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무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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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들' 5권. 소설, 단편, 시, 신문 논평, 철학 에세이, 그리고 기존의 범주로 분류할 수 없는 종류의 글(이야기)을 쓴 작가. 아르헨티나의 아방가르드 작가들 중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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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에 대하여 이 책에 대하여 방금 도착한 이의 기록 계속되는 무(분명한 후반부) 부록 의식 절제 수술 우주가 된 호박(성장에 관한 이야기) 해설 옮긴이의 글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 연보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 보르헤스의 정신적 스승 소설, 단편, 시, 신문 논평, 철학 에세이, 그리고 기존의 범주로 분류할 수 없는 종류의 글('이야기')을 쓴 작가. 아르헨티나의 아방가르드 작가들 중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낯선 이름,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를 손쉽고도 확실히 알리려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이름이 필요하다.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이었던 보르헤스는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마세도니오와의 우정과 그에 대한 존경심을 물려받았다고 고백한다. 보르헤스는 마세도니오와 직접 교류하며 그의 문학관과 세계관에 깊은 영향을 받았고, 이러한 점은 보르헤스의 여러 작품들에 직간접적으로 드러난다. 오랜 기간,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는 '전설'의 작가였다. 그간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를 둘러싼 전설의 실체는 다음과 같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후 변호사와 검사로 활동했는데, 검사였을 당시 어떤 피고에게도 유죄를 선고하지 않아 해임되었다는 일화. 보르헤스의 아버지를 포함한 주변의 아나키스트들과 함께 그가 파라과이 삼각주에 세운 바 있다는 '아나키즘 공동체'. 초현실주의적인 선거 운동을 펼쳐 보이려는 의도로 무려 대통령직에 출마했다가 참패했던 과거. 아내 엘레나 데 오비에타가 세상을 떠나자 남은 가족을 등진 채 유랑했던 일. 그 자신이 출판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대부분의 글들이 단편적인 원고나 쪽지의 형태로 흩어져 있고, 자연히 그의 생애 당시보다 사후 출간된 작품 수가 더 많다는 사실. 그러나 이러한 '전설'들은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의 남다른 행적 주변을 맴돌 뿐, 정작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 이 책 『계속되는 무』는 1874년생인 마세도니오의 생전에 출간된 4권의 책 중 가장 마지막에 출간된 『방금 도착한 이의 기록 그리고 계속되는 무』(1944)를 옮긴 것이다. 이 『계속되는 무』 또한, 마세도니오의 여느 글들과 마찬가지로, 책으로 출판될 것을 염두에 두고 쓰이지 않았다. 마세도니오가 당시 잡지에 단발적으로 발표했거나 혹은 여기저기 써놓고 만 글들이 모인 책이다. 이 책에서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는 그가 문학을 통해 오래 추구했고 애지중지 키워냈던 '무'에 대해, '이야기'들을 통해 말한다. 마세도니오의 이야기들은 어렵지 않게 읽히는 듯하지만 그 문맥은 그리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 책을 펼치기 전 품게 된 질문은 책을 덮은 후 되돌아온다. 그리하여, '무'란 무엇인가? 작가는 왜 이야기하는가? 그리고, 이제, '이야기' 『계속되는 무』의 분량은 여느 중편소설 정도다. 하지만 각 글들이 때마다 잡지에 별도로 발표되었기에, 책은 일반적인 소설의 형태와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에세이라 부르기도 난감하다. 자전적인 내용과 픽션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기존 소설 형식을 넘어서는 이 글들을, '이야기'라고 부르면 어떨까?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는 '여담(digression)'의 계보를 잇는 이야기꾼이었다.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줄거리와 별도로 흘러가는 여담 내지 사설에 대해, 세르반테스를 신적 존재로 여겼고 마크 트웨인을 애호했던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여담을 한참 풀어낸 후 이렇게 말한다. "독자여, 이 글을 읽으면서 많은 지식을 얻어 뿌듯한 느낌마저 들 것이다. 하지만 독자여, 이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당신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배우는 것은 좋지만 본론에서 벗어난 사설은 문제가 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사설이 많은 게 옥에 티라고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학의 역사, 미술 비평, 교향곡 분석, 그리고 사회학적 구원 가능성과 같은 어마어마한 내용(이는 가구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보다 가까이에 있는 '자연'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으로 가득 차 있는 장편소설의 시대가 다 지나간 마당에 단편이든 과학 논문에서 여담 한번 했다고 한들, 그게 뭐 그리 큰 잘못이란 말인가? 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여담과 사설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일수록 친구들이나 가족과 식사하면서 더 활기차게 대화를 나눌뿐더러, 밤이건 낮이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없이는 아무 일도 못하고 단 한순간도 견디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 내가 이토록 여담을 길게 하는 이유는 우리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는지 알아보는 척하기 위해서다."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 본문 223~225쪽) 마세도니오는 이렇게 여담을 늘어놓는 이유를 능청스레 뭉뚱그리고 있지만, 작가로서 여담 내지 사설을 글에 개입시키는 목적은 분명해 보인다. "독자의 의식에 일대 혼란을 일으킴으로써 그들의 인식과 의미의 일상적인 생산―공통 의미―을 중지시킴과 동시에 그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만드는 것", "정설(orthodox)이라는 단일한 흐름에 역설(paradox)을 침투시켜 이를 단절시키는 것"(옮긴이, 「해설」 중에서). 주요한 이야기의 흐름이 일시 중단되고 다른 이야기들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독자는 순간 혼란스러워지지만, 이어 서서히 새로운 흐름을 의식 깊숙이 받아들이게 될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오히려 더욱 강렬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오랜 구전 전통 기법을 의도적으로 되살린 이러한 논리는 "글 속에 각종 사설과 괄호 글을 넣는다거나 각주를 다는 방식은 (음악과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듣는 이야기가 가장 분명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마세도니오의 지론에 기초하고 있다. 중단과 끼어들기를 통해 독자의 의식 속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의 층들을 쌓아 올리고, 삶 속에 사물을 침잠시켜, 뇌리에 더 깊게 박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여담 내지 사설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마세도니오는 괄호와 각주를 통해, 또한 ('연속성'의 느낌을 부여하는 접속사와 부사인) '그리고(y)'와 '이제(지금)'라는 단어로 서로 이질적인 이야기들을 연결해버린다. "단편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는 '그리고(y)'라고 할 수 있다."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 본문 210쪽) "'그리고'와 '이제(지금)'를 자주 사용하면 어떤 말을 이어도 이야기가 된다. 다시 말해 모든 말을 서로 꿰어 [일정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 한편, 나는 오로지 '건너뛰면서 읽는 독자'에 대해서만 작가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다른 작가들은 [독자들이] 집중해서 자기의 글을 읽도록 갖은 노력을 다 기울이지만, 나는 그런 데 일절 신경 쓰지 않고 최대한 편안하게 글을 쓴다. 그건 내가 [독자들에게] 무관심하거나 욕심이 없어서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듣는 사람 혹은 읽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내가 발견해낸 (혹은 발견해냈다고 믿고 있는) 고유한 특성, 즉 멜로디나 인물들, 혹은 사건 등이 너무 강렬해서 듣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 연속적으로 듣거나 읽기가 어려워 여기저기 건너뛰며 듣거나 읽는 경우, 그러한 요소들이 [독자들의 기억 속에] 더 깊이 각인된다는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 본문 225쪽) 즉 마세도니오에게 '이야기'란 "믿게 하는 것(hacer creer)"이다. 무의 형이상학―글쓰기와 존재에 대한 사유의 문학 그렇다면 마세도니오는 이 일종의 이야기, 『계속되는 무』를 통해 무엇을 들려주고자 했던 것일까? "마세도니오 페르난데스의 문학에서는 '기다림'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마세도니오의 문학은 지금 눈앞에 존재하는 것, 즉 리얼리즘을 부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다시 말해, '현존'의 형이상학을 파괴하고, 그 '빈자리'에 '무(Nada)'를 채워넣고 증식시키는 것, 즉 '무의 형이상학'을 세우는 것이 바로 마세도니오 문학의 요체이다. '무의 형이상학'으로서의 '사유'의 문학. 따라서 그의 문학은 '아직-존재하지-않는-것', 하지만 '항상-도래하는-것'에 대한 지속적인 '기다림'이다." (옮긴이, 본문 22~23쪽) 그러나 이러한 '무의 형이상학'을 향한 마세도니오의 사유와 문학은 현학적 지식에 기반한 글쓰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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