 폐해도 경험했다. 그러나 ‘치맥’을 세계에 유행시킨 나라답게 육식은 우리 사회에서 압도적인 식생활 방식이다. 채식은 ‘균형 잡힌 식사’가 아니라 ‘채소에 편중된 식사’라는 인식이 높고, 채식주의자는 예민하고 극단적인 사람이라는 평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반려동물 수는 계속 늘어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채식과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동물을 사랑하지만 고기는 먹고 싶은’ 인지 부조화를 문제로 느끼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 비거니즘이 필요한 이유다. 마르탱 파주는 우리나라에 여러 작품이 번역·출간된 작가다. 그는 비건으로 살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문제를 깨달았고, 비건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곧 수많은 지식을 얻는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여정이라고 고백한다. 채식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고, 얼마든지 맛있을 수 있으며, 육식을 혼용하는 것보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채식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바로잡는다. 나아가 비건이 되는 것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도 이 땅에서 살아가도록 자리를 내주고, 그들과 더불어 사는 삶의 한 방법이자 폭력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지금의 문명을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친환경적인 문명으로 바꾸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비건으로 살려면 꽤 용기가 필요하고 힘들 때도 많다. 그렇다고 수도자처럼 사는 건 절대 아니다. 비건이 된 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고백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겠다는 일념으로 동물을 죽이는 일은 이제 그만두고 문명을 바꾸는 비건의 길로 첫걸음을 떼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