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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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아래 주고받은 첫 키스와 사랑의 맹세, 살아 있는 죽음을 통해 도달하는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 셰익스피어가 빚어낸 순수한 열정의 비극, 그 사랑의 모순어법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3번으로 출간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집안 간의 반목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연인의 사랑을 그린 희곡이며, 그 극적인 구성과 아름다운 표현으로 청년 극작가였던 셰익스피어에게 커다란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또한 1597년 처음 출간된 이후, 『햄릿』과 함께 가장 많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연극 외에도 음악, 미술, 영화,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형태로 공연되어 왔으며 ‘로미오와 줄리엣’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연인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출간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기존에 번역된 ‘셰익스피어 4대 희극’과 『한여름 밤의 꿈』과 마찬가지로 연세대 최종철 교수가 셰익스피어의 원문에 충실하게 운문으로 번역하여 그 의미가 한층 더 깊다고 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원문을 그대로 살린 국내 최초 운문 번역 우리말 운율을 살린 리듬감 있는 대사 이번에 출간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 왕』과 『한여름 밤의 꿈』을 번역한 최종철 교수(연세대?영문학)가 국내 최초로 운문 번역하였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기본적으로 운문으로 되어 있다. 인물의 신분과 역할, 감정 상태에 따라서 운율도 달라진다. 신분이 고귀하거나 정신이 올바를 때는 운문의 형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지고, 신분이 비천하거나 정신이 혼란스러울 때는 리듬이 없는 산문으로 대화한다. 최종철 교수는 이런 셰익스피어의 의도를 그대로 살려 그 문체를 살리는 데 주력하였다. 약강 오보격 무운시(iambic pentameter blank verse)의 형식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역자는 한 행을 16자 내외로 제한하고, 그 안에서 3ㆍ4조 또는 거기서 변형된 자수율을 지키려 했다. 그 결과 독자들은 작품을 읽을 때 자연스러운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로미오 과일나무 가지 끝을 은빛으로 물들이는 저기 저 축복받은 달님에게 서약컨대― 줄리엣 오, 둥근 궤도 안에서 한 달 내내 변하는 지조 없는 달에게 맹세하진 마세요, 그대의 사랑도 그처럼 바뀌지 않도록. 로미오 어디에다 맹세하죠? 줄리엣 아무 맹세 마세요. 하겠다면 품위 있는 자신에게 맹세해요, 이 몸이 우상으로 숭배하는 신이니까. 그럼 믿을 거예요. 로미오 내 가슴의 사랑이― 줄리엣 저, 맹세하지 말아요. 그대가 좋긴 해도 오늘 밤 이 언약은 즐겁지 않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셰익스피어 원문에 가장 충실하다고 평가받는 영국 아든 판(The Arden Shakespeare. 브라이언 기본스Brian Gibbons 편집)을 기본으로 하고, 블레이크모어 에반스(G. Blakemore Evans) 편집의 리버사이드 셰익스피어 판(The Riverside Shakespeare)과 스펜서(T. J. B. Spencer)의 뉴펭귄 판(New Penguin Shakespeare)을 참고로 하여 번역되었다. 뿐만 아니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은 각주를 달아 설명하여 좀 더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왔다. 또한 셰익스피어 당시의 공연 방식을 따라 막과 장의 숫자만을 장면 시작 부분에 표기하고, 각 장의 무대를 명기했다. 엇갈린 운명에 눈물 흘리는 연인의 대명사 ‘로미오와 줄리엣’ 슬픔과 비극으로 둘러싸여 더 빛나는 사랑의 모순어법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가 극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표현과 극적인 구성으로 인해 오늘날까지도 널리 사랑받으며 공연되고 있다. 또한 40여 년 전인 1968년 올리비아 허시가 줄리엣 역을 맡아 열연한 영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슬픈 사랑 이야기로 각인되어 있으며, “오, 로미오, 로미오, 왜 그대는 로미오인가요?”라는 줄리엣은 대사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엇갈린 운명에 고통받는 연인들을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는 또 다른 낭만적 비극을 선보인다. 오랜 세월 서로 반목해 온 몬터규와 캐풀렛 가문. 이 가문의 아들과 딸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면무도회에서 서로 첫눈에 반해 영원히 함께할 것을 맹세한다. 그러나 시비에 휘말린 로미오는 친구 머큐쇼를 죽인 티볼트를 죽이는데, 티볼트는 바로 캐풀렛 부인의 조카, 즉 줄리엣의 사촌이다. 이 사건으로 로미오는 추방형을 받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 로미오는 도피한다. 줄리엣은 파리스와 결혼시키려는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일시적으로 깊은 잠에 빠지는 약을 마시고 죽은 체한다. 로미오는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와 슬픔에 빠진 나머지 독약을 먹고 자살한다. 깨어난 줄리엣 역시 숨진 로미오를 발견하고 단검으로 가슴을 찔러 자살한다. 이렇듯 운명적인 비극이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은 슬픔보다는 절절한 사랑을 독자들의 기억 속에 남긴다. 즉, 슬픔 속에서 발견하는 사랑의 기쁨이 이 작품의 주제인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사랑의 모순어법’을 통해 이 극을 이끌어 간다. 서로 미워하는 원수 집안에서 태어나, 어느 날 사랑에 빠지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운명에 대항하기보다는 순응하면서, 결국 “살아 있는 죽음을 통해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을 이룬다.” 이렇게 두 연인의 사랑은 그들을 둘러싼 상황이 나빠질수록, 절망이 짙어질수록 빛이 난다. “서양 문학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로맨틱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 희곡 작품”이라는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의 평가처럼, 극이 끝이 났을 때 독자들은 그들의 슬픈 운명이 아니라 그들의 진실하고 순수한 사랑을 느끼는 것이다.