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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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부가 구성되는 방식 자체를 재검토할 때가 왔다. 누구를 뽑아 그 안을 채우느냐는 이보다 중요하지 않다.” - 본문 중에서 널리 알려진 대로, 데모크라시는 ‘민중’을 뜻하는 그리스어 데모스와 ‘권력’ 혹은 ‘통치’를 뜻하는 크라티아의 합성어이다. 민주주의는 신의 임명을 받은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에게 권력이 있다는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일부 국민들만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었던 까닭에, 민주주의는 권력을 지닌 국민의 범위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 ‘최초의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는 세대가 등장하면서 이 같은 흐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오픈 소스 혁명, 웹 2.0 혁명을 경험한 이들은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정치 체제를 만들어 내며 ‘넥스트 데모크라시’라 이름 붙일 만한 새로운 민주주의를 이끌고 있다. 상의하달식 명령 체계를 거부하고 협업을 중시하며, 서로를 통제하지 않고 오픈 마인드로 교류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민주주의. 다른 무엇보다도 네트워크 그 자체가 권력이 되는 개방적인 민주주의가 바로 ‘넥스트 데모크라시’이다. 직접 민주주의의 21세기형 모델 저자 제러드 듀발은 이 책에서 ‘넥스트 데모크라시’의 구체적인 형태들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이는 공통적으로 수많은 시민이 직접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기가 사는 곳의 움푹 팬 도로, 그래피티 낙서, 깨진 보도블록을 신고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시클릭픽스(SeeClickFix)는 정부에서 피드백을 받고 정부와 함께 협력하는 웹사이트가 되었다. 또한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자원할 수 있는 기능을 내장해 시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견인했다. 구글 맵 위에서 작동하는 이 웹사이트를 만든 사람은 정부 당국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반 시민이다. 일상적인 주거 환경 개선뿐만이 아니라 허리케인 재난으로 위기에 처한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도 시민 참여는 빛을 발했다. 뉴올리언스를 재건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아메리카스피크스(AmericaSpeaks)가 주관한 ‘21세기 반상회’는 많은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아메리카스피크스는 공적인 문제들을 공적인 신뢰가 담보되는 투명한 방식으로 다루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이다. 이들은 우선 인종적으로나 계급적으로 실제 뉴올리언스 인구 구성과 유사한 시민 대표들이 표본 집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 이를 위해 교통편을 제공하고 탁아 시설을 마련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래야 왜곡 없이 시민 전체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회의에 참석한 시민들은 열 명씩 한 테이블에 앉아 회의 전문 자원 도우미 수백 명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시의 미래를 논의한다. 미리 마련된 자료를 참고하고 특정 주제나 질문에 대하여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과 논의한 후에 키패드를 이용해 익명으로 여론조사에 응한다. 시민 공동체의 생각과 의견은 곧 집계되어 대형 스크린 위에 투사된다. 21세기 반상회는 이런 절차를 거쳐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여기서 결정된 정책이 결국 뉴올리언스 재건 방안으로 채택되었다. 이 과정에 참여했던 베라 트리플렛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과정을 경험하면서, 민주주의란 고난에 빠진 사람들이 고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당신이 나를 위해서 무엇인가 하겠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를 배제한다면, 그 일은 더 이상 나를 위한, 나와 관련한 일이 아닙니다. 이제 나는 실제로 우리를 문제 해결 과정의 일부가 되게 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냐 아니냐를 보고 표를 던집니다. 그들에게 땅으로 내려와서 우리와 함께 결정하라고 요구합니다. 저 멀리 그들만이 고립되어 존재하는 어떤 상아탑에 머물지 못하게 하는 거죠.” - 본문 중에서 법률 입안에 시민이 참여하는 입법 2.0 실험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유도한 ‘입법 2.0’ 실험도 대중의 지혜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국의 딕 더빈 상원의원은 종합적인 광대역 통신 법안을 입안하는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 유명한 진보 블로그 ‘오픈레프트’에서 4일간 연속으로 심야 라이브 블로깅을 개최했다. 6시간 남짓한 동안, 미국 전역에서 43명이 참여해 댓글 150개를 남겼다. 일주일 후 보수 성향 블로그 ‘레드스테이트’에서도 비슷한 라이브 블로깅을 개최해 참가자들과 함께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들은 모두 ‘오픈 소스 아이디어’ 즉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문제를 해결한다.’가 지닌 막강한 힘을 거버넌스에 활용한 사례들이다. 현재의 거버넌스 시스템은 시민이 지닌 막대한 지혜와 능력을 활용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중의 내실 있는 참여를 거의 허락하지 않고 있다. 시민 역시 직접 선출한 정부 관료와 부모-자식 관계와 비슷한 관계를 맺는 일에 익숙하다. 선출된 정부 관료에게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고 그 대가로 세금을 내고 표를 주고 자금을 기부하지만 그 외의 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오픈 소스 혁명을 거친 소셜 네트워크 세대에게 이런 모델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모욕적이기까지 하다. 지난 세대를 정의하는 이데올로기적 논쟁이 정부의 크기에 대한 것이었다면, 소셜 네트워크 세대가 마주한 가장 시급한 질문은 거버넌스 과정의 본질에 대한 것이다. 그들에 따르면, ‘나’보다 ‘우리’가 더 똑똑하며 이윤이 아니라 열정이 더 좋은 동기 부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데 기반한 오픈 소스 모델이 민주주의의 잠재성을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다. 우리는 필사적으로 개별 지도자에게 의존하는 변화 너머로 가야 한다. ‘거버넌스’ 시스템을 바꾸고 싶다면 ‘국민인 우리’에게서 기원해야지 선의에 찬 공직자가 우리에게 선심 쓰듯 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타락한 정치를 개혁하기 위해 어떤 한 사람이, 설령 대통령이라 해도,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 일은 정부의 다른 부처들, 사회의 여러 영역들 사이의 공조와 협력을 통해 이루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열린 리더십’이 불러일으킨 혁신성 이와 같은 시민 참여는 오픈 소스 혁명과 웹 2.0 기술에 크게 힘입었다. 소스 코드를 공개해 전 세계를 인재 풀로 이용한 리눅스 운영 체제의 발전 과정,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집필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의 성공 사례가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는 사람들의 오프라인 생활양식까지 네트워크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저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이런 기술 변화를 겪은 이들을 ‘밀레니엄 세대’라고 부른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세대라는 의미에서 ‘최초의 지구인들’이라고도, 또는 ‘넷 세대’, ‘넥스트 세대’, ‘소셜 네트워크 세대’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분석자에 따라 이 세대에 포함되는 연령대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협력을 중시하고 조직이 아니라 임무에 포커스를 맞추며, 타인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신뢰하고, 네트워크를 중요시해 허브가 아닌 교점이 되려 한다는 점만은 공통적이다. 이들은 새로운 조직 모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받아들여 그들만의 혁신적인 리더십을 보여 주고 있다. 서로를 신뢰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정치에 참여하고 사회 운동에 뛰어든다. 뿐만 아니라 협력적인 네트워크에 관심이 많아 많은 사람들의 지식과 아이디어들을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묘책이 되는 정책을 찾는 일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기여하는 문제 해결자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열린 리더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