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육군 소위 조창호, 군번 212966, 무사히 돌아와 장관님께 귀환 신고합니다.”
군군포로 중에 최초로 귀환에 성공한 조창호 중위(1930∼2006)가 한국에 돌아온 직후 국군병원에서 국방부장관에게 귀환 신고를 하는 장면이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당시 연희전문학교 1학년 학생이었던 조창호는 자원입대해서 제9사단에 배속되었다. 강원도 인제군 한석산 박격포대대에서 전방 관측장교로 근무하던 중, 아군이 중공군에 밀려 후퇴할 때 조창호는 중공군의 포로가 되어 북한군에 인계된다. 그 후 북한군에 편입되나 탈출하려다 붙잡힌 뒤 13년의 교화형을 선고받고 여러 교화소를 전전하다 43년의 포로생활 끝에 중국을 통해 탈출하여 마침내 귀환한다. 그는 북한에서 탈출하여 돌아온 첫 국군포로였다.
이 작품 ‘아, 나의 조국’은 2006년 조창호 중위가 타계했을 때 그의 영결식이 재향군인회 주관으로 치러진 것에 분개한 작가가 조창호 중위를 다시 불러낸 것이다. 당시 노무현 정권은 조창호 중위의 장례식에 너무 무관심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전쟁 영웅의 장례는 마땅히 국가기관이 나서 군군장이나 육군장으로 치러야했다고 작가는 분개한다.
또한 김대중 정권 때 조창호 씨가 국군포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갖기로 한 날 ‘기자회견은 국가에 중대한 위협이 되는 일’이라고 집 앞을 기관원들이 막아설 때 ‘북한에 억류된 포로를 데려와야 한다는 말을 하려는 건데 그게 어떻게 위협이 되느냐, 고 되묻는다. 그리고 외친다. ’이것이 제가 북한 땅에서 그토록 원하던 조국입니까. 나라를 지키다 적군에게 붙잡혀 지옥 같은 땅에서 살아온 국군포로들을 그냥 내버려두는 나라를 과연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조창호 중위 같은 전쟁 영웅에게 너무 큰 빚을 진다.
이 책은 작가 복거일(卜鉅一)이 쓰고 연출한 〈아, 나의 조국〉의 극본을 박윤빈(朴綸彬)이 번역한 영어 대본도 같이 수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