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박채란 · 소설
2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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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생각하는 세 아이와 자신이 천사라고 말하는 하빈이 이야기. 아빠에 대한 원망을 가진 태정이, 매력적인 외모로 늘 선망의 대상이지만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통고를 받고 상처 받은 새롬이, 사고로 죽은 언니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아이 선주 등 세 명의 아이와 하빈이의 만남이 시작된다. 하빈이는 세 사람에게 접근해 와선, 나는 저쪽 세계에서 온 '안전요원 K-758'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목요일마다 '사이프러스'에서 만나자, 너희들은 질문을 해라 내가 대답을 한다, 그렇다면 너희 계획을 모르는 척해 줄 수 있다"고 은근하고 천연덕스럽게 협박한다. 세 사람은 의문을 품을 사이도 없이 이 괴상한 아이에게 끌려간다. '사이프러스'는 학교 앞 허름한 건물의 옥상에 자리 잡은 카페다.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만남을 거듭할수록 세 사람은 점점 더 믿고 싶어진다. 그 애가 천사라는 것을. 하빈이의 통찰 이면에 보이는 하빈이의 순진무구한 행동이 독자로 하여금 '정말 그 아이는 저쪽 세계에서 온 안전요원이 아닐까'하는 기대감을 품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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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안전요원 K-758 한여름 동물원 우리에게 계획이 있어 쉬운 인생은 없지 자살토끼 인생구슬 연극의 구성 뭔가 수상하다 미모사처럼 한때는 가졌던 것 잠깐 다녀온 세계 다시, 사이프러스 단단한 슬픔 바다가 거기 있다는 걸 믿으면 돼 몸보다 커진 손 처음이자 마지막 케이크 마음은 습관을 이기지 못한다 코끼리가 아카시아를 돕는 방식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착한 사람이 모두 바보는 아니야 그 해 여름 살아 있으려는 마음 마지막 목요일 깊은 밤, 꽃향기가 나거든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그것이 지금 이 삶을 뜨겁게 살고 싶은 증거라고 말하는 소설!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질문과 대답이 오간다 학교의 텅 빈 음악실에 네 사람이 모여 있다. 무거운 침묵을 깨고 교실을 울리는 한 아이의 목소리. “그러니까 지금, 네가 천사라는 거야?” 소설의 처음은 마치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피아노 선율이 흐르던 장면처럼, 고즈넉한 가운데 무슨 일인가 꼭 벌어지고 말 듯한 아슬아슬함이 감돈다. “나, 너희들 계획을 알고 있어.”라고 일갈하고는 창틀 위에 놓인 화분을 주의 깊게 살피며 짐짓 딴전을 피우는 사람은 전학생 하빈이다. 작은 키에 깡마른 몸, 눈썹을 다 덮은 앞머리와 콧잔등 주위의 자잘한 갈색 주근깨는 그렇다 치더라도 상황과 관계없이 튀어나오는 풀 나부랭이 타령은 이 아이가 ‘은따’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하빈이 앞에 마치 벌 받는 것처럼 서 있는 세 아이는 서로 ‘베프’도 아니고 ‘절친’도 아니다. 그저 공동의 한 목표를 갖고 일시적으로 의기투합한 사이다. 학교의 여장부, 문제가 있을 때마다 발 벗고 나서는 해결사 태정이는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온 아빠와 아주 어릴 적에 한 약속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열여덟 살 생일에 함께 낙타를 타러 사막에 가기로 한 그 약속 하나만 바라보며 나약한 엄마의 맏딸로 무거운 책임감에 짓눌려 살아가는 것을 감수해 왔다. 그런데 아빠는 자신에게서 점점 더 멀어져 갔고 결국 열여덟 살 생일에 아빠가 그 약속을 까맣게 잊은 것을 알게 된다. 매력적인 외모로 늘 남자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온 새롬이는 연기 학원에서 알게 되어 사귄 대학생에게서 ‘그만 만나자’는 선언을 듣고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받았다. 남자가 ‘감히’ 자기를 찬 것에 대해 불타는 복수심에 사로잡힌 새롬이는 어떻게 해서든 자기가 받은 상처의 몇 배를 돌려주고 말겠다고 다짐한다. 고운 마음과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지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저는 엄마를 보면서 자기는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돋보이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며 그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사는 아이다. 뚜렷하게 원하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새롬이와 태정이가 도서관으로 찾아와 제안한 ‘거짓 자살’ 모의에 가담하게 된 선주. 2년 전 언니 선민이의 죽음이 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과도한 죄책감과 냉정하고 빈틈없는 엄마에게 품고 있는 반감으로 늘 뾰족하게 날이 선 냉소적인 여고생. 하빈이는 세 사람에게 접근해 와선, 나는 저쪽 세계에서 온 ‘안전요원 K-758’이다, 목요일마다 사이프러스에서 만나자, 너희들은 질문을 해라 내가 대답을 한다, 그렇다면 너희 계획을 모르는 척해 줄 수 있다, 고 은근하고 천연덕스럽게 협박한다. 하필이면 왜 목요일인가. 사이프러스는 또 어디란 말인가. 세 사람은 의문을 품을 사이도 없이 이 괴상한 아이에게 할 수 없이 끌려간다. 자기는 식물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안전요원이라 나무의 날인 목요일에 만나야 질문을 받는 것이 수월하다는 게 하빈이의 설명이다. 사이프러스는 학교 앞 허름한 건물의 옥상에 자리 잡은 카페. 건물 앞에 걸린 간판에는 ‘사이프러스-휴식의 공간’이라고 적혀 있지만 건물만 봐서는 휴식의 분위기는 풍기지 않는다. 세 사람을 끌어당길 납득할 만한 시간과 장소도 아니건만,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만남을 거듭할수록 세 사람은 점점 더 믿고 싶어진다. 그 애가 천사라는 것을. 우리가 사는 세계와 저쪽 세계에 대한 아름다운 통찰 자신이 저쪽 세계에서 온 안전요원이라고 말하는 하빈이는 저쪽 세계에 대해 익숙한 듯하면서도 새로운 설명을 내놓는다. 하빈이 말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인생구슬이 있는 커다란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죽음과 새로운 삶의 경계에 서서 새로운 인생구슬을 선택하려는 순간, 영혼은 자신의 모든 전생을 한꺼번에 기억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저쪽 세계의 슈퍼컴퓨터가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서 생산하는 인생구슬은 자살로 끝이 나게끔 프로그래밍 되는 경우는 없는데도, 자꾸만 자살 사건이 생겨난다는 것. 우주의 먼지가 구슬에 붙어서 오류를 일으키면 영혼들은 지금의 삶이 원래 자기가 선택한 것이라는 마음의 확신을 잃어 제 삶을 스스로 놓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와 같은 안전요원의 임무는, 지금 각각의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삶이 바로 그 영혼이 이미 알고 선택한 것이라는, 그렇기에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다는 확신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빈이의 설명에 영향을 받아서일까, 태정이는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었을 때, 잠깐 그 세계를 다녀온다. 그곳에서 태정이가 만난 인생구슬이 펼쳐 보이는 인생 파노라마에 대한 묘사에서 모든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발견하고 사랑을 선택한 한 영혼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pp124~125) 이 세계에 대한 아름답고 시적인 통찰은 다양한 식물의 생태를 빗대어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인식시키는 하빈이의 해박한 지식에서도 빛을 발한다. 새롬이가 사랑에 대해 지독한 집착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하빈이는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얻기 위해 기공을 열면 수분이 빠져나가는데도 수분이 잎 밖으로 빠져나가는 힘 때문에 뿌리부터 잎까지 물기둥이 빨려 올라갈 수 있다며 이렇게 말한다. “물을 잃어야 물을 얻어. 사랑을 잃어야, 사랑을 얻어.” 미스터리한 전개 속에 드러나는 저마다의 상처와 슬픔 하빈이가 정말로 천사인지 아닌지는 세 사람에게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어느덧 세 사람은 ‘또라이’ 하빈이에게 호감을 느끼고 저도 모르게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의 만남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태정이와 새롬이의 거짓 자살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태정이는 아빠의 사랑을 확인하고 새롬이는 자신의 깊은 콤플렉스까지 아름답게 바라보는 사람을 만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원하던 것을 얻게 된다. 이제 남은 사람은 선주 하나. 그런데 태정이는 이미 하빈이가 자신들의 계획이 거짓 자살을 꾸미려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는데도 하빈이의 태도에서 선주가 진짜로 자살할까 봐 염려하고 있는 것을 알아챈다. 그리고 태정이가 하빈이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과정과 선주의 작전이 맞물려 진행되면서 하빈이와 선주의 슬픔, 그리고 선민이 죽음의 전모가 드러난다. 엔젤윙베고니아와 엔젤트럼펫 화분을 들고 자신의 날개와 나팔이라며 환하게 웃으며 나타난 하빈이는 선주의 작전 후로 세 사람 곁에서 사라진다. 살아 있으려는 마음이 바로 사랑 그 자체라고 말하던 하빈이는 처음에 그랬듯이 마지막에도 자신이 천사인 것을 의심하지 말라는 편지를 사이프러스에 남긴다.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사랑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라면서. 죽음을 이야기할 때가 가장 뜨겁게 살고 싶을 때 작가는 평소 알고 지내는 십대 아이들을 통해 학교에 ‘요절 클럽’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무시무시하고 섬뜩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 보니 아이들이 요절 클럽에 가입해서 하는 일이란 것이 실로 귀여운 수준이었다고 한다. “공부하는 게 죽기보다 싫어, 그냥 딱 죽고 싶어.” “부모님은 날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 내가 죽으면 그제야 이해해 줄까?” “지금 내 모습이 싫어. 더 돋보였으면 좋겠어. 이런 모습으로 죽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나아.” 결국 ‘요절 클럽’이란 진짜로 죽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얼마나 죽을 만큼 힘든지 서로 이야기하며 위로를 주고받는 모임이었다. 가장 아름다운 때에 생을 마감하는 ‘요절’이란 말의 드라마틱한 느낌이 아이들을 끌어당기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이들은 그런 방식으로 고민을 토로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풀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삶과 죽음의 문제를 깊이 고민한다. 아이들이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현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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